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산업용 펌프 전문기업 페로니 폼페(Peroni Pompe)가 10월 21일부터 24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조선해양산업전(KORMARINE 2025)에서 메탄올과 암모니아 등 차세대 해양 연료 공급을 위한 고압 펌프 솔루션을 공개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페로니 폼페는 조선·해양 산업의 탈탄소화 흐름에 부합하는 고압 연료 주입 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략적 방향과 기술적 경쟁력을 선보였다.
1895년 설립된 페로니 폼페는 이탈리아 밀라노(Milan)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130년 이상 고압 펌프 기술을 축적해 온 기업이다. 현재 독일, 인도, 중국, 한국, 싱가포르, 두바이 등 전 세계 주요 지역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각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초기 설계부터 납품·유지보수·예비 부품 공급까지 전 주기적 기술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페로니 폼페의 Michela Fernicola 마케팅 매니저는 “페로니 폼페는 각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 펌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신속하고 전문적인 애프터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선박 및 플랜트 운용 환경에서 안정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주로 육상 플랜트나 에너지 산업에 공급되던 페로니 폼페의 초고압 펌프는 최근 친환경 선박용 이중연료 엔진(dual-fuel engine)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조선 분야로 그 활용 범위를 확장했다.
페로니 폼페의 김태룡 부장은 “조선 산업이 암모니아나 메탄올을 사용하는 이중연료 엔진으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고압 연료 공급 시스템이 핵심 기술로 부상했다”며 “페로니 폼페는 기존의 고압 플런저 펌프 기술을 선박용 연료 주입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특히 페로니 폼페는 자사 개발 특허 기술인 ‘Dedalo 실링 시스템(Dedalo Seal)’을 적용해 플런저 펌프의 제로 리크(Zero Leak) 구조를 구현했다. 이 기술은 연료 누출을 방지함으로써 암모니아나 메탄올 등 유해 가능성이 높은 연료의 안전한 주입을 보장한다.
김 부장은 “윈지디(WIN GD)와 약 2년간 공동 테스트를 거쳐 암모니아·메탄올 주입 시에도 문제가 없음을 입증했다”며 “향후 이중연료 엔진 상용화가 본격화되면, 해당 시스템에 완벽히 호환되는 고압 펌프를 공급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페로니 폼페는 메탄올, 암모니아, LPG 등 다양한 해양 대체연료 공급 시스템을 위한 전문 펌프 라인업을 선보였다. 이 제품군은 에너지 효율성과 내구성, 안정성을 모두 충족하도록 설계됐으며, 복잡한 해양 연료 주입 과정을 간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메탄올 주입용 트리플렉스 펌프(Titano 31.30N)는 700bar의 압력과 3m³/h의 유량을 구현하며, 점도가 낮거나 저온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운전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연료 손실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공급을 보장한다.
암모니아 이송용 더블 다이어프램 펌프(Titano 31.40M)는 102bar의 압력과 10m³/h의 유량을 제공한다. 내부는 완전히 밀폐된 구조로 설계돼, 고독성 물질인 암모니아의 누출을 효과적으로 방지하며 운항 중 안전성을 강화한다.
또한 모든 펌프 모델은 국제 선급(Class Society) 인증 요건을 충족하며, 강제 냉각이나 윤활 시스템이 필요 없는 구조로 제작돼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더불어 가스 퍼지(purging) 기능을 통해 비상 정지나 정비 상황에서도 시스템의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와 같은 기술적 구성은 해양 연료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는 동시에, 선박의 친환경 운항을 위한 필수적인 기반을 제공한다.
특히 전 세계 해양 운송 부문이 2020년 이후 중유(HFO) 사용 선박의 배출규제해역(ECA) 진입이 금지되면서,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 강화에 따라 저탄소·무탄소 연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되는 상황에서 페로니 폼페는 고압 주입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체연료 시스템 공급업체로서, 각 연료의 물리적 특성과 안전성을 고려한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한다.
메탄올은 비교적 취급이 용이하고, 기존 엔진 시스템에 적은 개조만으로도 적용 가능해 조선업계의 관심이 높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CO₂를 배출하지 않는 ‘제로 카본 연료’로 주목받고 있으나, 고독성과 부식성 등으로 인해 고도의 밀폐 기술이 요구된다.
페로니 폼페의 펌프 시스템은 이러한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며, 실질적인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안정적 공급 인프라를 지원한다.
페로니 폼페 측 관계자는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이를 위한 신뢰성 있는 주입 시스템이 해양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향후 암모니아·메탄올 연료 추진선 및 하이브리드 선박 시장 확대에 발맞춰, 각종 엔진 제조사 및 연료공급장치(FGSS) 개발사와의 공동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