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 기술직으로 일하는 56세 박씨. 박씨는 한달에 200만 원 정도를 번다. 배우자 민씨도 일용직으로 허드렛일을 해 월 60만 원 정도를 벌고 있고 두 자녀가 월 50만 원씩 보태어 주고 있다. 박씨 부부는 낡은 15평형 아파트에 보증금 5천만 원에 월세 30만 원을 내면서 살고 있다. 박씨 부부는 월 150만 원씩 열심히 저축하고 있어 보증금 외에도 약 1억 원을 노후 자금 용도로 모아뒀다. 이 돈은 더 이상 일을 못하게 될 경우에 대비한 박씨 부부의 ‘노후자금’이었다.
그런데, 전세금 인상의 여파가 박씨 부부에게 들이닥쳤다. 집 주인은 지난 4년간 월세를 안 올렸으니 이번에 월세를 50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통보해온 것이다. 박씨 부부는 전세로 이사하자니 노후 자금을 깨서 전세 보증금으로 써야 할 판이고, 월세를 올려주자니 돈이 너무 아까웠다. 또 나이는 계속 들어가는데 소득도 끊어진 노후에 전, 월세로 전전할 것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박씨 부부는 내집마련을 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알아보던 중 신규 분양하는 빌라(전용면적 15평형, 분양가 2억1천만 원)를 보게 됐는데, 넓고 깨끗한 새 빌라에 엘리베이터도 있고 주차장도 있어 마음에 들었다. 이 빌라를 살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박씨 부부는 누군가에게 상의를 하고 싶어, 평소 거래하던 은행을 통해 REM부동산중개를 찾게 됐다.
우리는 먼저 박씨 부부가 원하는 주거 조건을 파악했다. 박씨 부부는 현 주거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아왔고, 친지들과 지인들도 있어 이 곳을 떠나기 싫어했다. 그리고 부부가 모두 시내로 출퇴근하기에 전철이용이 편리해야 했다. 또한 가능하다면 작더라도 햇볕 잘 드는 아파트이기를 원했다.
가진 돈은 1억5천만 원이 전부였고, 박씨 부부는 앞으로 최소 5년 이상은 현재처럼 일을 할 수 있어 어느 정도 대출을 감당할 수 있었다. 재무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박씨 부부가 사고자 하는 빌라는 이들에게 부적합했다. 가격(2억1천만 원)도 무리였고, 향후 이 빌라의 가격도 떨어질 것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 빌라를 샀을 경우, 가진 돈을 모두 주택 구입에 쏟아 붓고 향후 5년간 열심히 대출 갚고 났더니 가격은 떨어져 있고 매매도 어려운 상황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들에게 적합한 주택가격은 최대 1억8천 만 원이었다. 이들이 원하는 주거조건을 갖춘 주택 중에서 가격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고, 적어도 나중에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아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이었다. 여러 방법을 조사하고, 시장상황을 샅샅이 조사한 결과 꽤 괜찮은 솔루션이 나왔다. 몇 개의 소형아파트 단지들이 있는데, 그 중 이들의 예산에 부합하는 물건들이 있었다.
이들에게 최적의 물건으로 선정된 것은 지하철 역세권에 있는 아파트 17평형이었다. 모든 면에서 이들이 원하는 조건에 부합했고 가격(1억7천~1억8천만 원)도 적당했다. 이 아파트를 넉넉잡아 1억8천만 원에 매수한다면, 세금이나 수리비 등 각종 비용을 포함해 대출이 약 5천만 원 정도 발생할 것인데, 이는 3~4년이면 다 상환할 수 있는 규모이다.
박씨 부부가 이 아파트를 매수해 거주하면서 60세가 넘게 되는 5년 후 주택연금을 신청한다면 어떻게 될까. 주택연금은 ‘한국감정원’의 시세를 적용해 연금을 산출한다. 따라서 이들이 취득한 가격보다 5년 후 가격이 올라간다면 높아진 시세를 기준으로 주택연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역세권 소형 아파트여서 가격 안정성도 높아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고, 2015년 들어 서울 아파트 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어, 이 아파트도 가격 상승을 기대해 볼만 했다.
예상대로, 2015년 하반기 이후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2016년 들어 이 아파트의 시세는 2억 1천만 원 정도로 형성돼 있다. 현재 기준으로 60세인 사람이 2억1천만 원의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을 신청하게 되면 매월 약 50만 원을 종신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1억당 월 24만 원꼴이다. 반면 만일 이들이 주택구입에 소요된 1억8천만 원을 금융회사의 종신연금으로 수령하게 된다면 월 약 45~50만 원 정도를 수령하게 될 것인데, 이 경우 주거 자금은 별도로 필요할 것이다.
박씨 부부는 내 집에 평생 마음 편히 살면서 따로 연금을 준비한 것과 비슷한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박씨 부부는 모든 고민이 해결됐다며 크게 기뻐하며 내 집에서 마음 편히 살게 됐다.
< 양재중 >
양재중 (주)REM부동산중개 부동산투자자문팀장
닥터CEO(주) 부동산팀장
한국경제신문(주) 대외협력국
LG CNS(주) 공공사업그룹
저서_"희망플러스 금융교육" 2011. 서울시복지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