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미·중 통상전쟁의 장기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한국의 글로벌 생산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전경련 컨퍼런스룸에서 진행된 ‘미·중 통상전쟁에 대한 미국측 시각과 한국에의 영향’ 좌담회에서 톰 번(Tom Byrne)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은 “지난 3월 한미 FTA 개정안이 타결됐지만 한국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와 통상법 슈퍼 301조 적용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무디스에서 20여 년 간 한국의 신용평가를 담당해 온 번 회장은 “글로벌 통상환경과 대미 투자환경 악화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 입장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위기상황의 재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국가신용등급은 문제가 없지만, 글로벌 생산 환경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내세운 기조는 제조업 등 일자리 창출이라면서, “지난 분기 미국의 경제는 4.1% 성장했지만, 무역 적자에 대한 논의가 지속된다면 제조업의 90% 가량 일자리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트럼프 정책의 약점을 지적했다.
톰 번 회장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과 미 언론에서도 중국에 대한 관세부과로 인해 캐나다·서유럽·한국 등 우방국과의 관계를 헤칠까봐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국으로 인한 희생은 없어야 하며 공정한 자유무역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 하원 대표단과 한국 정부 고위급의 좌담회를 개최하기도 한 코리아소사이어티 번 회장은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의 정치적 맥락 탓에 하원과 의회 모두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정치적 인기를 의식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하원은 투자 부문에 집중하고 있으며 의회는 그마저도 뒷전”이라고 전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 톰 번 회장은 “한국은 자발적으로 철강수출을 자제하겠다고 의견을 내비추는 등 한국의 무역적자액이 미국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한미 FTA 재협상이 긍정적으로 진전된 마당에 트럼프 정부가 한국을 감시대상을 지정한다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행동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여러 가지 통상 압력을 가하고 있는 건 그만큼 무역 적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전 본부장은 “지금과 같은 무차별적인 관세부과는 적절치 않지만 그동안 행해온 지적재산권 침해, 중국 정부의 과도한 보조금 지원 등 인위적인 정책 등을 감안하면 타당한 부분도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무역전쟁의 진행 여부에 대해선 “미국의 수출 비중은 총GDP의 9%에 해당하고, 중국은 18%에 달한다”며 “중국의 타격이 더 크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미국의 타격도 무시 못 할 구조다. 11월 중간 선거가 지난 시점에서 타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