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중국 바이어들은 전시회·상담회를 가장 중요한 한국제품 정보 수집 경로로 인식하고 있어, 중국 현지 전시회·상담회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바이어가 본 한국소비제품 경쟁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바이어들은 화장품·미용용품·식품·의료보건용품 등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4억 인구의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소비시장이다. 2000년부터 연평균 8.4% 성장해 오고 있는데, 같은 기간 미국의 소비시장은 2.2% 성장했다.
중국의 소매판매는 2023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온라인 판매 증가가 전체 소매판매 증가를 주도했다고 보고서는 살폈다. 온라인 소매 판매는 15.4조 위안으로 11% 증가하며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27.6%를 차지한 것이다.
보고서는 2023년 중국의 소비재 수입시장이 2천320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5.2% 감소한 수치라고 전했다. 중국 수입시장은 라면 등의 가정용 식음료 반제품과 화장품 같은 비내구성 소비재가 전제 소비재 수입의 48.1%에 달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소비재 수입 상위 3개국은 독일, 미국, 일본이었는데 이들의 수입은 전체 수입의 27.8%였다.
한국은 중국의 13위 소비재 수입국으로, 화장품이 가장 많이 수입되고 있다. 그러나, 2023년 중국의 한국산 화장품 수입은 20.2% 감소했다. 대신 음료품목에 대한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중국정부가 리오프닝 이후 경제 회복 지연 인원으로 ‘내수부진’을 지목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중국 거시경제정책 총괄기관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분야별 소비 진작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2024년 양회에서 중국 정부는 ‘소비활성화를 통한 내수 확대’를 3순위 과제로 채택했다. 자동차·가전의 ‘이구환신(헌 것을 새것으로 교환 시 보조금 제공)’을 구체적인 정책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한편, 보고서는 최근 중국소비시장 트렌드가 1995년부터 2009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를 중심으로 이성소비·자기만족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합리적 가성비를 추구하면서도, 제품 사용보다 정신적 만족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新노인’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작년 중국 실버경제는 7조 위원 규모로 중국 전체 GDP의 6% 내외였으며, 2035년 30조 위안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新노인은 높은 소비력을 바탕으로 고급소비·온라인 쇼핑을 즐긴다는 특징이 있다.
이외에도 3선 이하의 도시 및 농촌지역인 ‘하침시장(下沉市场)’의 잠재력 지속, 커뮤니티 공동구매 급부상 등이 중국 소비시장의 주목할 점이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 소비재를 수입, 판매하는 중국 바이어 276명을 대상으로 한국제품의 이미지·구매성향·경쟁력에 대해 조사했다.
이들은 매출규모가 클 수록 한국제품의 구매 기간이 길었는데, 전체 응답 중 48.2%는 한국제품을 10% 미만으로 구매했다.
한국제품을 51% 이상 구매하는 비중은 11.6%에 불과했고, 바이어 대부분은 한국제품 외에도 중국, 일본, 미국, 유럽 제품 등을 구매했다. 구매제품은 식음료가 44.6%로 제일 많았고, 뷰티용품(33%), 의료보건용품(16.3%)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 바이어 중 46.7%는 품질이 가장 중요한 구매 결정요인이라고 답했고, 39.1%는 전시회·상담회를 통해 한국제품 정보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49.6%는 한국제품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유통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바이어들은 중국 시장에서 한국제품의 주요 경쟁대상국이 일본과 중국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86.2%) 또, 한국제품은 중국 및 동남아제품보다 가격경쟁력이 약하고(51.1%, 47.1%), 미국·EU 보다는 브랜드 경쟁력이 열위에 있다고(35.9%, 19.2%)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제품이 중저가 시장의 중국제품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어 브랜드 경쟁력 제고를 통해 고가 시장으로 전향할 필요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한국제품 중 화장품, 미용용품, 식품, 의료·보건용품 등이 향후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3년 후 한국제품의 경쟁력은 품질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더불어, 중국 바이어들은 한국기업과 거래 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한국시장 정보 부족(48/3%), 한·중 외교관계(34.8%), 한국 거래처 발굴 어려움(24%) 등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 이후 중국시장에서 한국상품의 인기가 줄어든 원인으로 중국상품이 대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을 가장 많이 골랐다.
보고서는 중국 소비시장이 급격한 성장을 이루는 가운데, 소비재 수입 감소로 중국 로컬 소비 제품이 영향력을 확대해 수입제품을 대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구환신’ 정책 시행으로 1조 위안의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며 중국에 수출하는 우리기업은 정책의 실시기간과 지역, 대상 제품 등 세부내용을 모니터링하고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설문조사 결과 향후 중국시장 진출 시 품질·가격 중심의 실용적 접근이 요구된다며, 중국 현지 전시회·상담회 참여를 확대하고 다양한 온라인 거래 알선 플랫폼을 내실화해 판매경로 다변화 및 제품 홍보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