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600개 업체가 입주하고 있는 세운상가군 일대 총 44만㎡가 기존 산업과 새로운 기술의 융합, 분야를 넘어선 협업을 통해 제조업 기반 4차산업혁명을 이끌 전략적 거점지로 재탄생된다.
세운상가군(총 연장 1km(종로~퇴계로) 7개 건물) 일대는 60년대 문을 연 한국 최초 주상복합건물로 7~80년대 전자·전기산업 발전을 이끌었지만 이후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서울시가 송호준 씨같은 청년 (스타트업)이 입주해서 장인들의 기술과 결합하고 IoT 등 4차산업기술을 적용, 실험·개발부터 실제 제품 제작과 상품화까지 할 수 있도록 '4차산업혁명의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선도할 거점공간이 올해 3단계에 걸쳐 차례로 문을 연다. 3월에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교육, 제작활동을 지원하는 4대 전략기관 입주공간, 5월에는 스타트업을 위한 창작·개발공간, 8월엔 시민문화시설과 공중보행교가 각각 조성을 완료한다.
높이 갈등으로 10년 넘게 사업이 지체됐던 '세운4구역' 등을 포함해 세운상가군 양 옆으로 위치한 '세운 재정비촉진지구' 171개 구역는 점진적 개발을 추진한다. 특히 '세운4구역'엔 대형광장을 중심으로 호텔, 사무실, 오피스텔 등 상업시설이 연면적 28만㎡ 규모로, 종묘 등 주변과 어울리는 경관을 유지한 가운데 들어선다.
이를 통해 세운상가 일대가 창의제조산업을 중심으로 제작·생산과 판매, 주거와 상업, 문화가 연결된 하나의 '메이커시티(Maker City)'로 진화하는 것이다. 올해 세운상가군 일대에 세 차례에 걸쳐 거점공간 조성을 마치고 세운~청계·대림상가('17.8.), 삼풍~진양상가('19.12) 보행교까지 완공되면 청계천에서 종묘~남산까지 이어지는 남북보행축이 완성된다.
‘다시·세운 제조산업 활성화 프로젝트’
박원순 시장은 김영종 종로구청장, 협력기관, 세운상가 소유자, 임차인,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일 세운상가 옥상(8층)에서 ‘다시·세운 프로젝트 창의제조산업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문을 여는 4대 전략기관 입주공간에 대한 개소식도 가졌다.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3개 분야(보행·산업·공동체 재생)에 대해 총 2단계(▲1단계 종로~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 ▲2단계 삼풍상가~풍전호텔~진양상가)로 추진 중이다.
세운상가군 8월까지 '4차산업혁명 플랫폼' 거점공간 오픈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1단계(3월) 기간 동안 전략기관 입주공간(기반·지원)을, 2단계인 5월에는 청년 스타트업·메이커 입주공간(창작·개발), 9월 3단계는 시민문화공간(보행·문화) 조성 등 총 3단계로 진행된다.
청년 스타트업과 메이커의 창업 기반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시가 유치한 4대 전략기관(▲서울시립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씨즈 ▲팹랩서울)의 입주공간 2개소가 2일 문을 열었다.
장기간 비어있던 아세아상가 3층(약 630㎡)에는 청년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공간이, 세운상가의 축적된 시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지하 보일러실(약 165㎡)에는 제작·창작 활동을 이뤄지는 제작소가 조성된다. 기술·창업을 교육하는 서울시립대 시티캠퍼스는 두 곳에 모두 강의실을 운영하고, 기술·제조 분야 사회적경제 조직을 전방위 지원하는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도 오픈한다.
5월에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보행데크(세운~대림상가 구간) 옆 난간 쪽에 '세운 메이커스 큐브'라는 이름의 29개 창업공간이 조성된다. 여기에는 드론개발실, 스마트의료기개발실 등이 만들어져 실제 스타트업이 입주해 창작, 개발 활동을 할 수 있다. 3월 중 입주기업 모집 예정이다.
8월에는 이런 공간을 외부와 연결하는 문화시설이 조성을 완료하고 시민들을 맞는다. 남산과 종묘가 한눈에 들어오는 세운상가 옥상에는 전망대가 있는 쉼터가 생기고(세운옥상), 청계천 복원 당시 철거됐던 공중보행교(세운~청계상가)가 부활한다.(세운보행교) 옛 초록띠공원은 광장으로 변신하며, 지하에는 공사 중 발견된 조선시대 중부관아터와 유적을 현지보존방식으로 전시하는 한양도성 내 최초 전시관이 조성된다.
10년 넘게 지체됐던 '세운4구역' 사업 정상화
단위별 사업을 추진하는 '세운 재정비촉진지구' 171개 구역는 세운상가군에서 시작한 창의제조산업 활성화와 연계해 산업과 주거, 문화가 복합된 '메이커시티'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시는 지난 2014년 도시의 역사성을 살리고 사업 실현성을 높이기 위해 세운상가군은 존치하고 주변 구역은 소·중 규모(171구역)로 분할개발하는 내용의 재정비촉진계획을 확정,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세운상가와 종로4가네거리 및 청계4가네거리를 4개 축으로 하는 '세운4구역' 3만2천223.7㎡은 오는 2023년 역사적 자산과 도심 산업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단지로 다시 태어난다.
대규모 철거 재개발 계획으로 시행착오를 겪었던 세운4구역은 2004년 수립한 건축계획안(최고높이 122.3m)에 대해 세계문화유산 종묘 등 인접한 역사경관 훼손이 우려된다는 의견과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층으로 지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함에 따라 사업이 지연되고 이로 인해 주민 갈등도 심화됐다.
이에 시는 구역별 주민면담 300회, 문화재위원회 심의 5년(종로변 55m이하, 청계천변 71.9m이하), 정책자문단 등 회의 60회 등을 거친 논의와 설득 끝에 지역과 주민을 존중하는 창의적 설계안을 마련하도록 계획을 확정했다.
중앙에 대형광장을 중심으로 호텔, 사무실, 오피스텔 등 상업시설이 연면적 28만㎡ 규모로 들어선다. 특히, 세운4구역 내 보존 가치가 있는 역사건물 8채와 옛 골목길 등 도시조직 일부를 보존해 장소의 역사성과 세계유산인 종묘와 어울리는 경관을 유지한 가운데 개발되는 점이 특징이다.
세운4구역은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유일한 통합구역으로서 세운상가군 활성화 계획과 연계해 낙후된 환경을 개선하고, 역사도심의 위상에 부응할 수 있는 도시재생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는 서울형 도시재생의 롤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80년대부터 빠르고 유연한 생산방식으로 도심제조산업의 성공신화를 만들었던 세운상가군이 청년들의 혁신성, 기술장인들의 노하우, 미래기술이 결합해 서울의 미래먹거리를 만들어내는 4차산업혁명 전진기지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아울러,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세운4구역이 오랜 갈등 끝에 본궤도에 오르게 된 만큼 지역주민, 문화재청 등과 지속 소통해 차질없이 진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