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9년부터 모든 석면제품의 제조·수입 및 사용이 전면 금지되면서, 지금까지 값싸고 효용성 높은 소재로 각광받았던 석면은 시장에서 사라지고 이제 그 자리를 대체할 차세대 소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그 중, 고온·고압의 적용환경으로 인해 석면유예기간이 더 주어지고 있는 산업용 가스켓(Gasket) 분야를 중심으로 대체재 시장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우리나라는 지난 '76∼'90년간 연평균 약 6만 3천톤의 석면을 수입했으며, '92년 약 9만 5천톤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급격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급기야 지난 '05년에는 석면 수입량은 약 6천톤 정도로 대폭 감소했다. 그러나 석면함유제품 수입은 오히려 '98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05년에는 약 4만 8천톤이 수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동남 노동부 산업안전보건국장은 "석면의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석면원료 수입량은 감소하고 있으나, 석면이 함유된 브레이크라이닝, 슬레이트 등 제품 수입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아직은 마땅한 대체물질 없어
이처럼 석면에 대한 규제와 사용금지에 앞서 석면 수입량은 줄었지만, 지속적인 석면함유제품의 수입 증가에서 보듯이 여전히 석면의 효용가치가 높고, 마땅한 대체 카드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도 "석면을 완벽히 대체할 소재는 없다"라고까지 얘기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석면가스켓은 전체 석면함유제품 중 약 1.5%의 비중을 차지하며, 현재 시장규모는 약 100억원 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수년전 500억 정도의 시장규모까지 확대됐다가 대체화가 진행되면서 상당부분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석면가스켓은 시장규모가 크지 않아 대기업보다는 주로 중소 및 영세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특성을 보인다.
가스켓(Gasket)은 소재별로 나눠 살펴보면, 메탈(Metal), 넌-메탈(Non-metal), 세미메탈(Semi-metal)로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메탈 가스켓은 명칭 그대로 금속으로만 이뤄진 가스켓으로 고압용 배관이나 열교환기, 밸브 등에 적용돼 고온·고압에 잘 견디는 특성을 갖지만 다른 가스켓에 비해 실(Seal)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넌-메탈 가스켓은 비금속 소재만으로 이뤄진 가스켓을 통칭해 부르는 것으로 여기에는 석면을 포함해 아라미드섬유, 그라파이트, 탄소섬유, 불소수지 PTFE 등 우리에게 석면대체재로 알려진 소재들이 이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세미메탈 가스켓은 위의 두 가지, 곧 금속과 비금속 소재를 각각의 특성에 맞게 혼용해 사용되는 것으로 스파이럴형 가스켓(Spiral Wound Gasket)이 대표적인 세미메탈 가스켓이다.
넌-메탈과 세미메탈의 주요 성분으로 사용되는 석면가스켓은 일반적인 저압용에서 고압용까지 두루 쓰이며, 특히 고온·고압의 각종 유체에 대한 실(Seal)성이 매우 우수하고 용도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은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현재 가스켓 분야에 나와 있는 대체소재들은 각각의 특성이 달라 적용 분야에 따라 소재를 선택해야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산업용 가스켓 5개 업체 경쟁
이처럼 가스켓은 적용되는 환경이 고온·고압이라는 특성 때문에 안전확보를 위한 대체 시기 파악, 용도별 사용한계 파악이 필요한 것을 인정해 한시적으로 석면사용이 유예되고 있다.(참고로 건축용 석면시멘트, 자동차용 석면마차제품은 오는 7월부터 제조·수입·제공·사용이 전면금지) 그러나 오는 '09년 전면사용금지에 앞서 석면사용은 현격히 줄어가고 있다.
현재 노동부에 허가신청을 받아 석면가스켓을 생산하는 업체는 대략 5개 정도인데, 이들 업체 중 가장 많은 석면가스켓을 공급하고 있는 제일E&S의 정성호 이사는 "석면사용규제에 따른 수요 하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제일E&S의 석면 공급량도 지난 '05년 약 3,000톤에서 '06년 약 800톤 가량으로 급격히 줄었다"고 밝혔다.
가스켓은 기계장치나 배관 등에 적용되는 소모품으로 시장규모는 크지 않지만 지속적인 교체수요가 발생하는 마르지 않는 샘이다. 때문에 석면 수요가 주는 만큼 대체재 수요는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는데, 주요 대체소재들인 유리섬유(Glass), 아라미드섬유(Aramid), 탄소섬유(Carbon), 흑연섬유(Graphite), 불소수지인 PTFE 등이 그것으로, 각각의 소재특성과 주요제품은 다음과 같다.
주요 대체 소재별 특징
유리섬유는 장섬유와 단섬유로 또 나뉘는데 장섬유는 건축재료, 실, 마찰재 등에 주로 쓰이고, 단섬유(유리솜)는 보온·단열재, 흡음재 등으로 쓰인다. 고온에 잘 견디며 불에 타지 않는다. 또 내화학성이 있어 부식되지 않으며 인장강도가 강하다. 그러나 신장률이 적고 내마모성이 적어 부서지기 쉬운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체로 원가가 비싼 대체재들 사이에서 가장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라미드섬유는 같은 무게의 강철보다 5배나 강도가 높은 현존하는 섬유 중에서 가장 강한 것으로, 섭씨 500도까지 연소하지 않는 뛰어난 내열성과 모든 화학약품에 대해 강한 내약품성을 지닌 고기능성 소재다. 때문에 고성능 타이어, 호스, 벨트, 광케이블 보강재, 방탄소재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된다. 주요회사·제품으로는 미국 듀폰社의 케블라(Kevlar)를 들 수 있는데, 케블라가 적용된 가스켓은 높은 온도에서도 놀라운 인장강도와 밀봉력을 자랑하며, 압축 복원력이 뛰어나다. 또 177 ℃ 혹은 그 이상의 온도에서도 물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장점을 갖는다.
그라파이트(Graphite)나 카본(Carbon)으로 불리는 탄소·흑연섬유는 인장은 약하지만 열에는 상당히 강한 면을 보인다. 또 내마모성, 내화학성 및 자기 윤활성 등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불소수지인 PTFE는 용점 327℃의 결정성 폴리머로 연속사용온도는 260℃이고 저온(-268℃)에서 고온까지 안정되게 사용할 수 있다. 불소와 탄소의 강력한 화학적 결합으로 인해 매우 안정된 화합물을 형성함으로써 거의 완벽한 화학적 비활성 및 내열성, 비점착성, 우수한 절연 안정성, 낮은 마찰계수 등의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강한 고온에서는 녹을 수 있다.
석면대체재 원가20배 상승
어찌됐든 앞으로 석면 사용이 금지되면서 석면 대체재 시장은 이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활짝 열리게 됐다.
그러나 수요자 입장에서는 별 득이 없어 보인다. 석면만큼 값싸고 효율 높은 소재가 사라지면서, 비용은 더 지불하면서도 석면보다는 성에 안차지만 그나마 입맛에 맞는 소재를 찾아 써야하는 '울며 겨자먹기 식'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공급 업체의 경우, 마이너스 요인보다는 플러스요인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고가인 대체재 가격 때문에 일정정도의 매출신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기존 석면은 뛰어난 성능에 비해 값이 싸서 수요자 입장에서 최상의 선택이었을지 몰라도 공급업체에서는 대량공급이 아닐 경우 큰 재미를 보진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체재는 석면과 비교해 최소 몇 배에서 최대 20배까지 비싸다고 하니, 이전보다 채산성은 떨어질지 몰라도 전체매출은 분명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가스켓 시장에서 석면함유제품이 차지하던 시장은 수년 전 500억원대까지 추정됐다"면서, "이를 일반적인 산술로 풀면 무리겠지만 대체재의 가격이 석면에 비해 몇 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관련 시장은 자연스럽게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공급업체에게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체재 시장이 각광받으면서 신소재 개발에 앞서 있는 해외 유수 기업들의 국내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미처 대체재를 발굴하지 못했거나 시장선점을 못한 업체는 자연 도태될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 영세업체로 이루어진 가스켓 공급업체들은 시장변화에 발빠른 대응을 하기가 쉽지 않고, 기술적·물량적으로 해외업체에 밀릴 공산이 커 국내 기업들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고정태 기자 jt@kidd.co.
산업계의 절대적인 효용가치… 불멸의 소재?
석면은 화산활동에 의해 발생된 화성암의 일종으로 섬유모양의 천연 광물이다. 이는 또 사문암과 각섬석으로 나뉘는데, 사문암은 지금도 제조·생산이 되고 있는 백석면이 이에 속하고 각섬석은 청석면, 갈석면, 안소필라이트 등으로 현재는 사용이 금지된 품목이다. 이처럼 천연광물로써 지금도 아프리카,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석면은 내화성, 단열성, 내구성, 절연성, 유연성 등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뛰어난 물성으로 인해 석면시멘트(내화재), 석면직물(방화재), 석면브레이크라이닝(마찰재), 석면가스켓(단열재)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주요한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석면이 갖고 있는 치명적인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영국, 호주,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는 이미 석면에 사용에 대해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관련 시민·환경단체에서는 석면에 대한 뒤늦은 정부의 규제가 미진할 뿐 아니라 전면금지 시기도 더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떠한 경제적 논리보다 사람의 생명이 더욱 소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 성 호 제일E&S 이사
최다 제품군·수요처 보유
정성호 제일E&S 이사는 가스켓 국내시장의 선두업체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해 왔다며 "최근 각종 규제로 인해 석면사용량이 줄면서 시장점유도 다소 축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시장축소와 관련 석면대체재 개발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폭넓은 제품군과 국내 최다 수요처를 보유하고 있어 시장확대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뿐 큰 문제는 없을 것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공장 규모를 증설로 인한 대량생산체제를 갖춰, 향후 해외기업들과의 경쟁에서 가격, 품질, 납기는 물론 신속한 AS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정 이사는 앞으로 석면 사용금지에 따른 시장변화와 해외업체들의 참여가 가속화될 것을 감안하면 제품의 경쟁력은 물론, 고객을 위한 사후관리를 강화해야 나갈 계획임을 피력했다.
제일은 올 매출목표를 전년대비 20% 높여잡고 있다. 석면사용이 전면금지되는 '09년 이후에는 더 큰 매출신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일의 가스켓은 조선, 유학, 정유, 장치산업(플랜트 건설, 대규모 공장) 등에 주로 공급된다.
서 수 영 고어코리아 실란트 사업부 팀장
가격·제품 경쟁력 충족
"특히 고어의 가스켓은 PTFE 소재의 특성상 주로 내화학성 필요로 하는 화학설비나 석유화학공정, 발전소 등에 이용되고 있지요."
서 팀장은 그동안 가스켓의 하이퀄리티(Hi Quality)만을 고집하면서도 최근에는 저가마케팅으로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저가라고 해서 터무니없는 가격이 아니고 고어가 제공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가격으로 최상의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그는 올해 마케팅 계획으로 고정밀, 내화학적 특수성이 필요한 대단위 산업공정에 지속적인 서비스지원을 도모하면서 석면사용 전면금지가 본격화되면 석면대체 가스켓 시장에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홍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요기업 주요제품
고어
화학공정배관 가스켓 Style800
가장 활성화된 화학물질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Style800 가스켓은 뛰어난 실링성과 함께 ePTFE의 모든 특성을 결합했다. 볼트 조임력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이 가스켓은 강관 플랜지의 높은 실링을 위해 뛰어난 내크리프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독자적인 설계로 깨지기 쉬운 플라스틱과 유리선강의 플랜지 실링에 최소의 조임력을 적용할 수 있다.
-온도범위: -268°C∼+315°C
-허용 압력: 진공 3,000 psig
-내화학성: 용융된 알칼리 금속과 불소원소를 제외한 0~14pH 내의 모든 일반적인 화학물질에 대한 내구성을 지녔다.
클링거
그라파이트 가스켓 PSM
대표적인 제품군인 PSM의 경우 최대압력 200bar, 최대온도 450도까지 실링 성능을 발휘한다. 단 압력이 높을수록 견디는 온도가 떨어지고, 온도가 높을수록 견디는 압력이 낮아지는 특성이 있어 제품을 적용할 때 주의를 요한다.
클링거의 그라파이트 가스켓은 제품 적용 시 플렌지에 흠집이 있어도 그라파이트가 흠집 부위을 채워주면서 배관에 자리잡기 때문에 실링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또 고유의 표면처리가 되어있어 플렌지에 달라 붙지 않는 특성을 갖는다.
주로 화학, 스팀, 고온수 등의 유체가 흐르는 배관에 적용되며, 국내 유명 조선소에 공급돼 호평을 받고 있다.
제일E&S
유리 섬유포 가스켓 JIC3220
팽창 흑연 시트 가스킷 JIC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