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뿌리산업의 스마트화(化)를 통해 제조업 부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 정부와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스마트공장 추진단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관련 예산이나 정책도 구체화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 협조아래 스마트공장 우수사례 기업을 소개한다. 또 한 번의 한국 제조업 중흥을 기대해 본다.
기존 ERP를 기반으로 사용 중이던 시스템에 MES를 도입한 (주)세바는 시스템의 세분화, 합리적인 공정 관리, 현장 자동화를 이뤄내며 기업에 맞는 현실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유체 제어 및 자동차 전장 부품을 전문으로 개발·생산하는 세바는 MES의 구축으로 실시간 데이터 집계는 물론이며, Lot 추적성에 중점을 두어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다. 데이터의 신뢰성은 고객사의 신뢰로 이어져 현재 전산사업부에 구축한 MES를 전체 사업부에 활용하며 전사적인 생산 관리 및 경영 관리의 신뢰를 쌓아갈 계획이다. 스마트공장 사업을 통한 MES 구축, 그 중심에는 ‘신뢰’라는 기업의 설립 이념이 숨겨져 있다. ‘참된 기업’이라는 김정언 대표의 경영철학이 스마트공장을 통한 신뢰로 이어져 온 것이다.
제조업 위기 속 태동
1997년 11월 1일 처음 문을 열었다. IMF의 여파가 우리 산업, 특히 제조업 전반에 불어닥쳤던 시기에 창립했음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극복하려는 경영자와 임직원의 의지와 노력으로 현재 반도체 공정 부품 및 자동차 전장 부품 전문 개발·제조 분야에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은 이 회사를 이야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설립과 함께, 정확히는 1일에 회사 등록증을 발급받고 14일에 IMF가 터졌습니다. 당시 우리 회사가 있던 공단 골목에서 불이 켜진 회사는 오직 우리 뿐이었죠. 물론 당시에는 잠시 문을 닫을까, 고민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힘들었던 시기를 견뎌낼 수 있었던 원천은 바로 기술력이었습니다”
김 대표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성장의 원천은 바로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그 자부심은 사훈에 새겨진 ‘최고기술’이란 단어를 확인하면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물론 기술력만으로는 꾸준한 성장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며 경영이다. 이를 대변하듯 김정언 대표는 ‘기술만으로는 망한다’는 말로 뒷말을 이었다.
“대기업이라도 새로운 기술, 히트 상품이 등장하지 않으면 망하기 마련입니다. 그 사실을 9.11 테러와 IMF 등을 비롯해 여러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깨닫게 됐습니다. 그때서야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한 제조업을 생각하게 됐고 ‘사람이 재산인 기업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미래 도전 꿈꾸는 기업
사훈은 3개의 조항으로 이어진다. 그 중 첫 번째가 ‘인간존중’이며 두 번째가 ‘최고기술’이다. 그리고 끊임없는 성장의 발판이 된 키워드, 세 번째 조항이 바로 ‘미래 도전’이다. 김 대표는 ‘세계 금융대란을 겪으며 자신도 모르게 도전을 지양하고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게 됐다’고 회고한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반성했기에 도전, 나아가 혁신에 대한 의지를 더욱 불태웠던 듯하다. 회사가 성장하고 자신의 위치가 높아질수록 직접 나서서 할 일이 없어졌다는 그는 더 큰 성장을 위해선 자신이 직접 무언가 행동하지 않더라도 혁신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우선 ERP 시스템을 도입·활용하기 시작했으며, 한 단계 발전시켜 MES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다가온 기회
MES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운용하고 있는 김정언 대표는 스마트공장 사업에 대해 ‘기업의 타이밍’을 이야기하며, 그것이 곧 시스템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라고 언급했다.
“스마트공장은 중소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전환점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저 참여만 한다고 해서 모두가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자신이 직접 전 사원과 전 공정을 관리할 수 없는 시기가 오면, 그만큼 회사가 성장하고 확장했을 때가 바로 스마트공장을 구축해야 할 적기입니다. 만약 현재의 성장 속도와 위치에 안주해서 이전의 관리 프로세스로 기업을 운영한다면 업그레이드는커녕 도태되기 십상입니다. 안주가 아닌 혁신의 자세로 스마트공장 사업은 가능한 참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덧붙여 “기술만으로는 회사를 운영할 수가 없습니다. 우수한 기술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운용하느냐가 중요하죠. 스마트공장은 바로 그런 점에서 회사의 발전과 성장에 일조할 것임이 분명한 사업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세바에 따르면 현재 유체제어사업부와 전자부품사업부, 모터사업부 그리고 부설연구소로 여러 사업 분야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업부 간의 업무공유와 기업 확장에 따른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절실한 상황에 이르렀던 것이다. ERP를 우선 도입하게 된 배경에는 이러한 절실함이 있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전산 전문 인력이 부족해, 시스템을 구현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런 중에 스마트공장 사업을 알게 돼 참여하게 됐으며, 현재 전자부품사업부에 1차적으로 MES 시스템 구축해 운용 중에 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공정 분석 및 관리를 통한 통합 생산 정보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했습니다. 나아가, 불량률의 최소화와 제조 시간의 최적화, 인원 투입의 최소화, 생산량의 최대화를 실현하고 효율적인 중앙 제어 방식의 관리 시스템을 목표로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스마트공장 사업을 담당한 조원정 본부장은 “MES 시스템을 도입하며 혼입 방지 시스템과 유실시간 관리, Lot 추적관리, 바코드 도입을 통한 실시간 데이터 집계, 금형 관리에 집중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편하고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기업에 맞는 현실적인 시스템 구축에 중점을 뒀다. 이후 MES를 통해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이 향상됐으며, 고객사와의 의사소통도 시스템의 자료로 처리할 수 있어 예상 이외의 효과를 얻기도 했다”고 밝혔다.
MES 시스템을 도입하기 이전 ERP가 구축돼 있던 타 부서와는 달리, 모터사업부는 아직 전산화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사업부다. 이에 전사적인 관리 차원에서 모터사업부의 현장물류 시스템의 도입을 계획 중이다.
조 본부장은 스마트공장 사업을 현장에서 직접 추진하며 느꼈던 점들을 솔직하게 풀어놓으며 ‘어렵고 힘들지만 보람이 큰 사업’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스마트공장 구축에 참여하려는 후발 기업들을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조 본부장은 “스마트공장 사업은 경영진의 의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당장에 성과를 보고 판단하기보다 장기적인 시야로 꾸준히 발전시켜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구축 초기에 머물 것이 아니라 수정과 보완을 반복해야만 결국에 ‘우리 회사만의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꼭 필요한 것이 경영진의 의지와 직원들의 관심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현장 상황은 그다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정기적인 회의와 수시 회의를 통해 현장 직원들과 소통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현장 직원들이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스마트공장은 방치 혹은 폐기될 게 뻔합니다. 어렵고 힘든 과정을 지나 스마트공장의 구축이 완료되면 우선 사내 표준화 작업을 자연스럽게 마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실시간 모니터링과 서류작업이 사라지는 가시적인 현상을 확인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매출이 증가하는 상황을 접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피력했다.
한편 김정언 대표는 “생산이나 공정 관리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재산인 제조업이기 때문에 인재 관리에도 전산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학교를 예로 들며, 점수를 주기 때문에 학생들이 진로를 정하고 취업을 결정하듯이 사원들도 체계적인 평가 시스템을 통해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공장의 개념을 공정 관리와 생산성 제고를 위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김 대표의 말은 너무 확장되지 않았나 여겨질 법도 하다. 하지만 세바의 MES 구축은 넓은 의미에서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혁신 활동으로 여길 수 있다. 스마트공장 사업 참여가 계기가 돼 현재가 아닌 더 업그레이드 된 미래를 향해 변화하고 발전해 가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 회사가 생각하는 스마트공장의 완성은 현장 직원들의 활용에 달려 있었다.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이라도 현장에서 외면당하거나, 사용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장 직원들이 가장 쉽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스마트공장의 빠른 적용을 위해서는 실무 사용자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교육과 소통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 특히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을 진행하며 이해를 높였습니다. 강의식과 실습식을 병행하면서 사용자의 애로사항을 밀착 대응해 거부감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노력했습니다”
세바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교육 내용과 방식에 따라 강의식 교육, 실습식 교육을 병행해 진행했다. 또한 각 교육 훈련 과정을 교육 준비 단계와 교육 실시 단계, 평가 및 분석의 3단계로 명확히 구분해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강의식 교육은 시작 전에 교육 훈련 계획서를 작성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진행했으며, 각 교육 대상별로 기능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전문지식과 기술을 강의식으로 교육했고, 강의식 방법 및 실습 교육을 통한 실질적인 기술을 전달했다.
실습식 교육은 교육 내용에 대한 실습 환경이 제공되면 최대한 이를 활용해 현실감 있는 교육이 이뤄지도록 추진했으며, 테스트 단계에서 관리자와 운영자를 대상으로 시스템 운용 환경을 구성한 후 해당 과목을 소개하고 직접 운용, 시범 및 실습교육으로 진행했다. 교육 훈련 과정도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 교육과 개발자, 운영자를 중심으로 하는 전문교육 과정으로 구분해 대상별 교육 목표에 부합되도록 체계적으로 구분·실시했다.
“스마트공장 사업을 통한 MES 시스템 구축은 정해진 기간 안에 결과를 도출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시스템을 구축하는 도중에는 그 과정과 구축 현황, 그리고 효율성 등에 관심이 집중되기 마련이죠. 그러나 MES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사후 관리 즉, 유지 보수에 더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구축 과정에서부터 유지 보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시 신속한 복구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예방 정비를 통한 문제 발생 요소의 근원적인 해결 방안을 수립했습니다”
세바는 유/무상 유지 보수에 대한 구체적인 범위를 설정해 지속적으로 스마트공장을 운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대비책을 마련해 두기도 했다.
‘세바’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세상을 바꾸는 기업’이라는 의미다. 김정언 대표의 설명을 더하면 ‘세바人모두가 일치단결해서 최우량 기업, 세계 최고의 제품을 목표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해 지역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성장을 이어온 회사 설립이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또한 사람과 기술, 혁신을 사훈으로 삼아 ‘참된 기업’을 이끌어가는 김 대표의 의지 역시 진하게 배어있다.
“아무리 회사가 힘들어도 미화원을 해고하지 않습니다. 환경이 깨끗해야 업무의 효율성도 좋아지니까요. 혁신이란 그런 사소한 것들부터 시작합니다. 업무 환경을 청결하고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부터 경연이나 전시회 등에 참여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마주하고 생각하는 자세 등 멈춰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모든 것이 혁신입니다. 이번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하며 MES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이 역시도 기업의 성장을 위한 혁신 활동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 학습을 하고 생각을 하고, 나아가 시스템의 불편 사항을 건의하고 개선하고, 그러면서 회사는 성장하고 발전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