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미국과 멕시코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잠정합의 했다. 이에 따른 각 산업별 영향이 어떻게 전개될 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은 1992년 12월17일,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3국이 NAFTA 협정문에 서명을 하면서 1994년 1월1일부터 발효됐다.
합의 배경은 이렇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서 NAFTA 재협상 의사를 표명했고, 2017년 8월16일, 3국 재협상이 개시됐지만, 3국의 이견 차이로 합의에 난항을 겪었다.
이후, 미국과 멕시코는 양자 협상을 시작했으며 올해 8월27일 원칙적 예비 합의에 도달했다. 미국과 멕시코는 자동차 역내 생산 원산지 비율을 62.5%에서 75%까지 확대, 자동차 부품의 40~45%를 시간 당 16달러 이상을 버는 고임금 노동자가 생산하도록 의무화 했다. 섬유 분야 원산지 규정 강화 등에 합의했으며 분쟁해결, 일몰조항, 지재권 분야에서도 합의를 했다.
코트라는 NAFTA 재협상과 멕시코 주요 산업별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역내 부품조달 비율 인상으로 이미 진출한 기업은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멕시코에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외국 기업들은 영향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수출 쿼터와 고임금 조건은 진출기업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멕시코에 기 진출한 완성차 업체의 경우, 기존 수입 부품을 역내 생산 부품으로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원산지 규정 강화에 따른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완성차 회사와 함께 멕시코에 동반 진출한 협력사들의 경우,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는 물론, 신규 진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수출쿼터가 적용이 되면 멕시코의 자동차 수출량은 정체될 공산이 크다. 미국이 자동차 수출쿼터를 240만대로 확정할 경우 멕시코 진출 자동차 기업들은 25% 고관세를 피해 미국에 2017년과 비슷한 수준의 수출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 있어서 멕시코 자동차 및 관련 부품 수출은 멕시코 전체 수출의 약 24.9%를 차지할 정도로 멕시코 내 주요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멕시코 내에는 총 30여개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진출해있으며, 멕시코 자동차 산업 주요 클러스터가 형성된 7개 주에서 전체 생산량의 8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멕시코 통계청에 따르면 멕시코는 전 세계 9위 섬유제품 수출 국가다. 지난해 기준, 미국이 전체 섬유제품 수출의 약 86.8%, 수입의 약 39.2%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한편 멕시코는 이번 합의를 통해 캐나다가 새로운 NAFTA 내용에 합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미국과 양자 간 자유무역을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글로벌 생산기지로써의 입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NAFTA 2.0이 발효되기 위해서는 아직 캐나다와의 합의 및 합의 후에도 3국의 의회 비준이 남았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21년 1월에 발효한다.
코트라 측은 "한국 기업은 새로운 NAFTA가 발효될 때까지 수출 구조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라인을 선제적으로 조정하는 점을 감안,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국내에서 수출하는 방식 만이 아닌 멕시코에 직접 진출하는 방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중간재를 생산하는 협력사들의 경우, 대기업과 동반 진출 모델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고 했다.
한국 기업은 글로벌 기업이 생산라인을 조정하는 시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멕시코에 직접 진출하는 방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