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4일 구로구 구현고등학교 앞. 오후 4시경부터 수험생을 기다리는 학부모들이 모여들었다.
갑자기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 비로 현장은 쌀쌀했다. 학부모들은 우산을 들고 팔짱을 낀 채 시험 종료 시간을 기다렸다.
자녀를 기다리던 한 아버지는 “무덤덤하다”면서도 “(아이가 나오면) ‘고생했다’, ‘수고했다’라고 말해주고 싶죠. 다른 말이 필요할까요”라고 말했다.
둘째 아이를 기다리던 학부모 이은영(55)씨는 “이미 한번 겪었으니 첫째 때보다는 긴장이 덜 하다”라면서도 “시험을 보는 아이는 처음이니 아침에 많이 긴장하면서 갔다. 나오면 안아주고 싶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4교시가 끝날 시간이 다가오자 학교 앞은 학부모들로 가득 찼다. 학부모들은 교문 너머를 바라보며 수험생이 나오길 기다렸다.
오후 5시경 수험생들이 시험장 문으로 나서자 학부모들은 분주해졌다. 손을 흔들고 이름을 부르며 아이를 찾았다.
수험생들의 표정은 각양각색이었다. 걱정스러운 표정의 학생이 있는가 하면 두 손을 흔들며 뛰어나오는 수험생도 있었다. 한 수험생은 학부모에게 달려와 “수학 백점!”이라며 손뼉을 치기도 했다.
이은영(55)씨는 대부분의 수험생이 나왔는데도 아이가 나오지 않자 발을 동동 굴렀다. “다 나왔대요!”라고 학교 관계자가 소리치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이 나왔다. 이은영씨는 두 팔을 벌려 아이를 안아주고 함께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