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기술유출 논란 2라운드
조선업계가 또다시 기술유출 논란에 휩싸였다.
STX, 한진중공업에 이어 대우조선해양까지 중국 현지에서 선박을 건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동종 업계로 '기술유출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막연한 우려'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해외 진출, '어쩔 수 없는 선택(?)'
"옥포조선소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중국에서 선박을 생산할 것이다."
지난 15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산둥유한공사'(DSSC) 준공식.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이날 중국현지 선박 건조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중국 법규상 조선소 지분의 51%를 중국 측이 가지기로 돼 있는 조항만 완화된다면 신조선을 건조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 블록 공장 준공이 선박 건조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단계였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기술유출 우려에 대해 남 사장은 "이번 중국 진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면 우리 조선산업이 세계 1등을 유지하는 기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유출에 대한 논란의 불씨를 댕긴 것은 STX.
STX는 현재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 조선소를 건설하고 있다. STX는 중국 조선소에서만 오는 2012년까지 매출 30억달러(약 2조8000억원)를 올릴 계획이다.
강덕수 회장은 "한국 기술자가 산발적으로 중국 기업에 스카우트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내부적으로 중국이 적용할 수 없는 시스템을 구축, 기술이 유출되더라도 중국 조선업계가 이를 쓸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진중공업도 수비크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비용 초래할 수도
"독을 운영하는 능력과 공정과정, 건조 경험 등이 중시되는 조선업의 특성상 일부 기술유출은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그리 위협적이지는 않다." 중국에 진출한 조선업체들은 기술유출에 대해 지나친 우려라고 말한다.
업계는 "대우조선이 1970∼80년대 조선업 세계 1위를 구가하던 일본이 결국 국내 생산기지에만 머물러 1위 자리를 빼앗긴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논리까지 펴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일본이 해외시장 진출을 꺼려 도태됐다는 얘기는 말이 안 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이 주도권을 빼앗긴 것은 연구개발(R&D) 투자에 게을리 했기 때문"이라면서 "고급 기술을 꾸준히 개발, 기술 격차를 더 벌리되 이왕 진출한 것은 중국 조선산업과의 공조 체제를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또 원가절감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매년 두 자릿수대의 임금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중국. 특히 중국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받는 조선부문은 상승 압력이 더 크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많다. 단기적으로 재무구조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유출→산업위축→고용감소→사회·경제적 비용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크지 않고 환경단체의 반발 등은 국내 조선산업을 해외로 내몰고 있다"면서 "고부가가치선 개발을 통해 세계 1위를 지키려는 업계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