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한국의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기업들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신용도와 시스템을 바탕으로 신뢰를 얻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의 수출다변화의 대상으로 아세안 지역이 지목되고 있는 만큼 국내 상업은행도 아세안지역으로의 진출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고려대 이충열 명예교수는 ‘아시아 파트너십 : 우리의 새로운 아시아 전략은?’이라는 주제로 19일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참가해 한국 금융 기업들의 아세안 시장 진출을 독려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대 아세안 금융협력 : 과제와 전략’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발표에서 “금융회사가 해외에 진출한다는 뜻은 국내 금융회사가 해외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정 수익을 얻는 것”이라는 정의를 제시한 뒤 “국내 시장은 거의 포화된 상태이고, 한국의 국부가 많이 축적돼 있기 때문에 이를 해외에서 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의 주요 은행의 세계 순위와 자산 규모가 국가 경제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해외 시장에 진출한 한국 상업은행들은 일정 수준의 성과는 거뒀으나 지역은 편중돼 있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은행의 기능은 지급결제에서 중개 기능으로, ICT를 활용한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말한 이 교수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간단한 서비스에서 복잡한 비즈니스로 한국 은행들의 특징이 변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 상업은행의 해외진출에 대해 이 교수는 “리스크를 줄이되 수익성을 찾을 수 있는 곳을 발굴해야 하며, 현지 한국 기업이 많은 곳으로 진출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 뒤 “더 나아가 선진국 은행이 하지 않은 마이크로 파이낸스나 개발도상국 리테일 영업 등이 시장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한국의 은행이 하노이나 자카르타 등 아세안 지역으로 진출할 경우 현지 은행이나 선진국 은행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확언했다.
“해외 진출 시 현지 정치권 및 재계와의 협력이 필요한데, 정책당국과 소통할 때 한국은 저소득 국가에서 고소득 국가로 성장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한 뒤 “한국에 대해 아세안 국가들이 갖고 있는 호감과 한국이 제공할 수 있는 금융 관련 ODA 역시 한국 상업은행이 아세안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요소”라고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