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러시아 중고차 수출 시장이 수축된 가운데, 활로를 뚫기 위해서는 A/S 부품 및 차량 관리 용품 시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KOTRA의 ‘쉽지 않은 극동러시아 중고차 수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극동지역은 인구 1천 명당 51대의 자동차를 사면 신차가 3대, 중고차가 48대의 비율을 차지(극동연방관구 통계)할 정도로 중고차 판매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그러나 한때 뜨거웠던 러시아 수입 중고차 시장이 2000년대 말부터 장기침체에 빠졌다.
러시아의 경우 자동차 생산 공장 대부분이 러시아 서부지역에 몰려 있다. 물류비용을 고려했을 때 극동지역의 소비자들은 적정가의 신차를 구매하기가 어려워, 유사한 가격의 수입 중고차를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러나 활황이었던 러시아 중고차 수입 시장이 지난 2009년부터 급감하기 시작했다. Autostat와 ASM-holdings에 따르면 러시아는 한때 연간 약 30만 대(전체 자동차 수입의 80%) 가량의 중고차를 수입했다. 2002년에는 50만대를 넘기기도 했다.
블라디보스톡으로 중고차를 수출했던 한 회사의 대표 A씨는 “한 때 ‘블라디보스톡 주민의 30~40%가 자동차로 먹고산다’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극동지역의 중고차 시장이 활황이었다”고 밝혔다. 수입 중고차의 관문인 블라디보스톡에서 중고차 수입, 통관 관련 업무, 중고차 부품, 수리 등 중고차와 관련한 비즈니스가 활발했었던 것.
그러나 2008년 12월 러시아 정부가 수입 중고차에 대한 세금을 강화하면서, 2008년 약 38만 대에 달했던 러시아 중고차 수입은 2009년 거의 1~2만 대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이후에도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2012년 9월 러시아 정부는 환경 보호라는 명분 아래 자국 자동차 산업 육성이라는 목적을 위해 일종의 환경 부담금인 Utility Fee(폐차세)를 도입했다. 해당 비용은 생산자 혹은 수입자가 부담하지만, 판매가격에 반영돼 신차 및 수입 중고차의 가격 인상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2014년 러시아 경제위기로 촉발된 루블화 가치 하락도 중고차 수입 시장의 불황을 더하고 있다. A씨는 “국제원유가 등이 상승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루블화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러시아 중고차 수출 가능성은 제로”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극동러시아는 일본과 가깝다는 점, 품질에 대한 신뢰, 유사한 기후 조건 등으로 과거 일본 중고차 수입이 많았는데, 어려워진 중고차 수입환경에서도 극동러시아의 바이어들은 편법을 통해 일본 중고차를 지속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명 ‘절단 수입’이라는 편법이 통용되고 있는데, 일본에서 중고 차량을 구입한 후 블라디보스톡항까지 오는 도중 차량 본체를 2~3개 부분으로 크게 절단해 수입하는 것이다. 절단된 차량은 통관 시 ‘자동차부품’으로 신고할 수 있어 수입 관세율을 15.7%에서 2%로 낮출 수 있고, 폐차세 회피도 가능하다. 이런 편법이 가능한 이유는 극동러시아에 기존에 등록된 일본 차량이 워낙 많아 서류 조작이 쉬운 데다, 수리에 필요한 부품까지 전체 생태계가 갖춰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렇듯 편법을 이용하지 않으면 어려운 극동러시아 중고차 시장이지만, KOTRA 우상민 무역관은 “여전히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모델이 물류 여건 등으로 극동까지 진출하지 못해 수입 중고차에 대한 수요가 크기 때문에 매력적인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우 무역관은 “극동러시아는 중고차의 비율이 매우 높으며, 도로와 기후 여건 등도 좋지 않기 때문에 A/S 부품과 차량 관리 용품 시장 규모도 적지 않다”면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자동차에도 혼용할 수 있는 제품군 등을 중심으로 진출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라고 극동지역 중고차 시장 타개 방안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