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전 세계가 첨단 기술·전략 산업 육성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도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대응해 주력 산업 경쟁력 저하와 같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첨단 산업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
KDB미래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新산업정책의 과제와 반도체・AI 산업 육성전략’ 보고서는 현재 글로벌 경제 환경이 경제 주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경제 안보 기조가 강화되는 추세라고 동향을 살폈다.
보고서는 2010년대 이전까지는 자유무역주의·신자유주의 부상으로 국제 사회에서 정부의 강력한 시장개입이 포함된 산업정책이 금기시됐으나, 최근 ‘생산의 효율성’보다 ‘경제안보’ 차원에서 산업정책이 부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경제는 디지털 전환이 지체되고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 차원의 총력적 지원 패키지 마련이 시급하다고 내다봤다. 첨단전략산업이 대규모 장치산업이자, 기술혁신 속도가 매우 빠르고, 국가 경제안보의 핵심을 이루는 만큼 기업차원의 대응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첨단기술 확보 및 기술상품화 속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시스템적 접근이 요구되며, 디지털 전환 및 녹색 전환 정책 병행과 ‘지역 포용적(Regional inclusive)’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경제안보 기조에 맞춰, 기존의 최소비용을 추구하는 글로벌 공급망 대신 동맹국 기반의 협력체계 구축도 강조했다.
보고서는 선제적·장기적 전략 수립을 시급하다며 ‘한국형 장기 산업전략’의 청사진을 마련하고, 국가 산업전략을 총괄·조정하는 컨트롤타워를 설치해 종합적 시각에서 일관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래 국가 경쟁력의 핵심요소가 될 반도체와 AI(인공지능) 육성 방안도 제시했다.
반도체는 ▲첨단 메모리반도체 원천기술 및 선행기술 개발 ▲고난도 패키징 공정기술 확보 전략 ▲국내 팹리스를 위한 미들텍 이상의 공공 파운드리 설립 ▲원활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전력·용수를 비롯한 안정적 산업 인프라 확보 ▲장기적 전문인력 확보 정책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한국 AI 산업은 기술경쟁력과 활용 수준이 모두 저조한 상황이다. 이에 보고서는 전 산업의 AI 전환 전면화를 지원하고, 향후 5년간 5조 원 규모로 투자할 수 있는 대규모 ‘AI Fund’ 설립과 모험자본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AI 주권 확보를 위한 원천기술 투자와 응용 서비스·플랫폼·에이전트 육성, ‘연합학습 기반 AI’ 등 한국만의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