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은 국가별 규제와 유통 구조, 산업 생태계가 서로 달라 단일한 진출 방식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이에, 제품이 속한 산업과 목표 고객에 따라 우선 진입 국가와 전시 플랫폼을 구분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RX ISG KOREA는 7월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SEOUL SEMINAR 2026’을 열고 중국과 프랑스 등 주요 해외 시장의 산업별 진출 가능성을 다뤘다. 프랑스 세션에서는 이리안 PM이 ‘왜 글로벌 브랜드는 프랑스에 모이는가: 유럽 비즈니스 허브 집중 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프랑스에서 세일즈·마케팅 분야를 공부한 이 PM은 현재 RX의 유럽 현지 조직과 협업하며 한국 기업의 유럽 전시 참가와 시장 진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리안 PM 발표에서 유럽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이 먼저 확인해야 할 요소로 현지 인증, 유통 방식, 잠재 수요, 국가별 산업 구조를 제시했다. 전시회는 단기 계약 체결만을 목적으로 하기보다 시장 반응과 경쟁 구도, 제품 개선 방향을 확인하는 초기 검증 단계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리안 PM은 “유럽 진출은 모든 기업에 같은 방식으로 적용할 수 없다”며 “산업에 따라 출발해야 할 국가와 만나야 할 바이어, 준비해야 할 인증과 유통 전략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 참가가 곧바로 계약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현장에서 확보한 바이어 반응과 경쟁사 정보, 파트너 네트워크는 다음 수출 전략을 세우는 기준이 된다”며 “시행착오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현실적인 첫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식음료·호텔·관광·디자인 산업 연결
이 PM은 프랑스를 식음료와 호스피탈리티, 관광, 인테리어, 리테일 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시장으로 평가했다. 한국 기업도 프랑스를 기반으로 K-푸드와 외식 콘텐츠, 호텔용 제품, 디자인 상품을 유럽 시장에 소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식음료 분야에서는 Snack Show Paris가 소개됐다. 이 전시회는 스낵, 패스트푸드, 테이크아웃, 모바일 케이터링 분야를 중심으로 식품과 장비, 포장, 디지털 기술을 다룬다.
이 PM은 유럽 내 아시아 식품과 브랜드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2027년 행사에서 한국 길거리 음식과 관련 제품을 소개하는 ‘K-Street’ 구성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 기업은 단순한 제품 전시보다 현지 외식 운영 환경과 유통 규격, 메뉴 적용 가능성까지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호텔·외식 분야에서는 EquipHotel Paris가 거론됐다. EquipHotel은 호텔과 레스토랑 운영에 필요한 주방 장비, 보안, 웰빙, 디자인, 서비스 기술을 다루는 호스피탈리티 전시회다. 공식 일정에 따르면 2026년 행사는 11월 2일부터 5일까지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다.
그는 호텔 공급 시장에 진입하려는 기업은 완제품 성능뿐 아니라 유지관리 체계, 디자인, 에너지 사용, 현지 규정 적합성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ILTM·IFTM으로 관광 산업별 바이어 구분
럭셔리 관광 분야에서는 ILTM Cannes가 소개됐다. ILTM은 럭셔리 호텔과 리조트, 크루즈, 관광청, 여행 서비스 기업이 참가하고, 초청 바이어와 공급기업 간 사전 미팅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행사다. RX가 공개한 일정상 ILTM Cannes 2026은 11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개최된다.
이 PM은 “럭셔리 여행 시장은 참가자 수보다 바이어의 구매 권한과 사전 매칭 구조가 중요하다”며 “호텔, 관광 콘텐츠, 프리미엄 서비스 기업은 일반 관광 전시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 관광산업 플랫폼으로는 IFTM이 언급됐다. IFTM은 레저여행과 비즈니스 여행, 마이스(MICE), 단체관광, 교통 및 관광기술 분야를 연결하는 행사로, 관광청과 여행사, 운송기업, 기술 공급기업 간 협업이 이뤄지는 구조다.
MAPIC, 브랜드와 상업용 부동산 연결
리테일과 상업용 부동산 분야에서는 MAPIC이 소개됐다. MAPIC은 리테일 브랜드와 부동산 개발사, 쇼핑센터 운영사, 투자자, 도시 관계자가 입점과 개발 프로젝트를 논의하는 비즈니스 행사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외식 프랜차이즈와 라이프스타일, 엔터테인먼트, 리테일 브랜드가 유럽의 쇼핑몰 및 복합공간 운영사와 접점을 마련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설명됐다.
RX에 따르면 최근 MAPIC 행사에는 리테일 브랜드 관계자를 포함해 75개국에서 약 4천 명이 참가했으며, 상업용 부동산과 리테일 시장의 거래 및 네트워킹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이 PM은 “프랑스 시장에 진출하려는 소비재 기업은 단순 수출뿐 아니라 팝업스토어와 현지 유통, 매장 입점, 프랜차이즈 협력 등 여러 방식의 진출 구조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순환경제 분야는 Pollutec과 STEP 연계
환경 산업에서는 Pollutec Lyon과 STEP이 주요 전시 플랫폼으로 제시됐다.
Pollutec은 수처리와 폐기물 관리, 재활용, 탈탄소, 에너지 효율 등 환경산업 전반을 다루며, 기업과 지방정부, 공공기관, 정책 관계자를 연결하는 행사다. RX 역시 Pollutec을 도시 관리와 지속가능한 산업 전환을 다루는 주요 전시 플랫폼으로 분류하고 있다.
STEP은 탈탄소와 순환경제를 중심으로 산업계와 공공기관, 환경기술 기업을 연결하는 행사로 소개됐다. 이 PM은 환경 기술 분야에서는 장비 성능만 제시하기보다 탄소 감축량과 운영비, 자원 회수율, 제도 대응 자료 등 사업성을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소·원자력은 국가별 에너지 구조 고려해야
에너지 분야에서는 국가별로 진입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수소 산업은 항만과 운송 인프라가 구축된 네덜란드를 포함한 북서유럽 지역이 주요 시장으로 제시됐으며, 원자력과 저탄소 전력, 산업 탈탄소 분야에서는 프랑스의 정책 및 산업 기반이 강조됐다.
관련 행사로는 World Hydrogen Summit & Exhibition과 World Nuclear Exhibition이 소개됐다. 이 PM은 에너지 분야 전시 참가 시 기술 소개에 그치지 않고 프로젝트 개발사, EPC 기업, 금융기관, 정부·공공기관 등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자료를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World Hydrogen Summit은 로테르담에서 글로벌 산업 관계자들을 연결하며 프로젝트의 상용화와 투자 실행을 주요 의제로 다루고 있다.
물류·부동산·산업안전 분야도 전문 플랫폼 활용
물류 분야에서는 SITL이, 부동산 개발과 투자 분야에서는 MIPIM이 소개됐다.
SITL은 운송과 창고, 공급망, 물류 자동화, 디지털 운영 기술을 다루는 전시회다. 물류기업뿐 아니라 제조사와 유통사, 시스템 공급기업이 물류 운영과 기술 투자를 논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설명됐다.
MIPIM은 부동산 투자자와 개발사, 건설사, 도시 및 정부 관계자가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와 투자 기회를 논의하는 행사다. RX는 MIPIM을 글로벌 자본과 부동산 개발 기회를 연결하는 대표 플랫폼으로 운영하고 있다.
산업안전과 보안 분야에서는 Expoprotection이 소개됐다. 이 전시회는 산업재해 예방과 개인보호장비, 출입통제, 영상보안, 화재 예방, 사이버 보안 등을 함께 다룬다. 이 PM은 AI와 센서, 통합관제 기술이 산업안전 분야에 적용되면서 물리적 안전과 디지털 보안 간 경계도 점차 좁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회 규모보다 바이어와 산업 적합성 살펴야”
이 PM은 전시회를 선택할 때 참가기업 수나 전시장 규모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목표가 제품 판매인지, 유통 파트너 발굴인지, 기술 협력인지, 현지 투자 유치인지에 따라 적합한 전시와 참가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시장 진입 초기 기업은 바이어 반응과 인증 요건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이미 수출 경험이 있는 기업은 지역별 유통 확대나 프로젝트 수주를 목표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늘 소개한 행사들은 단순히 부스를 설치하는 공간이 아니라 산업별 의사결정권자가 모이고 시장 변화를 확인하는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며 “기업의 제품과 예산, 진출 단계에 맞춰 전시 참가 목적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시장을 막연히 멀고 어려운 시장으로 보기보다 산업별로 접근 가능한 국가와 파트너를 구분한다면 한국 기업도 구체적인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RX ISG KOREA는 현지 조직과 협력해 기업들이 적합한 바이어를 만나고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