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2000년대 초반 벤처 붐과 같은 기업발 ‘스핀오프(Corporate Spin off)’ 창업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스핀오프 창업은 기존의 기업 내부에서 새로운 기회를 활용하고 경제적 가치창출을 위해 외부에 새로운 기업을 설립하는 활동이다.
산업연구원은 '기업발 스핀오프 창업 실태와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창업정책 대상의 선택과 집중(기술·지식창업 촉진) ▲분사 창업 분위기 확산(대기업→중견·중소기업) ▲체계적 지원제도 마련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의 실효성 제고 등이 필요하다고 25일 주장했다.
우선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창업자금 확보를 위한 지원과 함께 실패에 따른 재도전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산업연구원이 202개 스핀오프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한 결과, 창업자들은 주로 안정적인 수익에 대한 불안감(36%), 창업 성공까지 생활자금 확보(30%), 실패·재기 두려움(6%) 등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의 창업 당시 평균 연령은 43.4세로, 석·박사(42%) 및 기술·연구부서(58%) 출신 비중이 높은 고학력·기술자들이 창업에 뛰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창업 당시 시장 상황에 대한 질문에 응답 기업의 82%가 도입·성장기라고 답변하는 등 대체로 모험 추구형 창업이 주를 이뤘다.
창업 평균 창업 준비 기간은 21.9개월로, 창업 동기는 경제적 요인(수입, 가업승계 등)보다 자아실현, 독립성과 자유, 사회 기여 등 비경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요인으로는 87%로 직장 경험이 가장 많았고, 진학(3%), 가정 교육(2%) 등의 사유가 뒤를 이었다. 이에 산업연구원은 최근 대기업 중심으로 분사창업을 활성화하는 분위기와 함께, 스핀오프 창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본격 시행되면서 직장 근무 경험이 창업 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창업 자금 조달 방법은 주로 정부지원금(35%), 은행융자금(21%), 모기업 지원자금(20%)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산업연구원 조사에서 드러났다. 반면에 엔젤·벤처캐피털 등 민간 자금 활용은 9%에 불과했다.
스핀오프 창업지원제도에 대한 인지도, 활용도, 만족도 등을 조사(5점 만점)에서는 인지도 3.7점, 활용도와 만족도는 각각 3.8, 3.7점으로 기업들은 정부제도의 실효성을 낮게 평가했다. 그밖에 모기업에 대한 금융·세제지원 미흡 등의 지적도 이어졌다.
산업연구원은 “지원 대상을 나이 제한 없이 가능한 기술창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대기업 중심으로 활성화 추세에 있는 스핀오프 창업 분위기를 중견·중소·벤처기업으로 확산하기 위해 홍보 강화와 어려운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사내벤처·스핀오프 창업지원제도의 신청요건 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양현봉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전한 창업생태계 조성을 통한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업정책의 중점 지원대상을 기술·지식에 기반을 둔 스핀오프 창업 촉진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