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태양광 발전소 등을 비롯한 소규모 발전사업자들의 중개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짐으로써 발전사업 운영에 대한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9 소규모 전력중개사업 본격 시작’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공포된 소규모 전력중개사업 허용을 포함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같은 해 12월 13일 시행됐다. 올해 1월 중개시스템 실증테스트를 거쳐 오는 2월부터 본격적인 거래가 이뤄질 예정이다.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은 전력중개사업자(이하 중개사업자)가 1MW 이하의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전기자동차 등에서 생산 및 저장한 전기를 모아 전력시장에서 거래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중개사업자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생산한 전력과 공급인증서(REC)를 대신 거래하고, 발전설비 유지보수 등 전력자원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수수료를 중개사업자에게 지불하면, 복잡하고 번거로운 거래 절차 숙지 및 이행 등의 거래서비스를 위탁할 수 있고, 다수의 발전소를 통합해 운영비용을 절감하는 등 발전사업 운영에 대한 부담을 완화할 수 있게 됐다.
보고서에 의하면 중개사업자는 전력 및 REC 거래에 있어 물량 증가로 가격 교섭력을 높일 수 있으며, 발전소 유지 관리 및 투자 등에 전문적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증가로 현물 REC 판매에 대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으로, 중개사업자를 통한 가격 협상력 제고가 기대된다.
초기 중개서비스 이용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입찰에 실패한 중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참여가 늘어나면서 전력시장 회원사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수백kW급 중형 태양광 발전사업자의 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전력시장 회원사의 95% 이상을 신재생에너지 사업자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지난해 11월 한 달간 태양광 발전사업자 155개사가 신규로 등록했다.
현재 중소규모 태양광 발전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은 소형 태양광 고정가격 매입제도(한국형 FIT) 참여, 고정가격계약 경쟁 입찰 사업자 선정 등이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직접 전력시장 및 REC 현물 시장에 참여해 판매해야 한다. 다만 MW급 대규모 발전소는 RPS 의무대상자(발전공기업 등)와 직접 장기 고정가격계약 체결이 가능하다.
소형 태양광 고정가격계약의 경우,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20년간 전력을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설비용량은 30kW 미만(농·어·축산업 등은 100kW 미만)이다. 선정 경쟁이 치열한 고저가격계약 경쟁은 선정횟수가 연 2회이며, 회당 총 선정 용량이 250MW로 제한됐지만, 입찰에 참여하는 발전소가 대폭 늘어나 경쟁률이 크게 증가했다. 고정가격계약 입찰에 탈락한 발전소들은 개별적으로 전력 및 REC를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편의성 및 가격 교섭력을 높일 수 있는 중개서비스 이용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가정용 태양광 설치도 늘어나 태양광 상계거래(수용가에 소규모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생산된 전기를 주택에서 먼저 사용하고 남은 전력을 한전에 송전하면 잉여량만큼 전기요금에서 차감하는 거래방식)도 확대되는 추세다. 태양광 설치가구 증가보다 잉여전력량 증가폭이 더 높아 전력 운용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으며, 중개사업자를 이용한 전체 편익 향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력중개사업자로 KT, 포스코에너지, SKT 등이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력수요 예측 및 관리 역량이 중요하게 작용될 전망이다. 특히 유럽·미국 등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전력 중개를 이용한 가상발전소(VPP) 비즈니스는 IoT 기술을 바탕으로 태양광, ESS 등 분산자원을 연결 및 제어하는 가상의 주체를 가리키는데, 소규모 자원을 하나로 모으는 개념이어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지난 2016년 소규모 전력중개 시범사업을 진행한 바 있으며, 당시 사업에 참여했던 업체(KT, 포스코에너지, 벽산파워, 이든스토리, 한화에너지, 탑솔라)들을 중심으로 초기 전력중개거래 사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중 KT는 AI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엔진 ‘e-Brain’이 탑재된 에너지통합관리 플랫폼(KT-MEG)을 기반으로 발전량 예측기술과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전력중개시스템을 구축했다. 포스코에너지는 분산자원 관제 등이 가능한 통합운영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구축했다.
전력중개사업 본격 시작에 대해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마지황 수석연구원은 “현재 전력시장구조, 전력 및 REC 가격의 불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전력중개사업이 당장 수익을 창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의 추가 지원제도 및 사업모델의 경쟁력 등에 따라 사업 유인은 차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