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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hine 1] 두뇌산업혁명 도래하나
홍보영 기자|papersong@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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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hine 1] 두뇌산업혁명 도래하나

인간과 기계 공존의 시대, 사회적 논의 필요해

기사입력 2015-08-17 09: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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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hine 1] 두뇌산업혁명 도래하나

[산업일보]
증기기관, 공작기계 등은 인류에게 강력한 ‘뼈와 근육’이 돼 왔다. 이런 기술진보를 토대로 산업은 눈부신 발전을 이뤄왔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은 단순히 힘만 센 기계가 아닌 ‘생각하는 기계(thinking machine)’, 즉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만들겠다는 꿈을 꾸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0여 년 전 사람의 뼈와 근육을 대신한 증기엔진의 등장으로 사회 전체의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높아졌고, 인류의 삶은 더 풍요로워 졌다. 사람의 두뇌를 대체할 수 있는 기계가 만들어진다면 전 세계 인류의 삶은 또 한 번의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실현하고자 한 수많은 과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 개발은 20세기 후반 두 차례 짧은 도약기를 제외하고는 답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컴퓨터 연산능력의 기하급수적인 개선과 사람의 두뇌 작동 매커니즘에 대한 과학적 발견이 큰 진전을 보이면서 인공지능 역시 처음 모색되던 1950년대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지만, 사람의 전 지능을 구현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은 무엇인가

인공지능에 대해 간단하게 정의하자면, 기계로 인간의 ‘지능’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994년 미국 델라웨어 대학의 교육심리학 교수 린다 곳프레슨을 비롯한 52명으 관련 학자들이 월스트리트저널에 발표한 ‘지능에 관한 주류 과학’이란 공개서한에서 제시한 ‘지능’의 정의를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심리학, 행동과학 등 주류 과학자들은 ‘지능’을 “추론하고 계획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추상적 사고를 하며 복잡한 개념을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빠른 시간 안에 경험으로부터 학습할 수 있는 무척 일반적인 정신능력이다.

지능은 단지 책에 적힌 내용을 외우는 것, 혹은 좁은 의미의 학문적 기술이나 시험을 보는 요령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능은 더 넓고 깊은 의미에서 우리 주변 환경을 이해하는 능력, ‘따라잡고’, ‘의미를 파악’하며 ‘다음 할 일을 깨닫는’ 능력”이라고 지칭했다.

즉 지능은 사람이 가르쳐준 지식이나 사전에 프로그램화돼 주입된 정보 처리 기능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만이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것을 느끼고 배우며, 주변 상황이나 맥락에 맞게 문제를 규정하고 해답을 찾고 실행하는 능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IBM의 딥불루나 왓슨 같은 컴퓨터 시스템이 아무리 방대한 지식을 갖고 사람처럼 말을 하며 빠른 속도로 문제를 풀 수 있더라도 그저 탁월한 기계장치에 불과하다.

기계학습과 심화학습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돼 온 것이 바로 ‘기계학습(머신 러닝, Machine Learning)’이다. 사람처럼 생각하고 유연한 문제해결 능력을 가진 기계를 만들기 전에, 우선 컴퓨터에게 알고리즘을 통해 무언가를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가르치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 이 학습의 기본 구상이다.

프로그래머가 입력한 알고리즘을 따라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일은 그 어떤 인간보다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IBM의 왓슨 시스템이 증명했지만, 사람이 가진 지능의 가장 기초 단위인 사물의 형태를 인식하고, 언어를 인지하는 일은 컴퓨터가 아직 수행하지 못하는 지난한 과제다.

기계 학습 방법론에 기댄 인공지능 연구 흐름은 지난 2012년 6월 구글과 앤드류 응(Andrew Ng) 스탠포드 대학 교수가 기계 학습의 한 분야인 ‘심화학습(딥 러닝, Deep Learning)’ 알고리즘을 이용해 컴퓨터가 1천만 개의 유투브 동영상 속 고양이 이미지를 74.8%의 정확도로 식별하도록 하는데 성공하면서 도약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그러나 기계 학습은 프로그래머가 일일이 소프트웨어를 손으로 써서 세상에 대한 정보와 규칙을 컴퓨터에게 한 번은 입력해 줘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프로그램화가 쉬운 숫자나 비교적 단순명료한 감각 정보의 경우 입력에 큰 문제가 없지만, 사람의 얼굴 표정과 같은 복잡하고 미묘한 정보나 말의 뉘앙스를 프로그램화해서 기계에게 가르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기계학습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심화학습이다. 심화학습은 1950년대에 만들어진 ‘신경네트워크(neural networks)’ 개념을 이용한다. 구글은 컴퓨터에게 ‘이것이 고양이다’라고 미리 프로그램으로 가르치려는 노력 대신, 인간이 두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모방한 신경네트워크 컴퓨터가 스스로 고양이를 인식하도록 한다.

사람의 두뇌에서 소리, 영상, 데이터 패턴 인식과 같은 인간특유의 학습 기능을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피질(neocortext)’은 수천억 개의 뉴런들의 층(layer)으로 이뤄져 있다. 각각 뉴런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극에 반응해 서로 전기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을 형성한다. 만약 사람 두뇌 속 뉴런이 하는 이런 행동을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그대로 모방할 수 있다면, 기계도 사람처럼 지능적 행동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란 게 1950년대 신경네트워크 연구자들의 아이디어였다.

[Machine 1] 두뇌산업혁명 도래하나

신경네트워크와 심화학습
신경네트워크는 인간의 두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소프트웨어에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선 가상의 뉴런을 배치하고, 각각의 뉴런에 임의의 가중치를 부여해 연결한다. 그런 다음 화소나 음소의 개별 파장이 갖는 에너지 레벨에 따라 모의 뉴런들이 가중치를 조정하면서 반응하도록 사전에 반응 방식을 입력해 둔다. 대량의 디지털 데이터를 입력하면서 하나의 신경 네트워크가 하나의 대상(화소나 음소)을 포착하도록 훈련시킨다. 사후적으로 가중치를 조정해 대상 식별의 정확도를 끌어 올린다.

그러나 이 방식은 학습에 소요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초기 상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거나, 훈련에 사용되는 데이터에 과도하게 적응되는 문제(목표 타겟과 약간의 공통점만 있으면 그 쪽으로 대답이 기울어지는 현상. 일례로 고양이 이미지를 훈련하는 경우 다리가 네 개 달린 짐승은 무조건 고양이라고 대답하는 경향) 등이 있어 1950년대 후반 처음 소개된 이후 오랫동안 사장돼 왔다.

2000년대 들어 인공지능 기술의 부활을 주도하고 있는 심화학습은 이런 신경네트워크 아이디어를 변용, 발전시킨 것이다. 과거의 신경네트워크는 수십 개 혹은 수백 개의 소규모 뉴런을 사용하는 단일 레이어로 조직됐으나, 지난 2012년 구글 등이 사용한 신경네트워크는 수십억 개의 뉴런을 이용하는 상호 연결된 복수의 레이어들로 구성된다. 기존 신경네트워크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식별의 정확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복수의 레이어가 작동하는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먼저 첫 번째 레어어가 어떤 이미지의 밝기, 색채 등의 대략적 분포를 학습하면, 두 번째 레이어에서는 모서리, 그림자 같은 좀더 복잡한 특성을 식별하며 다음 세 번째 레이어는 눈, 귀, 코와 같은 구체적 형상을 훈련한다. 마지막 레이어에서는 이 모든 것을 결합한 학습결과를 출력한다.

컴퓨터는 출력된 학습정보를 입력된 초기 값과 연결시키는 통계적 규칙을 찾으면서 결과 값이 신뢰할 만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이런 과정을 반복한다. 이런 상관관계가 어느 정도 충분해지면, 컴퓨터는 상당한 신뢰도를 갖고 훈련 데이터 속에 있는 얼굴 아닌 것과 얼굴을 구별해 낼 수가 있게 된다. 그 다음 단계에서는 전혀 새로운 이미지 데이터를 사용해 컴퓨터가 만들어 낸 얼굴 인식 규칙이 실제 세계에서 유지되는지를 살펴본다.

이처럼 하나의 단일 레이어가 아닌, 다수의 위계화 된 레이어를 거치면서 심도 있는 학습활동을 전개한다는 의미에서 ‘심화(deep)’라는 용어가 사용된다.

한편 이런 심화학습이 가능해진 것은 학습속도를 끌어 올린 컴퓨터 그래픽처리(GPU) 능력 향상과 같은 하드웨어의 발전과 더불어, 인터넷 SNS 등의 확산으로 사용자들이 일일이 태그를 붙인 천문학적 규모의 빅 데이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

구글의 ‘구글 브레인 프로젝트(일명 고양이 프로젝트)’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후, 심화학습은 인공지능 연구 분야의 유력한 돌파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구글이나 IBM 외에도 수많은 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에 대해 큰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컴퓨터 비전, 음성인식, 번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게다가 많은 스타트업들이 심화학습과 관련된 세부 기술항목들을 발전시키면서 IT를 넘어서 의료기술 향상, 신약 개발, 금융거래 등으로 적용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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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사이버 도우미
구글은 인공지능 연구의 대가인 레이 커즈와일(Ray Kuzweil)을 인공지능 기술 책임자로 영입하고, 같은해 초 심화학습의 새로운 유망분야인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기법에 독보적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영국 유력 스타트업인 딥마인드(DeepMind)를 약 6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인공지능 분야의 최선두에서 의욕적 투자와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커즈와일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최단 시일 내 컴퓨터가 자연어를 이해하고 사람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해 이메일을 읽고 사용자의 모든 동작을 파악하며, 묻기 전에 원하는 것을 알아서 검색하고 그 결과를 사용자가 원하는 맥락을 감안해 말해주는 명실상부 사이버 도우미를 개발하려는 것이다.

컴퓨터 비전분야에서도 지난해 구글은 완벽한 문장을 사용해 사진 속에 있는 장면을 정확하게 묘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사람얼굴이나 고양이 같은 단일 물체를 식별하는 과제를 넘어 “피자 두 판이 스토브 상판 오븐 위에 놓여 있다”는 식의 복잡한 이미지를 정확하게 서술하는 소프트웨어로, 이미지 인삭과 자연어 처리에 관한 심화학습 기법을 활용한 결과물이다.

페이스북의 딥 페이스
페이스북 역시 심화학습을 통한 이미지 인식 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3월 고액한 새로운 소프트웨어 딥 페이스(DeepFace)는 두 장의 각기 다른 얼굴 사진이 같은 사람인지 여부를 식별하는 과제를 사람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수행한다. 페이스북이 저장하고 있는 수억장의 사용자 얼굴 사진과 사진에 붙어있는 태그 데이터가 이런 소프트웨어 개발을 가능케 한 중요한 자산이 됐다. 아직 검증단계이지만, 이 소프트웨어는 페이스북에 새롭게 업로드 되는 사진에 태그를 붙이도록 제안할 때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구글과 애플에 밀려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그동안 개발해 온 히든카드인 디지털 개인비서 코타나(Cortana)를 출시했다. 코타나는 구글 나우, 애플 시리와 마찬가지로 사람과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상호작용한다. 단, 인공지능을 통해 사용할 수록 더 스마트해지도록 디자인 된 점이 차별점이다. 코타나는 자신을 거쳐가는 모든 데이터를 통해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사용자가 진정으로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운다. 이는 인공지능을 위한 기계학습의 기본 실행구조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시대
지금까지 인공지능과 관련한 기술의 진화와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를 살펴봤다. 아마도 인간과 비슷하게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강한 인공지능(Strong AI)’이 출현하기에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특정 전문분야에서 사람의 지능을 초월하는 ‘약한 인공지능(Week AI)’를 개발하기 위한 시도는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인간의 능력을 확장시키는 약한 의미의 인공지능이 다양한 분야에서 구현될수록 강한 인공지능을 향해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 발전이 초래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우리는 세계적 석학인 스티븐 호킹 박사와 일런 머스크 테슬라 CEO의 말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호킹 박사는 지난 5월 구글이 런던에서 주최한 자이트가이스트 2015 행사에서 “다음 100년 중 어느 시점에 인공지능이 인간을 초월할 것”이라며 “인공지능이 인간들이 지향하는 제반목표에 어긋나지 않도록 확실히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머스크는 “인공지능이 핵보다 더 위험하다.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일은 악마를 불러내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인공지능이 지닌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얼마나 실제적인 파괴력을 가지고 올지는 알 수 없지만,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의 눈앞에 다가온 현실이 됐다.

우리는 인간과 기계가 공존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를 앞두고 어떤 준비가 필요할 지 논의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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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1부 홍보영 기자입니다. 국내외 무역과 로봇, IoT, 기계·금형산업에 대한 참 소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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