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호텔숙박료·국제항공료·미용료 등 서비스 품목의 물가 상승률 둔화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서 최근 발표한 ‘코로나19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1~2월 중 0%대 중후반 수준을 나타내다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0%대 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사회적 거리두기 및 대면접촉 기피는 총수요를 감소시킴으로써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공급망 교란과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이동제한조치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물가에 영향을 줄 정도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여행·숙박·외식 등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또한, 코로나19 대응 정부정책도 대체로 물가하방압력으로 작용하면서 물가상승률이 상당 폭 둔화된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코로나19가 어떠한 경로를 통해 근원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 본 결과, 대체로 부정적 수요충격으로 코로나19가 작용하면서 근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병 확산 이후의 근원인플레이션 하락은 대부분 코로나19 민감물가, 특히 수요민감물가의 상승률 둔화에 기인했다. 이러한 수요민감물가의 상승률 둔화는 의류·신발·가방 등과 같은 상품보다 호텔숙박료·국제항공료·미용료·노래방이용료 등 서비스 품목에서 뚜렷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에 비춰 볼 때, 코로나19의 영향은 수요민감물가에 잘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한국은행 측의 설명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보고서를 통해 ‘수요민감물가 상승률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빠르게 둔화됐다가 5월 이후 감염병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점차 높아지는 모습’이라며 ‘향후 코로나19의 전개 양상에 따라 물가에 대한 영향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수요민감물가를 활용해 전염병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