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과정에서 고의로 성능을 저하시킨 사실이 드러나 전세계적으로 고객들의 집단소송이 일어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는 애플이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아이폰X에서도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새 해를 넘기자 아이폰X 판매를 경고하는 이야기들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 부품 주문 하향으로 인한 가동률 악화, 구모델(아이폰6S, 아이폰7 등)의 판매 증가 등의 이야기들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조기 생산 중단과 같은 극단적인 이슈도 제기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아이폰X의 판매 부진을 가리킨다.
출시 전부터 이슈가 되었던 가격 저항의 문제는 결국 아이폰X 판매의 발목을 잡았다. 3D센싱, 빠른 프로세서, OLED 풀스크린의 사용자의 반응은 모두 긍정적이었지만, 새로운 기술들은 전작대비 15-30% 높아진 가격만큼의 가치를 제공하는 데에 실패했다.
아이폰X의 제품 사이클은 충성도 강한 고객의 초기 수요가 줄어든 이후 빠르게 끝이 났고, 애플은 아이폰X의 생산을 크게 줄일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에는 구 모델의 판매 비중을 늘리며 전체 판매량을 맞추려고 노력할 것이다. 또한 하반기에는 아이폰 신모델의 출시 시기를 앞당기려 노력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이폰X의 수요 부진에 의해, 주요 부품사들의 상반기 주문량 하향 추세(Order cut)가 추가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1분기의 아이폰X 부품 주문량은 3개월 전 예상했던 4천만대 수준에서 현재 20% 정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2분기 역시 1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폰X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OLED 디스플레이와 3D센싱은 동시에 가격상승으로 인한 판매 부진의 원인이기도 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아이폰X의 판매 부진이 향후 애플의 OLED와 3D센싱 채용 포기를 야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해당 부품들이 애플의 기술 방향성인 증강현실에 필수적인 부품이기 때문이다.
다만 부품 가격 인하는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다. 또한 애플의 모든 제품군에서 3D센싱을 채용하려는 움직임과는 달리, OLED는 일부 하이엔드 제품군에 국한돼 도입률의 증가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계절도 애플의 편은 아니다. 2분기는 전형적인 아이폰의 비수기이지만, 올해 2분기는 특히 애플 부품 공급 업체 사이에서 비수기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또한 3분기부터의 아이폰X 부품 주문도 추가적인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3분기 생산을 시작하는 신제품은 모델 수 증가와 기저효과로 인해 더욱 긍정적인 초기 판매를 예상한다.
한편, 아이폰X 판매 부진이 경쟁제품인 갤럭시 S9 판매에 미칠 반사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이는 이번 아이폰의 판매 부진이 제품 경쟁력(공급)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하이엔드 제품의 가격 저항(수요)에서 왔기 때문이다.
하이엔드 스마트폰 수요의 가격 탄력성을 확인한 이상 갤럭시 S9 도 추가적인 판가 인상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예상한다.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전략은 가격과 성능에서 성능을 택하는 구도였지만, 이제 가격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