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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기술 혁신, 재료, 사회적 필요 살펴야”
김인환 기자|kih2711@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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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기술 혁신, 재료, 사회적 필요 살펴야”

‘2023 공작기계 특별강연’, 9일 광명시 공작기계회관서 개최

기사입력 2023-08-09 2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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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기술 혁신, 재료, 사회적 필요 살펴야”
민상기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제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기술 혁신, 재료, 사회적 필요 살펴야”

[산업일보]
글로벌 제조업 부흥정책 변화와 제조업의 미래 패러다임을 조명하는 ‘2023 공작기계 특별 강연’이 광명시 공작기계회관에서 8일 개최됐다.

민상기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가 연사로 참여해 ‘글로벌 제조 정책 변화 및 제조업의 미래 패러다임’을 주제로 강연했다.

변화하는 미국, 제조업 주도권 되찾으려 강력한 정책 시행

민상기 교수는 2008년 ‘리먼브라더스 부도사태(이하 리먼 사태)’로 강의의 포문을 열었다. 미국 경제를 몰락시키고 세계 경제를 휘청거리게 한 리먼 사태가 제조업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리먼 사태의 핵심 문제는 ‘제조업’이었다. 1970년대 중반 미국은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비즈니스 자체가 제조업 중심이었고, 생산 설비 개선 등 혁신이 꾸준히 일어나며 기술을 발전시켰다.

당시 제조업 환경은 열악했다. 공장 기피 현상이 생겼고, 노동 쟁의도 여기저기서 발생했다. 경영진 입장에선 비용이 계속 올라가니 달가울 리 없었다. 제조기술 경쟁도 잦아들었다. 기술 수준이 상향평준화된 1990년대는 마케팅 중심의 비즈니스가 형성됐다.

2000년대 초반엔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벤처 붐이 일어났다. 이와 함께 중국으로의 오프쇼어링이 시작됐다. 미국 기업들은 IP만 갖고, 제조 공장은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이전했다. 제조 R&D 인력이 감축되고 ‘상품’ 아이디어만 집중했다.

벤처 붐으로 주식시장이 활황을 누렸다. 제조 기업들은 일본, 한국 등에 경쟁력이 밀리자 딴 짓을 시작했다. ‘제조업보다 부동산 투자가 더 많이 버네?’라는 생각이 시장을 지배했다. 제조업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우수한 인력이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로 몰렸다. 엔지니어가 유입되니 노동자도 몰렸다. 서부로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몰려들자 집값이 올랐다. 돈 있는 사람들은 집을 더 구매했다.

은행이 돈 냄새를 맡았다. 대출 기준을 대폭 낮춰 노동자들에게 대출해주기 시작했다. 갚지 못해도 상관 없었다.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으니 집을 회수해 팔면 그만이다. 이렇게 연쇄 부도 사태가 시작됐다.

리먼 사태는 제조업을 무시해 일어난 사건이었다. 미국은 20~30년 간 제조업 인력이 아예 사라졌다. 기술, 인프라, 교육이 모두 무너진 상황에서 제조업을 다시 살리려면 정책적 방안 뿐이었다.

미국 정부는 제조업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제조업은 파급 효과가 컸다. 공장이 생기면 고용이 생기고, 지역 인프라가 활성화된다. 2, 3차 공급사도 생성된다. 2015년부터 제조업 육성 전략을 시행했다. 제조 기술을 국가 기밀로 취급했고, 자동차, 반도체 등 파급효과가 큰 산업부터 우선순위를 설정했다.

실제 산업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공정 기술을 파악했다. 90% 이상이 ‘절삭’ 등 전통 제조기술이었다. 전 세계의 공작기계를 모아 두고 인프라 구축을 시작했다. AR/VR을 활용해 CNC 밀링 기술을 교육하고, 필요한 중소기업에 대여도 하고 있다.

민 교수는 강연 참석자들에게 “한국은 어떤가?” 질문하며, “‘공장에 취업하면 결혼 못 한다’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제조업 기피 현상이 심각하다”라고 꼬집었다.

제조업의 미래 패러다임…기술 혁신, 재료, 사회적 필요에 집중해야

민상기 교수는 미래 제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기술 혁신, 재료, 사회적 필요’의 세 가지를 강조했다.

먼저 한국 제조업이 트렌드에 따라 투자처를 이리저리 옮기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독일은 ‘이런 것도 연구하나?’싶은 기술도 꾸준히 투자한다”면서, “실제 제조를 하면서 쌓이는 노하우를 통해 혁신을 만들고, 점진적이고 꾸준한 개선을 통해야만 기술 혁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재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제조 품목별로 사용 재료가 고정돼 있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애플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애플은 노트북을 만들며 기존에 전혀 사용하지 않던 금속을 재료로 사용했다. 비용이 올라간다는 내부 반발에도 고집스럽게 출시했다.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금속의 미려한 디자인이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시장의 필요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민 교수는 “사회적 요구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면서, “1인 가구에 양문형 냉장고를 팔 수 없듯, 사회 변화를 빠르게 포착해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짚었다.

민상기 교수는 “제조업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고 말했다. 수요에 맞춘 공급이 아니라, 애플이 스마트폰으로 새 시장을 개척한 것처럼 혁신으로 수요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간 제조업은 제조 공정의 비용을 낮추는 데만 집중했다”면서, “디자인과 기능이 가치를 결정한다는 고정 관념을 버리고, 제조도 부가가치를 생성할 수 있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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