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중국이 5축 CNC 공작기계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최근 중국의 과학기술일보는 중국 기계산업 전망을 보도하면서 첨단 선진국 수준의 기술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개발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본지가 과학기술일보와 이메일을 주고받은 내용에 따르면 “중국의 CNC 공작기계 기술이 최근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며 이토록 대륙을 뜨겁게 달군 이유는 중국 공작기계산업의 어두운 과거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한 CNC 공작기계 전문가도 1983년 발생한 ‘도시바 공작기계 사건’을 중요한 전환점으로 언급했다. 사건의 발단은 일본의 도시바 공작기계가 구소련에게 몇 대의 5축 CNC 공작기계를 판매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구소련은 이 공작기계로 미국의 SONAR가 움직임을 감지할 수 없도록 소음을 낮춘 핵잠수함의 프로펠러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미국 국방부는 도시바와 관련된 고위 관계자를 연행했고, 그 해 사회주의 국가로의 수출을 금지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CNC 공작기계 연구개발을 막 시작하는 단계였던 중국은 선진국의 첨단 기술을 받아들일 기회를 놓쳤고, 국제적 수준과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과학기술일보는 하이엔드 CNC 공작기계와 기초제조장비 전문가이기도 한 王永(wangyoung, 가명)의 말을 빌어 “현재까지도 미국 일본 등지의 국가로부터 5축 CNC 공작기계 등 하이엔드 제품을 포함한 고급 기술이나 장비 등의 수입이 금지돼 있다”고 피력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이 하이엔드급은 아니지만 5축 CNC 공작기계에 대한 고급 기술을 확보했다는 소식은 중국 기계산업의 가공기술 수준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는 기대감때문에 센세이션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사실 ‘중국제조2025’ 국가 프로젝트에서 하이엔드 CNC 공작기계 분야는 중국 제조업 발전 전략 의 10대 중점 항목 중 하나다. 2009년부터 우주항공, 발전, 자동차, 조선의 4대 중점 기초산업 발전을 위해 주력했고,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다.
자동차제조분야의 경우 대형의 쾌속 수치제어 전자동 프레스 생산라인은 국제 경쟁 입찰을 통해 미국 자동차 본토 공장 생산라인측에서 대량으로 수주하기도 했다. 중국산 자동차장비 자동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 최근 자동차 프레스 생산라인 점유율은 중국시장이 70% 이상을 차지했고, 글로벌시장 점유율은 30%를 넘어섰다.
항공기제조장비분야에서 자체적으로 연구제작한 800MN 대형 단조프레스 120MN 알미늄합판압연기 등의 중형단조프레스 설비는 중국 내 항공분야 대형 핵심장비기술을 형성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도 최근 몇 년 동안 다축 공작기계 기술 등 다양한 핵심기술의 성과가 도출되고 있는 상황이고, 국산 하이엔드 5축 공작기계는 이미 시장진입을 시작했다고 말할 정도다.
과학기술일보는 중국공작기계 공구공업협회부회장 郭长城(guochangcheng)와의 인터뷰 내용을 “프로젝트가 실행된 후 전 산업에 걸쳐 큰 발전이 있었다. 주요 핵심기술들이 돌파구를 찾았고, 자체 창조혁신능력도 증가했다”라며 “CNC 공작기계의 설계 수준과 제작능력도 큰 발전을 이뤄 냈다”고 설명했다.
반면, 王永은 중국 내 제품은 정밀도, 내구성 등의 부분에서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여전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이엔드 CNC 공작기계의 수입율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지적하면서 과거에 비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하이엔드 CNC 공작기계는 아직 수명이 짧고 제어시스템 품질도 불안정하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 또 서비스 품질 수준을 비롯, 제품의 신뢰성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고 과학기술일보는 덧붙였다.
이 매체에 따르면 중국공정원원사 柳百成(량바이청)은 “크지만 강하지 않은 분야야말로 중국제조업이 해결해야할 몫”이라고 표현했다. 중국 공작기계 수입의 1/3을 차지하고 있는 하이엔드 CNC 공작기계는 선진국과 신뢰성, 정확성, 속도, 기술 등에서 차이가 분명하며,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보도했다.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메인 프레임 기술과 CNC 공작기계 시스템 및 액세서리 연구 개발이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공작기계 공구공업협회 측도 후발주자인 중국의 공작 기계 산업이 짧은 개발 시간으로 선진기술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점을 직시하고 산업 규모는 세계 1위지만, 불합리한 산업 구조, 자체혁신 능력 등은 아직도 개선해야 할 과제는 남아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제조대국에서 제조 강국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는 만큼 중국정부와 협단체, 그리고 공작기계 산업을 주도하는 민관들이 어떻게 실타래를 풀어갈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