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금융시장이 트럼프발 통상 이슈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변동성을 보여주는 VIX 지수는 트럼프가 보호무역 공약을 가지고 당선됐던 당시 수준만큼 높아졌다.
트럼프의 보호무역 행보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필요성에 의해 강화된 만큼, 연말까지 높은 변동성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의 통상 이슈들은 어떤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 어떤 변화에 주목해야 할까?
한미 간 통상 이슈는 크게 한미 FTA 재협상과 환율 관련 부속협의, 철강 관세 부과 면제로 추려진다. 한미 FTA 재협상 결과는 국내 산업별로 장단이 있겠지만 표면적으로는 큰 손해는 없는 타결이라고 판단된다.
미국의 대(對)한국 최대 적자 품목인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 측의 요구사항을 수용했지만, 개정 결과가 당장 큰 타격을 줄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다만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제도 개선은 국내 약값 인상이나 국내 제약사의 경쟁력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협의 결과와 향후 제도 변경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요 요구사항에서 실익을 확보한 미국과 달리, 우리 측은 리스크가 높았던 부분을 방어하고 향후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는 제도적 측면을 보완하는 데 집중했다. 농산물 추가 개방이나 자동차 부품의 미국산 의무 비율 등에 대해 반영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분쟁해결제도와 무역구제 절차에 대한 협정 내용을 개정했다.
미국과의 환율 관련 협의는 원화 강세 요인이지만,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 부분은 우리 정부와 달리 미국 정부가 이번 한미 FTA 재협상의 성과 중 하나로 환율 합의를 공식화하면서 이슈로 부각됐다.
경쟁적 평가절하와 환율조작을 금지하는 조항에 대한 합의가 진행됐다는 것인데, 우리 정부는 한미 FTA 재협상과는 별개로 4월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를 앞두고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이다. 환율 합의 배경에 대한 양국의 입장차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 합의가 결과적으로 원화 강세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다만 환율보고서가 발표되는 4월과 10월에 계절적으로 나타났던 원화 강세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시장에 새로운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에서 국가 면제를 받은 것은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 비교적 선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대미 철강 수출량의 쿼터가 설정돼 어느 정도의 철강 수출 둔화는 불가피해졌다. 지난 3년간 평균 대미 철강 수출량의 70% 쿼터로, 약 268만 톤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기존 미국 상무부의 제재 권고안이 최소 53% 관세 부과 및 지난 해 수출량의 63% 쿼터 설정이었고, 이 기준이 향후에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까지 감안 하면 조기 면제가 오히려 안정적일 수 있다.
IBK투자증권의 정용택 연구원은 “한미 통상 이슈들이 국내 특정 산업이나 외환시장에 어느 정도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우리 경제의 성장을 지탱하고 있는 수출 경기 자체를 무너뜨릴 요소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수출 시장과 품목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서 극복해 나갈 수 있고. 원화 강세 역시 한국 수출 실적은 과거만큼 원/달러 환율에 민감하게 좌우되지 않는다. 지난해 원화가 꾸준히 강한 흐름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주 축이었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수출 점유율 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