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업환경이 노무환경, 정책당국의 행정 태도 등에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최근 대한(對韓)외국인투자 상위 50개국을 대상으로 '한국의 기업환경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한 42%는 전반적으로 한국 기업환경이 우수하다고 평가했으나, 노무환경, 정책당국의 소극적 행정 태도에 대해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1.4%는 한국의 기업환경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소속국가 기업이 한국에 투자하는 주된 이유로는 ‘내수시장의 매력 및 성장 가능성’(46%), ‘글로벌 인지도를 가진 한국 대기업과의 협업 확대’(22.2%), ‘고도화된 IT 및 산업인프라’(15.9%) 등이 꼽혔다.
그러나 분야별 규제 변화 체감 측면에서는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절반 이상이 최근 3년간 세무와 노무환경에서 규제가 심화됐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 동안 세무환경 규제 변화 정도에 대해서는 ‘매우 악화’(5.3%) 또는 ‘악화’(47.4%) 되었다는 의견이 ‘변화 없음’(36.8%) 또는 ‘호전’(10.5%)되었다는 응답보다 높았다.
노무환경 면에서도 68.5%의 응답자가 ‘매우 악화’(21.1%) 또는 ‘악화’(47.4%)했다고 답했으며 ‘변화 없음’(26.3%) 또는 ‘호전’(5.3%)되었다는 응답의 두 배에 달했다.
소속국가 기업의 애로사항 해결 요청에 대응하는 당국에 대한 만족도는 보통(40~60점)이 50%, 만족(60~80점)이 45%로 나타나 대체로 만족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불만족스럽거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묻는 질문에는 ‘소극적 애로 해결 의지’를 꼽은 비율이 42.9%로 나타났다.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최우선 과제도 이와 맞닿아 있다. 설문조사 결과 기업들은 ‘복잡한 행정절차 및 관료주의 타파’(34.9%)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과도한 규제 개선’(19%), ‘혁신을 저해하는 법·제도 개선’(17.5%), ‘경직적 노사관계 해결 노력’(9.5%) 등이 뒤를 이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외국기업의 실적이 악화하는 가운데, 주한 외투기업이 지속해서 한국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기업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며 "노무·세무환경 개선과 외투기업 애로 해결을 위한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