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은 '유럽연합(EU)발 공급망 실사'를 ESG 분야서 올해 가장 큰 현안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공급망 내에 환경문제, 인권침해 여부 등 ESG를 안착시키지 못한 기업은 수출 길이 막힐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최근 국내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2023년 ESG 주요 현안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올해 가장 큰 ESG 현안을 묻는 질문에 전체의 40.3%가 ‘공급망 ESG 실사 대응’이라고 응답했다. 그밖에 ‘ESG 의무공시’(30.3%), ‘순환경제 구축’(15.7%), ‘탄소국경조정제도’(12.0%)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모든 공급망에서 ESG를 강제하는 내용의 유럽연합(EU)의 ‘기업 지속가능성 공급망 실사 지침’이 빠르면 2024년 내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기업의 자체 운영뿐 아니라 공급망을 포함한 가치사슬에 걸쳐 환경 및 인권 관련 실사가 의무화하는 추세다.
EU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RE100, 탄소 정보공개 프로젝트(CDP) 등, 원청업체인 대기업을 넘어 협력사의 ESG 경영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ESG 규제와 관련, 대응력을 길러야 하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의 지난 1월 조사에 의하면, 30대 대기업의 87%(26개사)는 이미 협력사 대상 ESG 평가를 실시하고, 평가 대상 협력사의 수도 점차 늘어나는 등 중소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요구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공급망 실사법에 대한 대응수준은 낮은 실정이다. 단기적인 대응수준을 묻는 질문에 원청기업은 48.2%, 협력업체는 47.0%가 ‘별다른 대응 조치 없다’고 답했다.
ESG 의무공시와 관련해서도 오는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시작되는 공시 의무화에 ‘별다른 대응계획이 없다’는 기업이 36.7%에 달했다.
다만, 응답 기업 61.6%는 ‘올해 경제 상황이 어려워도 ESG 경영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 보고 있었다. 이 같이 생각하는 이유로 ‘국내외 고객사 요구 확대’(53.0%)가 가장 많았고, ESG 규제 도입(35.1%), 연기금 등 투자자 요구 확대(7.0%), 소비자의 요구 확대(4.9%) 순이었다.
ESG 경영 추진과 관련 애로 사항(복수 응답)으로는 응답 기업의 58.3%가 비용부담을 꼽았다. 내부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응답 비율도 53.0%에 달했다.
ESG 경영 강화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업종별 ESG 가이드라인 제공(39.3%)을 꼽은 기업들이 가장 많았다. 이어 ESG 진단·실사·컨설팅 지원(28.0%), 감세·공제 등 세제지원 확대(24.0%) 순이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사무국장은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본보가 취재한 ‘수출중소기업 ESG 생존전략과 지원방안 토론회’에서 "중소기업의 관리 용이성과 시급성을 고려, RE100과 CDP 등 이니셔티브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한바 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기업들은 ESG를 단순히 비용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경기 부진을 극복하고 기업의 성장과 도약을 가져올 핵심 경쟁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