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수많은 기업들이 신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인다. 이중에서 사용자들의 인정을 받아 성공하는 기업도 있지만 그러지 못하는 기업도 있다. 그런데 더 억울한 기업은 인정을 받을 기회조차 없는 기업이다.
큰 기업들이 몇 년에 걸쳐 달성하는 기술혁신을 몇 달 만에 끝낼 정도로 부지런한 사람들이 우리나라 기계 분야 중소기업 종사자들이다. 그런데 이들의 사기를 단번에 무너뜨리는 경우가 하나 있다. 그것은 어렵게 개발한 제품의 검증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것이다.
국내 일부 기계 사용자와 일부 대기업 종사자들 사이에선 외국산 기계제품에 대한 일종의 맹신, 중소기업에 대한 무시가 은연중에 퍼져 있다. 이런 사람들이 기계제품 구입에 나설 경우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제품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무조건 비싸고 명망 높은 외국산 기계제품만을 선택하니 생산비용은 늘어나고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들 때문에 우수한 제품을 개발한 중소기업들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
한 사례를 들어보자. 국내 한 기업이 기존 제품보다 가격은 절반에 성능은 몇 배 이상 향상된 기계장비를 개발했다. 그러나 그 제품이 공급된 업체는 예상보다 적었다. 왜 그랬을까? 일부 업체가 여전히 맹목적으로 값비싼 외국산 장비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성능 시험을 거쳤다면 외국산 장비는 애초에 검토 대상에 들어가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런 경우가 각 분야에서 아직도 비일비재하다.
중소기업의 규모가 작고 영세해서 큰 규모의 장비를 믿고 맡기기 어렵다는 일부 의견들도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기술력은 크게 성장했으며 영세한 규모임에도 대기업보다 견실한 경영성과를 내고 있는 곳도 많다. 특히 기계 분야 중소기업들 중에선 국내외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는 경우도 있다.
중소기업과 그들이 가진 기술력을 무시하는 풍토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맹목적인 외국산 기계제품 선호는 생산 효율 저하와 국내 기술개발 의욕 저하만을 부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