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러시아를 제외한 신북방지역 국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인 ‘EBRD의 신북방지역 인프라 투자 동향’에 따르면, 구소연방 붕괴 이후 재정 부족으로 경제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어온 신북방지역이 EBRD의 투자를 통해 국가 발전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EBRD는 냉전체제 붕괴 이후, 동구권 및 구소연방 국가의 시장경제체제로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 1991년에 설립됐다. 단독 또는 국제금융기구, 다자은행개발, 상업은행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해 왔으며, 2012년 이후부터는 투자지역을 중동 및 남동부 유럽 지역으로 확대했다.
EBRD의 Annual Review에 따르면, EBRD의 총투자액은 2010년 90억2천만 유로(한화 약 11조 원)에서 2015년 이후부터 연평균 101억9천만 유로(한화 약 13조 원)로 확대했다.
EBRD의 주요 투자 대상은 러시아였다. 냉전체제 종식을 이끌며 구소연방을 승계한 국가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러시아는 EBRD로부터 가장 큰 투자를 받아 온 국가로 자리했다. 하지만 2014년 러·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에 대한 투자가 급감했다. EBRD는 오히려 다른 국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역시 러·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EBRD의 투자가 감소했음에도 불구, 2015년에서 2019년 사이 신북방 국가 중에서는 여전히 지원 규모 1위 국을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은 오히려 EBRD의 확대된 투자를 지원받는 기회를 잡게 됐다. 정치적 및 국민 인권 유린 문제 등을 문제로 전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의 임기 기간이었던 2016년까지 EBRD의 지원을 받지 못했던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2017년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인권 문제를 개선하며 투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카자흐스탄 역시 안정적인 경제 성장에 힘입어 인프라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정부의 산업 다변화 정책을 필두로 EBRD의 자금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KDB미래전략연구소 미래전략개발부의 강명구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EBRD의 신북방지역 투자 관련 주요 사업으로는 러시아 극동지역의 철도 연결 및 개보수 사업과 아르제바이잔 송유관 건설사업 등이 있다’라며 ‘특히 조지아의 Nenskra HPP(Hydropower Plant) 사업의 경우 현대건설이 가장 최근에 수주한 신북방국가 인프라 사업이기에 더욱 주목할 만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