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지난 3월 미국 정부는 중국이 특허권 침해와 불공정 기술 이전 정책 등을 관행하고 있다며 WTO에 제소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중국산 기술제품 500억 달러 규모에 대해 25% 관세를 발효시키며 양국 간에 무역전쟁이 촉발되기도 했다.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미중 기술패권 문제에 따른 한국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미중 기술패권 전쟁, 한국의 생존 전략-지식재산 보호·집행 강화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언주 의원, 이종배 의원, 홍의락 의원, 김기범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지식재산진흥관, 손승우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제는 미국이 중국의 경제적 위협을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며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이 글로벌 경제는 물론, 대미, 대중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에 미칠 영향은 지대하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미국의 기술이나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우리나라도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의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현실이다”라고 덧붙였다.
김태만 특허청 차장은 주요 강대국들의 예를 들며 특허·영업비밀 등 지식재산 확보를 위해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특허청은 지식재산의 보호수준을 끌어올림으로써,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국정목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을 통해 대기업 등이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등 경제적 약자의 아이디어나 기술을 탈취하는 것을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특허청의 전문성을 활용해 행정조사 및 시정권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한국의 무역체제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토론자로 나선 류태규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미국의 관세폭탄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 중간재를 공급하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의 연쇄적 피해가 발생될 것”이라며 “또한, 미중 무역전쟁은 장기화되거나 소강상태가 온다 할지라도 어차피 패권을 향한 충돌이므로 결국 다시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미국과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재의 무역체제를 보다 다변화해야 한다”며 “관세를 보호무역의 수단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양자간 또는 다자간 FTA 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등에 가입하는 방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승우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침해의 손해배상액은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에 비해 7분의 1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더욱이 심각한 것은 기업들이 지식재산을 경시하고 투자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비용을 생각하고, 지식재산은 기업의 기술을 보호해 주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해져 지식재산 생태계와 지식산업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강한 지식재산 보호를 위해서는 현재 특허청이 추진하는 ‘3배 배상제도’를 시급히 도입하고 원천기술 창출을 위한 과학시술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특히, 국회에 상정돼 있는 3배 배상제도는 ‘지식재산 생태계’의 복원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