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역대 최대 수출 호황을 맞이한 K-방산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국방 분야에 특화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표를 마련하고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조국혁신당 백선희 의원은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K-방위산업 ESG 활성화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2026년을 K-방산 ESG 경영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이번 토론회는 백 의원이 기획한 ‘국방과 사회정책 연속 시리즈’의 첫 번째 순서로, 국방부·방위사업청·한국방위산업진흥회가 공동 주최했다.
기조발제에 나선 백 의원은 “그동안 성장과 성과의 언어로만 논의돼온 K-방산을 이제는 지속가능성과 책임의 관점에서 다시 물어야 할 때”라며 “방산 수출이 확대될수록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환경·인권·공급망 책임 기준은 더욱 엄격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제도적 준비 없이는 K-방산의 경쟁력 또한 지속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 의원은 실천적인 ESG 경영을 위한 4대 전략으로 ‘표준화·경쟁화·특성화·협력화’를 제안했다. 그는 “현재 K-ESG 지표 체계에서 방산 분야가 제외돼있는 것은 명백한 제도적 공백”이라며 방산 특화 지표 마련 및 공공 조달 평가에 ESG 요소 도입을 주장했다.
또한 무기체계 생산과 시험 과정에서 희생을 감내해온 지역 주민들을 위한 사회적 책임 강화를 언급하며, 방산기업 소재지 지역사회 지원 필요성이 언급했다. 아울러 군인 자살 예방을 위해 청소년 마음건강 지원 프로젝트인 ‘라이키(Like-Key)’ 밀리터리 버전 개발 등 구체적인 사업 모델도 제안했다. 백 의원은 “단순히 돈을 쓰는 활동이 아니라, 안보의 핵심인 군인들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방산기업이 동참함으로써 K-방산만의 남다른 ESG 브랜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일동 방위사업청 차장 직무대리도 발제를 통해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를 언급하며 K-ESG 가이드라인의 업종 확장과 함께 방위산업의 안보적 가치를 고려한 특화 지표 개발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K-방산의 ESG 현황 및 정책 제안’을 발표하며 K-방산의 하드파워 경쟁력과 ESG 소프트파워 간에 미스매치를 지적했다. 류 대표는 “EU발 공급망 실사지침(CSDDD) 대응이 시급하지만, 무기체계 부품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중소·중견 협력업체의 ESG 대응은 무방비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방산 공급망 ESG 상생 기금 조성과 민·군·관 협의체 상설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한국항공우주산업),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국내 주요 방산 4사의 실무 임원들이 참여해 현장의 고충과 제언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방산 분야의 보안 특수성으로 인해 환경 수치나 경영 정보를 취합하고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정부 차원의 유연한 기준 마련을 건의했다. 또한 “국제적인 네거티브 스크린(특정 무기 생산 기업 투자 배제)으로 인한 국내 업체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는 외교적 노력과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