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할당량에 따라 남거나 부족한 배출량은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배출권거래제가 3기를 앞둔 가운데, 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 기술 부족으로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26일 배출권거래제 참여기업 364개사를 대상으로 ‘배출권거래제 대응실태’를 조사한 결과, 내년부터 2025년까지인 3기에 ‘온실가스 감축투자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36.3%에 그쳤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1기(2015~2017년)에는 76.3%의 기업이, 2기(2018년~2020년)에는 62.9%의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투자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지난 9월 정부가 발표한 ‘3차 배출권 할당계획’을 보면, 3기에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2기보다 약 4% 강화되며 유상할당 비율은 3%에서 10%까지 확대돼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투자계획을 세우지 못한 이유로는 59.1%의 기업이 ‘감축투자를 위한 아이템 부족’을 꼽았다. ‘투자자금 조달 어려움’(21.1%), ‘배출권 가격 불확실성’(7.3%), ‘배출권 구매 우선 고려’(6.5%), ‘코로나 등에 따른 배출량 감소’ (5.6%) 등은 뒤를 이었다.
이에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보급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배출권거래제 1·2기 동안 꾸준한 투자를 통해 동일 업종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갖췄다”며 “온실가스를 더 감축하려면 추가적인 감축 기술의 개발과 상용화가 절실하다”라고 밝혔다.
정부가 배출권거래제 3기에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보급’(30.3%), ‘배출권 가격 안정화’(28.8%), ‘감축투자 자금지원 확대’(23.7%) 등을 제시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온실가스 감축 기술의 발전 없이 감축 목표만 높게 잡으면 산업 생태계는 물론 일자리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2030년 국가 감축목표 수립 당시 계획한 온실가스 감축기술의 발전 수준을 점검하고 체계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녹영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은 “지난 1·2기는 배출권거래제 시범운영 단계였다면 3기부터는 본격 시행 단계이므로 감축 기술을 육성하고 배출권 가격을 안정화해 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으로부터 징수하는 배출권 유상할당 수익금이 매년 수천억 원 이상이므로 이를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보급에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