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AI가 기업이나 산업의 경쟁력을 넘어 국가의 존망과 직결되는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AI와 관련된 산업의 인력 양성과 기존 인력에 대한 처우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동국대학교 박진호 교수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소버린·버티컬·피지컬 AI G3, 우리의 길은? : 국민의힘 정책토론회’의 발제자로 참석해 ‘AI없이 주권없다’라는 주제로 소보린 AI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박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AI는 의료, 제조, 금융을 포함한 민간 분야뿐 아니라 국가 안보와 국제 질서를 재편하는 핵심 도구가 됐으며, 특히 소버린 AI(Sovereign AI)의 등장이 앞으로 10년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박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전면전이 발발하기 전부터 딥페이크 영상과 가짜 뉴스, 해킹을 통한 방송 교란, 금융 네트워크 공격이 동원되면서 전쟁의 시작을 ‘심리전과 정보전’이 대신했다”며 “과거에는 탱크와 병력이 국경에 집결하는 것이 전쟁 신호였다면, 이제는 SNS와 방송을 통한 AI 기반 심리전을 통해 국민 불안을 증폭시키고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는 전략이 이미 실전에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각국은 AI를 둘러싼 전략 경쟁에 돌입했다. 박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아메리카 AI 액션 플랜’을 발표하며 규제 완화, 오픈소스 정비, 데이터센터·반도체 인프라 확충을 전면에 내세웠다. 중국은 ‘신세대 AI 발전 계획’을 통해 반도체 자립과 디지털 실크로드 구축을 목표로 국가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기술 경쟁력은 부족하지만, 법과 규범을 앞세워 글로벌 AI 질서를 선점하려 하고, 일본은 민간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법제화를 통해 추격에 나섰다.
박 교수는 이 과정에서 특히 주목할 흐름이 ‘소버린 AI’라고 말했다. 이는 특정 국가나 기업의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 자국의 인프라·칩·데이터를 활용해 독자적인 AI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지난해 중국 스타트업이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 ‘딥시크(DeepSeek)’는 미국의 고성능 칩 수출 규제를 우회한 바 있다.
소버린 AI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박 교수는 “기술적 독립성뿐 아니라 국가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말한 박 교수는 “앞으로는 누가 더 강력한 AI 모델을 보유하느냐보다, 그 AI가 어디서, 누구의 통제 아래 학습되고 운영되는지가 중요하며 소버린 AI는 단순한 기술 담론이 아니라 국방, 외교, 경제안보가 얽힌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언급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박 교수는 “한국 역시 단순히 글로벌 기업의 도구를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자국 내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한 독자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AI는 이제 국가 경쟁력의 심장과도 같다. 소버린 AI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국가는 미래 질서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