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영향으로 베트남 제조업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이하 KITA)에서 발표한 ‘코로나19, 對베트남 경제의 파급 영향과 원인’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로 글로벌 수요가 타격을 받자 신규 오더가 급감, 베트남의 4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1% 감소했고 수입도 16.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베트남 4월 수출 감소는 컴퓨터·전자제품(-17.7%), 핸드폰(-52.9%) 등 최대 수출 품목뿐 아니라 섬유·의류(-31.2%) 및 신발(-13.5%) 등 전통적 수출 강세 제품의 부진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 감소는 컴퓨터·전자제품(-24.4%), 직물(-13.5%), 핸드폰(-33.8%) 등 최종재에 필요한 중간재의 수입을 감소시키는 파급효과를 발생시켰다.
해외 수입수요 하락으로 최종재 수출과 중간재 수입이 크게 감소하면서 베트남 제조업에 타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32.7로 2011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제조업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84.6으로 하락하는 등 수출입 감소의 여파로 제조업 생산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베트남 경제가 이와 같이 코로나19에 취약한 양상을 보이는 것은 우선 베트남 무역액이 GDP의 약 2배에 달할 정도로 무역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베트남은 수출과 수입이 소수 국가에 집중돼 있고, 중간재의 중국 의존도가 아세안 국가 중 가장 높다.
또한, 베트남은 외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전방 참여도는 하락한 반면, 수출할 재화를 생산하기 위해 해외 중간재를 수입하는 후방 참여도는 크게 상승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수요와 공급 부문에 큰 타격을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베트남의 수출입 구조는 수출 시장의 수요 감소와 중간재의 중국 리스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후방 참여율이 높아 수요 감소로 수출이 타격을 받고, 중국의 대베트남 전방 참여율이 높아 중국으로부터 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그 타격이 다른 국가에 비해 클 것으로 예측된다.
KITA 관계자는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이해하고 잘 대비할 필요가 있다. 우선 금융 불안과 공급 및 수요 충격으로 인한 실물경제의 하방 위험 가능성을 인지해야 한다’며 ‘베트남의 유동성은 이전 경제위기 수준에 비해 크게 하락했고, 외환보유고도 월평균 수입액의 3.1개월 정도로 마음을 놓기에 충분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가치사슬적 측면에서도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 수출 시장과 중간재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수입 중간재의 대중국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며 ‘베트남 현지에서 중간재 자급률을 높이거나, 베트남을 비롯해 아세안 역내에서 공급망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