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 김경택 작가의 장편소설 ‘바람은 인연을 나른다’ 속의 주인공 ‘김동섭’은 어느 날 전립선 암 3기를 진단받는다. 작가는 김동섭의 시선을 통해 암이라는 의학적 질환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해 풀어낸다.
특히 40년 전 암으로 돌아가신 김동섭이 어머니 묘를 바라보는 시선은 죽음을 마주하고 서 있는 그의 마음상태가 어떤지 가늠할 수 있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암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라 난치병이됐지만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무섭고 두려울 수 밖에 없다. 그런 김동섭의 옆을 지켜주는 이는 아내도, 딸도, 애인도 아닌 '안근수'라는 친구다.
항암제를 맞고 힘들어하는 김동섭에게 안근수는 어느 시인의 황혼을 이야기하며 제딴에는 친구가 상처받지 않고 용기를 주려는 마음을 담아 덤덤한 척 위로한다. 이뿐인가, 항암치료의 효과가 없자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도 '안근수'는 개인시간을 뒤로 한 채 사찰여행을 함께 한다.
'바람은 인연을 나른다' 중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김경택 작가의 '바람은 인연을 나른다'는 독자 스스로의 내면을 마주하고,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사색의 자리를 마련해준다.
저자 김경택은 전북 김제 출생, 익산 남성고등학교, 원광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강동구 한의사회장, 우석대·가천대·원광대 한의학과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강동구 천호동에 문턱 낮은 의료공간을 마련해 진료 중이다.
장편소설 『물고기는 증류수에서 살 수 없다』, 단편소설 『d단조』, 산문집 『건강365일-한의학 여행』, 한의서 『암을 다스리는 한의학』 등을 출간했다.
1. 상두산의 바람이 분다
2. 석양의 마른 등나무
3. 물처럼 강처럼
4. 한적한 오후다
5. 회색 음률
6. 먹을 아끼고
7. 곰배령에는 착한 곰이 살고
8. 눈으로 소리를 듣고
9. 살 빠진 단색화
10. 힘들면 대나무 그리고, 기쁘면 난을 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