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EIA, IEA 등 글로벌 에너지 기구는 12월 월간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원유 수급이 소폭 개선될 것임을 시사했다. 근본적인 원유 수급 개선을 예단하기에는 이르나 그 동안 지속적으로 악화됐던 원유 수급 전망이 처음으로 개선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국제 유가는 현재 개선된 원유 수급 전망과 OPEC+ 추가 감산에 따라 약 MoM 6% 반등한 67~ 68$/bbl(두바이 기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교보증권의 ‘글로벌 에너지 기구는 2020년 원유 수급 개선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3개 에너지기구의 12월 보고서에서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수요 증가에 대해 공통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EIA는 12월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원유 수요 증가분이 전월 전망 대비 7만 증가한 143만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러한 전망에는 중국과 일본의 원유 수요가 상향될 것이라는 가정이 포함돼 있다.
일본의 원유 수요는 매년 감소하고 있으나 감소폭이 축소될 것으로 가정했으며 중국의 2020년 원유 수요 증가분도 11월 전망 대비 늘어났다. IEA와 OPEC은 2020년 글로벌 전체 원유 수요 전망을 변경하지는 않았으나 IEA는 2019년 3분기에 중국/인도의 원유 수요가 회복되고 있음을 강조했으며 OPEC은 2020년 중국 이외 아시아 지역 원유 수요가 가장 클 것임을 언급했다.
글로벌 기구들은 12월 전망을 통해 전월 전망 대비 2020년 원유 공급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EIA는 2020년 글로벌 공급이 전월 전망 대비 25만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미국 증산 규모가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전망함과 동시에 OPEC+ 추가 감산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WSJ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원유 생산지인 Permian 지역의 경기 하강 속도가 가파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EA 역시 Non-OPEC 지역의 원유 증산 전망을 11월 230만에서 12월 210만으로 축소했다. OPEC은 2020년 공급 전망을 변경하지는 않았으나 2019년 미국의 원유 공급 증가분 전망을 하향하며 Non-OPEC 원유 공급 감소를 전망하는 여타 글로벌 에너지 기구들과 견해를 같이 했다.
전문가들은 원유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강보합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쉐일 업체는 원유 생산 확대를 지속했지만 최근 원유 강세 흐름에도 불구하고 생산 증가 폭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
이는 쉐일 업체들이 기대했던 생산량을 달성하지 못해 배럴당 생산 비용이 높아지고 있으며 미국 은행들도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투자가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분석 회사 Rystad Energy는 미국 쉐일 Capex 투자가 2019년~2020년 각각 전년 대비 -6%/-14%씩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원유/가스 생산 관련 고용 역시 순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교보증권의 김정현 연구원은 “유가 강세가 이어지더라도 미국 쉐일 업체들이 생산량을 조기에 확대할 수 없다”며, “유가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경우 3월까지 유효한 OPEC+ 추가 감산 합의의 결속력이 약해질 수 있고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에너지 가격이 높을 경우 미국 정치권에 정치적인 부담이 커진다는 점은 추가적인 상승을 제한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덧붙여 김 연구원은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OPEC+의 감산 합의는 한시적인 조치임을 강조했다”며, “원유 강세가 이어질 경우 미국 정부도 공급 확대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제 유가는 강보합 흐름 이어지되 추가적인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