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계속되는 모기업의 악재로 STX엔진의 협력기업들은 수주물량이 감소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부산의 기장군에 위치한 ㈜TSP(구 대신기술) 역시 STX엔진의 1차 협력기업으로 이런저런 어려움들이 산적해 있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신념으로, 이 기회에 모기업에서 1차 협력기업인 자사와 2~3차 협력기업들까지 한데 똘똘 뭉쳐 한 발 앞서 나가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에 기계산업동반성장진흥재단(이하 재단)의 스마트공장 만들기 지원 사업에 동참, ㈜나우, 신신정공, 인성정밀, 태복기계까지 4개사가 함께 참여한 “TSP 혁신단”을 꾸리고 엠테크 정한욱 대표의 도움으로 지난해 2월 6부터 4월 5일까지 혁신에 매진했다.
3정5S & 레이아웃 개선 혁신 돌입
TSP는 1994년 선박용 디젤엔진의 조립 및 탑재사업을 근간으로 설립된 이후 현재는 선박엔진의 주요 핵심부품인 연료 펌프, 메탈 베어링, 실린더 라이너, 피스톤 크라운 등을 제조해 모기업인 STX엔진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두산엔진 등 국내외 주요 선박엔진 제조업체들에 납품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러 업체들을 인수&합병하고 대신기술에서 TSP로 사명을 바꾸는 등 디젤엔진에 관한한 고객의 요구에 100% 대응할 수 있는 멀티 비즈니스 콘텐츠를 운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니다.
특히 TSP는 지난해부터 2~3차 협력기업들이 스마트공장 만들기, 시험·검사기기 검·교정 등 재단의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에 참여해 이들의 품질 및 납기 수준이 향상되는 것을 STX엔진과 함께 직접 체험한 바 있어 올해에도 협력기업들의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있으며, 혁신단까지 꾸리게 된 것이다.
중장비 유압 Hose Fitting류, 선박엔진 부품, 정밀산업기계 부품 등을 생산해 TSP에 납품하고 있는 나우는 3정5S & 레이아웃 개선을 주요 과제로 정하고 혁신에 돌입, 일단 기본 공정의 흐름과 물류 흐름을 분석해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 대해 파악했다.
특히 나우는 공장의 전체적인 레이아웃 개선에 가장 중점을 두었다. 물류이동을 우선으로 통로를 확보한 뒤 설비를 배치하는 방법으로, 절단기 2대는 외주로 빼고 CNC 12인치 설비 4대 추가 도입했으며 전용라인과 범용라인을 구분해 배치했다.
또 통로에서 작업자들이 한 눈에 보일 수 있도록 했으며, 모든 공구 및 소모자재는 집중 관리하고 셋업(Set-up) 시 사전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바닥은 재정비하고 페인트를 칠한 후 통로 및 구획선을 확보하도록 하는 등 아주 단순하고 기본적인 혁신의 방법을 도입한 결과, 그 성과는 놀라웠다.
불용재고는 과감히 처리해 890만 원의 재원을 확보했으며 레이아웃 개선으로 이동거리는 기존 1 Lot당 350m였던 것이 개선 후에는 290m로 단축돼 17%나 개선됐다. CNC 셋업에 걸리던 시간도 기존 35분에서 25분으로 감소돼 28%나 개선됐다. 나우는 이제 체계적이고 눈에 보이는 관리가 가능해진 것은 물론 누가 보아도 스마트한 공장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신신정공, 현장문제 분석부터 시작
선박엔진 베어링 등 선박 부품과 기어펌프 등을 가공해 TSP로 납품하고 있는 신신정공은 현장의 문제를 낱낱이 분석하는 일부터 시작하며 혁신에 들어갔다.
신규 설비가 절삭과정에서 먼지가 계속 발생하고 있었으며, 이 먼지를 처리하는 처리장 자체도 관리가 안 되고 있었다. 또 설비에서 기름이 유출돼 바닥이 오염되고 있었으며, 공구를 비롯한 현장의 정리정돈도 미흡했으며 지게차에 의해 바닥이 오염되고 있었다. 특히 설비 자체도 청소가 안 되고 있을 뿐더러 그 주변에 공구대도 어지럽게 혼재돼 있었다.
이런저런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공장 3정5S 추진’을 최종과제로 선정했다. 이런 문제들이 왜 발생했는지 그 원인을 파악하고 각종 레이아웃을 개선한 후 공장의 대청소부터 시작해 바닥의 페인트를 칠하고 통로 및 구획선을 확보했다. 공구 보관방법 및 자재 적재대도 표준화했다.
짧은 2개월이 지난 후, 불량률이 낮아지고 품질이 개선되는 눈에 보이는 성과도 컸지만 눈에 보이지 않은 인식의 변화가 더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사원이 5S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느끼고 공장청결과 안전 및 품질과의 관계를 인지하게 됐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혁신에 힘써 현재의 좋은 부분은 유지하고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게 된 것이다.
현재 이 회사는 가공품 적재를 위한 팔레트를 보완하고 야외 보관 소재의 보관 체제를 개선하는 등의 계획을 가지고 꾸준히 혁신을 진행 중이다.
인성정밀, 표준화 작업 진행
디젤엔진에 들어가는 유압잭, 볼 밸브, 석션 밸브, 유공압 실린더 등을 가공해 TSP로 납품하고 있는 인성정밀은 최근 공장을 넓혀 이사하면서 새로운 설비를 들이고 마케팅 임원을 새롭게 영입하는 등 조선경기 침체에 따른 물량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었다. 때 마침 혁신단의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합류했다.
인성정밀에서 가장 주력한 부분은 현장의 청결상태 개선 부분이었다. 이 회사는 설비는 좋으나 청결상태가 미흡한 상황으로, 향후 더 많은 수주를 위해서는 제품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공장의 청결도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집중적으로 설비와 설비 주변을 청소하고 정리정돈 했으며 공구도 정리해 필요 없는 공구는 폐기하고 자주 사용하는 공구는 공구대를 마련, 따로 보관하는 등 표준화 작업도 진행했다.
또한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작업 전 준비과정을 VTR로 녹화한 후 이를 다시 살펴보면서 문제점을 개선했다. 이전에는 사전 준비작업 없이 바로 작업에 들어가 공구를 찾거나 이동하는데 시간이 소요되고, 또 볼트 해체 후 다시 체결하는 등 총 13분이나 소요되던 준비시간이 개선을 통해 도면, 소재, 공구를 순서계획에 따라 미리 준비해놓고 볼트 역시 여벌 확보 후 즉시 교체하는 등의 노력으로 9분으로 단축되면서 총 30%의 단축효과를 가져왔다.
뿐만 아니라 자주보전, 윤활유 관리, 생산현황 관리 등 현장관리 표준화 지침을 통해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나니 그 성과는 놀라운 수준이었다. 준비시간 단축으로 연간 2천100만 원 이상의 개선효과를 거둔 것은 물론 공구 집중관리를 통해 공구를 찾는 시간이 줄어들고 비용절감 효과도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또한 청결한 공장 환경이 구축돼 기업이미지가 제고돼 향후 협력기업으로부터 더 많은 수주량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인성정밀 황성윤 대표는 “최근 경기침체와 맞물려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협력기업들이 어려움에 봉착해 있지만 지속적인 설비투자나 공정개선 활동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부분으로, 이번 지원 산업을 통해 우리 협력기업들 4개사의 품질이 개선되고 납기준수율이 올라가는 등 많은 혜택을 입었다”며 “이를 통해 1차 협력기업 및 모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일조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단 측에 대한 감사와 함께 지원 자금 규모를 좀 더 늘리고 참여 협력기업들을 좀 더 확대해 지원 사업을 전개한다면 진정한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언했다.
태복기계, 사원들 참여의식 ‘업’
베어링 커버 등 각종 선박엔진 부품을 생산해 TSP로 납품하고 있는 태복기계는 소재를 고속 절삭하고 있어 이때 발생하는 분과 누수되는 기름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들을 처리하는 장치가 미비해 각 설비들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으며 또 설비 옆에 방치돼 있는 공구들 역시 안전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었다. 또한 각 설비들의 모터나 환풍기 등도 청소상태가 불량해 불량 및 작업이 지연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태복기계는 작업자와 환경, 설비, 원부자재 별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을 분석한 후, 공장 전체의 레이아웃 및 가공 순서도 파악했다. 이후 공장 대청소 활동을 시작으로 3정5S활동을 추진했다. 불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공장 전체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오염물질을 제거한 후 전용 공구대 등을 마련해 공구를 정리 정돈했다. 특히 청소를 습관화하는 외에도 집진설비를 따로 설치했으며, 기존에 방치돼 있던 기름걸레도 보관함을 따로 만들어 보관하는 등 설비별로 절삭분과 기름을 제거하고 방지하는 방법들을 마련했다.
전 임직원들이 함께 참여한 혁신 활동이 완료된 이후 공장이 깨끗해진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한다면, 사원들이 참여의식을 가지게 되고 팀워크가 향상된 것 또한 또 다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들 4개사가 함께 한 TSP 혁신단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이후 TSP가 느끼는 가장 두드러진 효과는 2~3차 협력기업들이 깨끗한 스마트공장의 모습을 하게 됐다는 점이다. 현장의 레이아웃 개선 및 자재 정리정돈 등의 개선을 통해 납기 및 품질이 안정되고 이에, 1차 협력기업에 입고되는 자재의 불량문제가 대부분 개선됐고 향후 더욱 그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TSP는 재단의 지원 사업과 더불어 자체적으로도 예산을 따로 책정해 협력기업들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이와 관련 TSP 김동철 전무는 “동반성장이란 모기업과 1차 협력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2~3차 협력기업들까지 SCM 전체에 걸친 관련사들이 함께 성장함으로써 최종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를 위해 여러 협력기업들 중 동반성장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물량 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 또 제품개발 과정에도 많은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향후에도 모기업 및 협력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신제품 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해 당사 및 2~3차 협력업체에게는 신규 매출원의 확보 기회를, 또 모기업에는 구매원가 절감이라는 동반성장 본래의 취지에 더욱 다가가는 프로그램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자료_기계산업동반성장진흥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