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남북간의 관계가 과거 어느 시절보다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 또한 확산되고 있다. 이에, 양 측이 좀 더 효율적인 경제협력을 이뤄가기 위해서는 표준의 공유가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반도경제문화포럼과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의 공동주최로 29일 국회에서 열린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길! 남북 표준‧품질 경제협력 방안 토론회’에서는 남북간의 표준 제정 및 공유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한국표준협회의 이상진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로 남북이 표준시를 통일한 것을 시작으로 남북 표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며, “남과 북이 표준을 통일하는 것은 남과 북의 공동 번영을 위한 협력기반 구축”이라고 표준 통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북 경협을 위한 표준‧품질 협력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 연세대학교의 이희진 교수는 “표준은 사회의 효율성과 질서 확립에 기여하며, 인지 여부에 상관없이 사람의 행동을 규정한다”고 언급했다.
표준은 산업발전과 교육 증대, 무역 자율화의 토대라고 전제한 이 교수는 “북한은 우리와 특수한 관계이지만 국제적으로 봤을 때는 개발도상국”이라며, “개발도상국은 수출대상국에서 요구하는 표준 품질관리와 규격을 맞추는데서 어려움을 겪지만, 글로벌 가치사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표준 인증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표준의 힘은 시장의 지배와 시장 경제의 룰을 생성한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아울러, 한 번 제정된 표준은 잘 바뀌지 않고 바꾸려고 하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표준의 제정은 분단의 고착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서둘러야 한다”고 말한 이 교수는 “표준은 시장에서 승자독식 현상이 발생하는 기저로서, 먼저 자리를 잡는 기업이 절대적 우위를 갖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 교수는 중국이 공격적으로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사업은 결국 ‘표준화 사업’이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도 이면을 살펴보면 화웨이 등이 포함된 5G 기술 표준 전쟁”이라고 정의한 이 교수는 “우리가 서두르지 않으면 북한 경제가 중국 표준에 진입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이 교수는 남북 산업표준‧품질 협력 전략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크게 전환전략과 남북표준‧품질 협력센터 운영의 투 트랙으로 나눠볼 수 있다”고 언급한 이 교수는 “전환전략의 겨우 부문‧산업별로 다른 경로로의 표준을 고안하는 것이 필요하며, 기존에 정착돼 있던 표준과 새로운 표준이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