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한국 조선산업계를 둘러싼 코로나19로 인한 지표의 악화는 일단락됐다. 유가가 반등했고, OECD와 중국의 경기선행지수도 저점에서 벗어났다. 올해의 해상물동량 증가율 전망치는 지난 4~5월 매월 큰 폭으로 낮아졌지만, 6~7월 조정폭은 미미했다. 최악은 지나간 듯 한 분위기다. 그 사이 조선주 주가도 2020년 P/B 기준 0.4배 아래로 떨어졌다가 0.5~0.7배까지 회복했다.
한화투자증권의 ‘더 나빠질 게 없는 것보다 언제 좋아질지가 더 중요’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 상황에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요인이라면 코로나 2차 팬데믹과 LNG 액화프로젝트의 건설중단 정도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 2차 팬데믹이 현실화된다면 그 영향이 조선업종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LNG 액화프로젝트 건설 중단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중국의 LNG수입 수요가 둔화되긴 하지만 여전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려되는 요소는 연초와 비교해 모잠비크나 나이지리아 액화설비 건설이 1년 정도 지연됐다는 점이다. 가동개시시점이 늦춰질수록 선박의 발주는 지연될 수 있다. LNG선의 발주 기대감은 현재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판단되는데, LNG선 발주가 내년으로 넘어갈 경우 수주 부진에 따른 주가 충격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건설 중단이 아니라면 어차피 발주는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지난 3월과 같은 큰 폭의 조정은 아닐 것이다.
최악의 상황이 지나간 만큼 가장 큰 관심은 조선업 경기가 언제 좋아질 것이냐 하는 점이다. 코로나 2차 팬데믹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물동량 감소 속도도 완화되고 있고, 지난 해 미중 무역분쟁 이슈로 미뤄진 발주도 있고, 20년 전 발주했던 노후 선박을 교체해야 하는 시점도 다가오고 있다.
현재로서는 두가지 요소가 조선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첫번째는 컨테이너선의 idle rate의 개선이다. 6월 현재 컨테이너선의 idle rate는 10.01%다. 5월 11.8% 보다 1.8%p 개선되기는 했지만 2010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전체 선복량의 10%가 놀고 있다는 의미니까 컨테이너 물동량이 살아나더라도 일단은 이 선박들이 먼저 투입되고 나서야 선박 발주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다.
두번째는 저장용으로 사용되는 탱커들의 귀환이다. 클락슨 집계에 따르면 6월 현재 총 344척의 탱커가 약 3억3천700만 배럴의 기름을 저장하고 있다. 이 역시 3월 513척, 4억4천800만 배럴에 비하면 약 1억1천만 배럴이 줄어든 값이긴 하나, 원유에 대한 수급이 개선돼 탱커 물동량이 살아난다면 이 배들이 먼저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총 저장용량을 탱커 선복량과 비교해보면 전체 선복량의 8.1%에 해당하는 선박이 원유을 저장하고 있는 중이다.
물동량이 회복되고, 유휴 선박이 줄어들면서 선박의 발주도 늘어날 것이다. 상반기까지의 발주규모는 138억 달러로 1999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수주절벽기였던 2009년과 2016년에도 198억 달러, 211억 달러가 발주됐다.
한화투자증권의 이봉진 연구원은 “국내 조선소의 5월까지 수주는 36억 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57% 줄었다”며, “지난 해 국내 조선소는 4분기에만 130억 달러를 수주했다. 적어도 이 기간 지난 해 수주액의 80% 수준은 달성해줘야 월별 수주 추이가 의미있는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