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월초부터 국제유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71을 기록하고 있으며, WTI도 $70에 근접했다(6/3 기준). 6월 OPEC+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회의 시작 30분 만에 기존 감산 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하반기 원유 수요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 관련 기대감이 부각된 까닭이다.
하나금융투자의 ‘국제유가를 움직이는 힘’ 보고서에 따르면, 감산 완화 계획에 따른 OPEC+의 증산분은 7월까지 합의돼 있으며, 6월 중 70만 배럴/일, 7월에는 84만1천 배럴/일이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7월 이후의 포워드 가이던스는 제시되지 않았는데, 이란 핵협상 등 하반기 중 부각될 수 있는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판단된다. 이란 대선이 6월에 열리고 하산 로하니 정부의 임기가 8월에 종료되는데, 임기 내 핵협상 복귀를 선호하고 있어 하반기 이란의 생산이 늘어나며 OPEC+의 감산 기조도 유동적으로 바뀔 여지가 있다.
한편 유가 상승으로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을 상회하기 시작했다. 연초 대비 약 35% 증가한 수준이다. 2010년 이후 미국 휘발유 가격의 역사적 평균이 $2.8에 불과하고, 특히 현재 가격이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에 서 경계감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가 충분하게 회복되기 이전에 유가가 과도하게 상승하게 되면 비용 증가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 발 테이퍼링 경계심리도 불가피해진다. 따라서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 간 에너지 가격 조절에 대한 공감대 형성 가능성도 상존한다.
국제유가는 당분간 글로벌 원유 수요의 회복 속도에 연동되며 완만하게 상승하는 흐름을 기대한다. 원유 공급량이 제어되는 가운데 수요가 늘어나며 지난 4월 OECD 상업용 석유 재고는 2020년 1월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하나금융투자 전규연 연구원은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 시작, 백신 발 경제 정상화 등을 고려할 때 2분기에서 3분기 초까지 국제유가의 상방 압력이 높은 구간이 전개될 것”이라며, “다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8월부터 OPEC+의 감산에 대한 스탠스가 변화될 수 있으며, 과도한 에너지 가격 상승을 제어하고자 하는 국제적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유가의 추세적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반기 점진적인 수급 균형을 토대로 WTI는 배럴당 $55~$80의 밴드 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