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 등 이른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최근 마무리됐다. 빅 5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합계는 3천316억 달러, 825억 달러로 각각 전년비 36%, 85% 증가했다. 시가총액 합계가 9 조 달러를 넘는 초대형 기업들의 이 같은 높은 성장률은 그들의 밸류에이션이 왜 높은 지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빅테크 실적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가장 빛난 업체는 알파벳(구글)이다. 영업이익 194 억 달러로 사실상 처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넘어선 것이다. 시가총액에서도 오랜만에 아마존을 추월했다. 그러나, 구글 측은 하반기에는 2분기 대비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인력 보강도 많아 코스트 증가 부담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건물과 오피스를 중심으로 한 캐팩스 투자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도 컨센서스를 넘어서는 실적(매출 814억 달러, 영업이익 241억 달러)을 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하반기에는 반도체공급 부족으로 인한 영향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표명했다. 애플이 던진 우려는 하반기 IT 섹터의 새로운 복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9월 분기 실적 둔화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존은 2분기 매출이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AWS는 여전히 고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온라인 매출의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의 중간값은 전년비 13% 증가로 2분기 증가율 27% 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특히, 영업이익 가이던스의 중간값은 43억 달러로 2분기 대비 44%나 감소하는 것이다.
페이스북도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가이던스가 문제였다. 하반기에는 성장속도가 현저히 둔화될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다. 실망스러운 가이던스를 제시한 아마존과 페이스북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익일 각각 7.6%, 4% 하락하면서 마감했다.
빅 5의 가이던스를 종합해 보면 하반기에는 코로나로 받았던 수혜 효과가 줄어들면서 성장세가 다소 주춤해진다는 내용이다. 매출 성장률은 상반기에 비해 둔화되는 반면 비용은 오히려 더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3분기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빅 5의 3분기 합산 매출은 3천265억 달러(-2%), 영업이익은 750억 달러(-9%)로 전분기 대비 감소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의 이승우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자국 테크기업에 대한 규제와 미국 빅테크들의 3분기 실적 둔화 가능성으로 관련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의 주가도 눈치 보기 국면에진입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빅테크의 성장성이 가장 돋보인다는 점에서 숨고르기 이후 테크 섹터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