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고는 있지만 코스피 시장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 경제는 현재 반도체 산업이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에 정부에서도 최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내세운 가운데, 이전부터 진행돼 온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공익법률센터 농본의 대표를 맡고 있는 하승수 변호사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반도체 국가산단의 미래전략’ 세미나의 발제자로 나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선정에 대해 현실적인 어려움은 물론 절차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 변호사는 이 지라에서 “삼성전자가 들어설 국가산단이 비메모리(파운드리) 산단인데, 삼성의 파운드리 점유율이 올해 1분기 기준 7%대에 불과하고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이 이미 가동을 앞두고 있다”며 용인 산단의 사업 타당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하 변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것은 민간 자금과 책임으로 진행되는 '일반산업단지'이고, 삼성전자가 들어설 곳은 국토교통부 승인과 LH의 공영개발 방식인 '국가산업단지'로, 실패 시 부담이 전액 국가와 국민에게 귀속되는 구조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력 인프라 구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하 변호사는 “수도권의 전력 자급률이 서울 10%대, 경기 60%대에 그치는 반면 산업용 전력 소비가 집중돼 있어 초고압 송전선 7~8개 회선이 이미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다”며 “국회입법조사처도 서울 면적의 1.9%에 불과한 지역에 서울 남부 비상전력의 약 60%를 공급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용인 산단 선정에 절차적인 하자가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2024년 3월 15일 대통령이 비상경제민생회의라는 비공식 자리에서 15개 산단을 발표하면서 정상 절차를 거친 14개와 달리 용인 산단만 심사위원이 구성된 3월 14일 이튿날 발표됐으며, 2022년 국가첨단산업위원회가 결정한 공모 절차가 사실상 생략되기도 했다”고 말한 하 변호사는 “민가 542가구, 공장 89개에 달하는 이주단지 환경영향평가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 속도전을 강조하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하 변호사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관련 자료 전면 공개, 물 재활용률 제고, 전력 공급의 지역 분산 및 안보적 고려, 해외기업을 위한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