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전세계적으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기술 기밀 침해와 관련해 국내 기업들간의 법적 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4월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인력유출에 따른 영업기밀 침해로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제소했다. 동시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과 팩, 샘플 등의 미국 수입의 전면 금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소송을 제기한 LG화학은 배터리 기밀침해 방지와 관련해 이미 수차례 수 차례 내용증명에도 불구하고 SK이노베이션은 입사지원자들을 통해 선행기술과 핵심 공정기술을 유출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LG화학 측에 따르면, 입사 지원자들이 회사 시스템에서 기술 관련 문서를 다수 유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SK이노베이션 측은 5월 3일 “경쟁사와 기술개발 및 생산방식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영업비밀은 전혀 필요없다”는 내용의 입장을 밝히면서 “특정업체의 직원을 빼오거나 배제한 일이 없으며, 경쟁사가 근거 없는 이슈 제기를 계속할 경우 법적 조치 등의 강력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양 사의 싸움은 11월 들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4월 29일 LG화학이 미국 ITC에 ‘영업비밀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로 다음날에도 이메일을 통해 자료 삭제를 지시하는 등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증거인멸 행위를 지속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LG화학 측이 발표한 것이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증거보존 의무 (Duty to preserve evidence)를 무시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증거인멸 (Spoliation of Evidence) 행위와 ▲ITC의 포렌식 명령을 준수하지 않은 ‘법정모독(Civil Contempt)’행위를 근거로 ▲SK이노베이션의 ‘패소 판결’을 조기에 내려주거나(Default Judgment) ▲SK이노베이션이 LG 화학의 영업비밀(Trade Secrets)을 탈취 (Misappropriation)해 연구개발, 생산, 테스트, 수주, 마케팅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사용(Use)했다는 사실 등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반적으로 원고가 제기한 조기 패소 판결(default judgment) 요청이 받아들여지게 되면, ‘예비결정(Initial Determination)’단계까지 진행될 것 없이 피고에게 패소 판결이 내려지게 된다. 이후 ITC 위원회에서 ‘최종결정(Final Determination)’을 내리면 원고 청구에 기초하여 관련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입금지 효력이 발생한다.
LG화학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소송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LG화학의 여론전”이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