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지식재산권 분쟁 역시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의 특허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소송제도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이를 반대하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특허청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기벤처위원회 소속 김정호(더불어민주당, 경남김해시을) 의원실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형 증거수집 제도에 대해 80개 기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찬성 61곳, 중립 12곳, 반대 7곳으로 대부분의 협·단체 및 기업이 찬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형 증거수집 제도란, 특허소송에서 침해 및 손해액에 대한 증거 대부분을 침해자가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용이하게 수집하기 어려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새로운 증거수집 절차로, 미국의 디스커버리 제도 등이 비슷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일부 업체들은 보유 특허권수가 국내 기업 보다 많은 해외 기업들이 국내 기업에게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우려를 나타내며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특허청은 국제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국내 업계의 경쟁력은 반도체 장비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 우려할 수준이 아니며, 특허침해 소송 시 제대로 보호해야 하는 국내 기업의 권리가 많은 상황이므로, 이 제도 도입으로 인한 실익이 더 많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8월 김정호 의원은 한국형 증거수집 제도 내용의 특허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지난 8월 산자중기위 전체회의에서 ‘특허소송의 증거수집제도 도입에 대한 공청회’를 여는 등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며 논의의 장을 열기도 했다.
관계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그간 별다른 의견 표명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9월 산자중기위 법안소위에서 해당 법안이 안건으로 상정되자 산업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는 전문가 사실조사 시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산업부 소재융합산업정책국장은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에 특허청은 제도 전면 재검토를 주장해 제도의 취지를 몰각시키려는 반도체 업계의 요구 사항과 동일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형 증거수집 제도에 대해 김정호 의원은 “특허는 그 특성상 침해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개선할 한국형 증거수집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