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업계, 원가압력 '고사위기'
철스크랩 등 원부자재價 상승분 반영 못해 ‘한 숨’
부산에서 주물공장을 하고 있는 김 모(54세) 사장은 요즘 한숨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공장을 가동하자니 원가 부담으로 적자만 늘어나고 그렇다고 공장을 멈추자니 일주일도 안돼 부도가 날 지경이니 한숨만 짓고 있다.
경기도에서 주물공장을 하는 박 모(59세) 사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경기가 예년만 못해 물량은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 원자재 가격만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료는 현금으로 사오지만 제품은 어음으로 받고 있어 자금사정도 원활치 않다.
이처럼 국내 주물업계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시키지 못해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주물은 철 스크랩을 원료로 생산하고 있다.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이하 주물조합)에 따르면 국내 철 스크랩 가격은 2006년 말 ㎏당 270원이었던 것이 2007년 3월 현재 ㎏당 370원으로 37% 상승했다. 반면 주물제품 가격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인하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철 스크랩 가격 강세가 2004년과 다르게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제품 가격을 현실화시키지 못할 경우 국내 주물업계 전체가 공멸할 위기에 처해 있다.
주물조합 서병문 이사장은 “주물 소재를 사용하는 각 수요업체들이 주물제품 가격 현실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물산업은 국가 산업발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기간 산업이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주물 업계가 살아남을 수 없으며 주물업계가 무너지면 자동차, 기계, 조선, 전기전자 등의 생산도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주물조합에 따르면 최근 10여 년 간의 주물제품 제조원가 조사에 의하면 원자재인 선철은 1995년 대비 115%, 스크랩은 143%, 니켈 261%가 폭등했다. 전력비도 52% 상승했지만 주물 제품의 가격은 10여 년간 26%만 인상했을 뿐이다.
주물 산업은 통상 3D 산업으로 대부분 중소 영세 업체들로 구성되어 있다. 업체간의 경쟁과 부침도 심할 뿐만 아니라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하지 못해 생산을 잠시만 중단해도 공장 문을 닫아야 한다.
주물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주물 제품 가격의 현실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제조업과 부품 기업간의 상생이 더욱 필요한 시기라고 서 이사장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