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하던 베트남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지난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투자 둔화를 겪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이하 KITA)가 최근 발표한 '2021년 베트남 스타트업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2017년까지 스타트업 투자유치액이 연간 최대 1억 달러 정도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2018년 처음으로 베트남 스타트업이 5천만 달러 이상의 펀딩 라운드를 진행하며 베트남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점차 넓어졌다.
2019년 베트남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건수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126건이었다. 투자유치액은 전년 대비 97% 증가한 8억7천400만 달러에 달하며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2019년 다수의 베트남 스타트업 메가 투자 유치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투자 둔화 등으로 지난해 베트남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건수와 투자유치액은 모두 줄었다.
2020년 베트남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건수는 전년 대비 17% 감소해 105건, 투자유치액은 48% 감소해 4억5천1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1분기 투자유치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45건, 투자유치액은 11.5% 감소한 2억5천300만 달러다. 2분기에는 베트남 정부의 적절한 코로나19 대처로 베트남의 기업 경영환경과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투자유치 건수는 60건을 기록했다. 이는 투자유치 건수 62건을 기록한 2019년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최근 3년간 베트남 내에서 인터넷 이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인터넷 경제 기반의 소매, 결제 부문 스타트업이 높은 투자유치액을 기록함에 따라, 베트남 스타트업은 앞으로 다시 인터넷 기반의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연구센터인 스타트업블링크(StartupBlink)에 의하면, 지난해 베트남의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는 전년 대비 13계단 상승해 59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KITA 관계자는 보고서를 통해 '1억에 육박하는 인구가 있는 베트남에는 스타트업에 관심을 보이는 젊은 인구층도 많아 향후 스타트업 창업 및 관련 부문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하위권에 속하는 베트남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미비한 관련 제도, 느린 규제 개혁, 우수인력 부족 등은 성장에 방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2030년까지 최소 10개의 유니콘 기업 보유를 목표로 세금 지원 등의 친스타트업 정책을 펼쳐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