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터널‧지하도 열 곳 중 7곳 이상은 재난방송을 제대로 들을 수 없어서 재난상황 시를 대비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난방송 수신 환경이 열악한데 따른 것으로, 정부의 중계기 설치 지원 사업은 2016년 이후 중단된 상태다.
도로 터널 2천716개 중 2천88개(76.9%), 철도 터널 685개 중 661개(96.5%), 지하철 970개 중 424개(43.7%)가 ‘수신 불량’ 판정을 받았다.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도로터널의 수신불량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충남(96%)과 인천(91%)이었다. 울산(18%)과 서울(19%)의 도로는 수신불량률이 가장 낮은 편에 속했다.
지하철의 경우 수도권 경강선(11개 중 11개)과 의정부선(15개 중 15개), 부산 2호선(43개 중 43개)의 수신불량율이 100%였다. 반면에 부산 4호선(14개 중 0개), 대구 1‧2호선(32‧29개 중 0개), 광주 1호선(20개 중 0개)은 수신 불량 시설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통위는 2015년부터 2년 마다 전국의 도로‧철도 터널‧지하도, 지하철 대합실의 재난방송(FM라디오, DMB) 수신 상태를 전수조사하고 있다. FM 라디오 수신불량률은 2015년 87.6%에서 2019년 72.6%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DMB 수신불량률은 2015년 83.5%, 2017년 80.7%, 2019년 64.3%였다.
방통위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2년 간 11억 원을 들여 61개 터널에 112대 중계기 설치를 지원했다. 그러나 2017년부터는 예산 부족으로 사업이 중단됐다. 그 사이 전국 터널‧지하도는 2015년 3천26개에서 2019년 4천371개로 늘었다.
조승래 의원은 “작년 여름 대전 동구 지하차도 사망 사고, 부산 초량 지하차도 사망사고 등 터널, 지하 구조물에서의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그런데도 여전히 재난방송 수신환경이 열악하고 개선, 지원 대책도 미흡한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어 “재난 대비, 안전 강화를 위해서는 모든 곳에서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국회에서도 제도 개선 사항과 예산 확보 방안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