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분야에서 규제 장벽에 막혀 빛을 발하지 못했던 블록체인의 손길이 의료 분야에 닿기 시작하며 블록체인의 순기능에 대한 가능성이 한 번 더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2일 산업교육연구소(KIEI)가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개최한 DSCC, 세미나허브 공동 주최의 ‘2019년 AI/블록체인 기반 의료(서비스) 최신 분석과 적용사례 및 사업전망 세미나’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의료 서비스 기술의 동향과 활용 방법, 다양한 사례 등을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블록체인 기반 의료 서비스 최신 기술 동향과 기술 인프라 구축 방향 및 핵심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정세영 교수는 “국내 블록체인은 암호화폐 때문에 위험한 기술로 인식됐지만, 사실 하나의 구성요소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블록체인의 순기능을 선별해 헬스케어 분야에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발표에서 제시된 2017년과 2018년의 가트너의 하이프 사이클(Gartner Hype Cycle)에 따르면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블록체인 기술은 세기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으나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못한 수준이다.
정세영 교수는 “블록체인은 헬스케어 분야의 난제를 해결해 의료 시스템의 과정 전반에서 비약적인 속도 향상을 이뤄줄 핵심 기술”이라며 “국내 환경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 실증 단계로 올라오지 못한 파일럿 수준의 블록체인 기술이 의료 분야에서 효율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부언했다.
“블록체인이 의료 데이터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환할 데이터에 대한 표준이 개발돼야 한다”라고 말한 정 교수는 헬스케어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의료 정보의 표준화’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이 헬스케어 분야에 적절히 활용되면 병원 간 환자의 과거 데이터 공유를 가능하게 해 불필요한 중복검사·처방 등을 방지하며 의료비용 부담과 진료 오류를 줄일 것”이라며 “하지만 표준화를 통한 ‘의료 정보 통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완벽한 블록체인 플랫폼이 구축된다 하더라도 결국 쓸모없는 기술로 남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정보 자체를 블록체인 상에서 관리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는데, 정보의 기밀성·완결성·가용성(CIA)을 바탕으로 ‘정보 안전성’을 확보하며 표준화를 구축해 블록체인 기술이 헬스케어 분야에 긍정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헬스케어 분야에 적용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의 사례로 ▲임상시험에서의 공유 데이터 이력 관리 ▲자격·신원 증명 ▲데이터(환자의 진료 정보 등) 공유를 제시했다.
최수린 기자 sr.choi@kid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