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관련 전시회나 행사장에서 최근 눈에 띄는 안내문 하나가 있다. 바로 촬영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다.
기자들이 업체나 부스를 취재할 때면 당연히 최신 제품의 사진을 찍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사진 촬영 자체를 기피하는 업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 이유는 경쟁 업체들의 모방과 아류 제품 출시가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발전으로 업체 간의 기술 격차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도 이런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제품의 외관만 보고 빠른 시간 안에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낼 정도로 각 업체들의 기술 격차는 크게 줄어들었다.
게다가 업체에 소속돼 있다가 이탈하는 인력들이 곧바로 유사품을 만들어 창업하는 일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유사 제품이 많아지면 업체 간의 경쟁은 더욱 심화된다. 기술 부분에서 큰 차이가 사라지게 되면 업체들은 가격으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
납품 단가를 낮추기 위해 출혈 경쟁을 해야 하고 이익을 보는 업체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먼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없을 수도 있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 유사한 제품이 필요하다고 강변하는 업체들의 입장을 완전히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사품의 범람은 업체들의 개발 의욕 상실과 업계 전체의 경쟁 심화를 부르는 악수 중에 악수다. 모방은 또 다른 모방을 부른다. 내가 모방을 할 수 있다면 남도 나를 모방할 수 있다.
유사품 출시로 당장 경쟁 업체의 상승세를 막아낼 수 있겠지만 그것은 단지 미봉책에 불과하다. 경쟁 업체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야지 경쟁 업체와 비슷하기만 해서야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