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의약분야 연구의 가장 큰 가치는‘생명 존중’입니다. 또한 신약 탐색과 개발은 경제적 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에 국가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급성골수성백혈병 혁신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개발로 난치병 치료의 새 장을 연 한국과학기술원 화학키노믹스연구센터 심태보 센터장의 말이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 이하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정민근, 이하 연구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6월 수상자로 한국과학기술 연구원 심태보 센터장(화학키노믹스연구센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미래부와 연구재단은 심태보 센터장이 급성골수성백혈병 표적항암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기술이전을 완료해 난치병 치료와 산업적 가치 창출에 기여한 것이 높이 평가됐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표적항암제 혁신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한 후에도 신약개발을 위해 부단히 정진해 온 심태보 센터장은 과학자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자연과 생명현상에 대한 지적호기심과 흥미, 열정을 꼽았다. 그리고 연구 여건을 제공해 준 사회에 대한 책임감 또한 연구자가 지녀야 할 기본 덕목이라 강조한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국내 산업체·대학과 효율적인 협업을 통해서, 글로벌 혁신신약 창출에 기여하는 것이 연구자로서의 바람이다. 신약강국 한국으로 도약하는 길에 일조한 심 센터장의 연구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로벌 혁신표적항암제 후보물질’로 백혈병 정복 기대
-.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급성골수성백혈병 극복을 위한 표적항암제 혁신 후보물질 개발 및 기술이전 성과가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결과인데요. 수상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우선 함께 연구한 대학원생들과 연구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의 연구터전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도약연구사업을 마련해 준 한국연구재단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성과는 FLT3(Fms-like tyrosine kinase 3) 돌연변이종(ITD 돌연변이종과 kinase domain 점돌연변이종) 저해 기전의 급성골수성백혈병 표적치료제 후보물질을 도출한 것입니다. 부단히 정진해서 맞춤 표적항암제 도출을 통한 암 극복에 일조하겠습니다.
-. 2014년 12월 제약회사에 이전된 후보물질은 언제쯤 세상에 선보이게 될까요?
▲동물을 대상으로 약 효능과 독성을 평가하는 전 임상시험과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성공한다면, 약 5~6년 후에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일반적으로 1개의 전 임상후보물질이 바로 출시로 이어지는 확률은 낮기 때문에 후속 보완물질의 준비가 항상 필요합니다.
-.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를 위한 신약후보물질 개발 연구를 시작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전체 백혈병의 43%를 점유하고 있으며, 매년 진단되는 백혈병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한 백혈병이지만 생존율이 가장 낮아 미충족 의료수요가 가장 높은 질병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아직 급성골수성백혈병의 표적치료제가 출시되지 않았습니다만 만성골수성백혈병 표적치료제인 글리벡의 경우처럼 급성골수성백혈병 표적치료제가 개발·출시된다면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더불어 경제적·산업적 가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재 FLT3(Fms-like tyrosine kinase 3) 돌연변이종 저해 기전의 급성골수성백혈병 표적치료제 후보물질들 중에서 세계 선두 후보물질의 결함(FLT3 kinase domain 점돌연변이종에 취약)을 극복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 현재 개발 중이신 신약후보 물질은 무엇인지, 나아가 KIST 화학키노믹스연구센터의 연구 목표는 무엇인지 소개해 주세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화학키노믹스연구센터의 주된 연구목표는 암을 유발하는 키나아제(kinase/인 산화효소)를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기전을 갖는 표적항암제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신규 저분자 유기화합물을 이용한 암화학생물학 기초연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 . 국내와 해외 굴지의 제약회사에 몸담으신 경력이 있으십니다. 과학기술인으로서 이 때 얻은 경험과 성과는 무엇인가요?
다국적 제약사인 노바티스 샌디에고 연구소에서, kinase drug discovery 과제책임자로서 kinase drug discovery 전체 과정을 직접 체득한 것이 가장 중요한 경험이었습니다. 만성골수성백혈병 표적치료제인 글리벡의 내성극복을 위해서 T315I-Bcr-Abl 돌연변이종을 저해할 수 있는 후보물질을 최초로 도출한 것이 주요 성과이었습니다.
-. 과학기술인로서 연구를 수행하며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으며, 어떻게 극복했는지요?
▲노바티스 샌디에고 연구소에서 수행했던 글리벡 내성극복 연구과제 완수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당시에는 글리벡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T315I-Bcr-Abl 돌연변이종 저해제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도전적인 연구이었습니다. 기존에 알려진 다양한 전략들을 적용했으나 실패했고 의외로 단순한 아이디가 해결의 실마리가 돼서 본 연구 목표를 달성하게 됐습니다.
-. 신약개발 분야의 발전을 위해 산업계와 출연연은 어떠한 협력이 필요한지 평소 생각하셨던 산학연의 교류, 소통,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출연연과 대학이 신규 분자표적 발굴·검증과 더불어 도전성이 매우 높은 first-in-class 신약의 씨앗(신규 유효/선도물질)을 산업계에 제공하는 등 출연연과 대학이 산업계와 효율적으로 협업하는 것이 글로벌 신약 창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의약분야의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신다면?
▲의약분야 연구는 건강한 삶을 오래 영위하고 싶은 사람의 기본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신약탐색·개발을 포함한 의약분야 연구의 가장 큰 가치는 질환 극복과 건강한 삶 영위를 통한‘생명 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약탐색·개발의 경제적 가치가 매우 크기 때문에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향후에 우리나라에서 세계 거대제약사가 탄생하면 국가 성장 동력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신약개발에 매진해 온 과학기술인으로서 앞으로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요?
▲국내 산업체 및 대학과 효율적인 협업을 통해 글로벌 혁신신약 창출·출시에 기여 하는 것이 큰 바람입니다. 신약탐색 연구의 우수한 후학들을 양성하는 것과 우리나라가 신약강국이 되는데 일조하는 것도 제가 이루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