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복합재료 전문 기업 UMOE Advanced Composites(이하 UAC)가 '유리섬유' 기반의 고압 실린더를 앞세워 한국 수소 운송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기존 강철 탱크의 무게 한계와 탄소섬유 탱크의 가격 부담을 동시에 해결해 수소 경제의 핵심 난제인 '운송 비용'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UAC는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World Hydrogen Expo 2025(HWE 2025)’에 참가해 수소 저장 및 운송을 위한 유리섬유 복합재료 고압 실린더 솔루션을 공개했다.
현장에서 만난 지미 쳉(Jimmy Tseng) UAC 중국 법인장은 유리섬유 소재의 경제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현재 수소 운송 시장은 무겁지만 저렴한 강철 탱크나, 가볍지만 비싼 탄소섬유 탱크가 양분하고 있다. UAC는 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지미 쳉 법인장은 "유리섬유를 핵심 소재로 채택해 탄소섬유 대비 재료비를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며 "경량화와 제조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해 수소 운송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수소 최종 가격에서 저장 및 운송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에 달해, 운송 효율화는 업계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UAC는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20년 업력의 기업으로, 현재까지 전 세계 30여 개국에 육상 운송, 선박, 해저 저장 및 해상 풍력 용도로 1만 개 이상의 실린더를 공급해 왔다. 지난 2021에는 아시아 시장 대응을 위해 중국 자오칭(Zhaoqing)에 생산 기지를 설립하기도 했다.
지미 쳉 법인장은 아시아 시장에 대해 "중국은 수소 충전소와 장비 제조에, 한국은 수소 승용차와 상용차 보급에 강점이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수소 저장 및 운송 인프라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시장 진출 전략으로 '규제 및 표준 협력'을 제시했다. 한국은 안전 기준이 엄격한 데다 유리섬유 복합재료가 기존 강철 탱크 대비 신기술인 만큼 인증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지미 쳉 법인장은 "한국 내 인증 기관 및 물류 사업자, 충전소 운영사와 협력해 규제 및 표준 정립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수소 산업이 보조금 의존 단계에서 시장 주도형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장비의 경제성이 필수적이며, 소재 기술과 대량 생산 체계를 통해 비용 절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