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산업 절대우위… 비용절감 수직구조
[해외산업-핀란드] 인간중심 정보사회 건설전자
핀란드 정부는 국가 미래의 비전을 인간중심의 정보사회 건설에 맞추고 있다.
핀란드의 이같은 계획은 핵심 '기술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고 전략사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핀란드는 전기. 전자산업 및 기계산업, 금속산업을 ‘기술산업’(Technology Industries)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술산업이 핀란드 경제를 이끌어가는 활력소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전자산업, 특히 통신 산업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핀란드를 살펴보기로 한다.
전자산업이 전체의 25%차지
핀란드에서 전자산업의 비중은 90년대에 들어 특히 급속히 확대되어 1998년에는 전통적인 펄프, 제지산업이나 기계산업을 앞지르고 가장 중요한 산업이 됐다. 1990∼2000년 사이 전자산업 생산량은 IT 붐에 힘입어 연평균 58%씩 급속히 증가하였으며, 이에 따라 2001년에는 전체 산업생산의 약 1/4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1년∼2002년 IT 붐의 거품이 빠져나가면서 생산량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으나 2003년 이후 회복된 이래, 2006년부터는 또 다시 성장세를 타고 있다.
물량 면에서 볼 때, 2006년말 기준 핀란드의 전자산업은 1996년에 비해 4배나 늘었다고 하니 그 성장세가 과거 10년 동안 얼마나 빨랐는지 알 수 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핀란드 전자산업은 수직적인 구조의 계열화가 이루어져있다. 따라서 관련 기업들은 독립적으로 활동하기보다는 점차 하나의 사슬고리를 형성하고 있고, 이러한 사슬고리를 형성하면서 아시아나 동구지역으로의 현지진출도 하고 있다. 그 예로 노키아의 주요 협력사 중의 하나인 Elcoteq의 경우는 2002년 아시아의 2개 공장을 매입한 이후 2003년 3월에는 핀란드 국내 로흐야(Lohja)의 공장을 폐쇄하기도 했다.
OECD 국가중 GDP 기여도 최고
한편 2003년 기준으로 보면 핀란드가 OECD 26개국 가운데 통신의 GDP 기여도가 가장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 그만큼 핀란드에서는 통신산업이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위 선진국이라고 말하는 OECD 국가의 경우 통신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 기준 2.99%(OECD 커뮤니케이션 아웃룩 2007)에 그친다. 하지만 핀란드의 경우 OECD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치로 통신 산업의 막대한 비중을 증명한다.
핀란드의 통신분야의 2006년도 매출액은 152억 유로로서 전체 전자산업 매출액의 74.5%, 전체 기술산업 분야 수출액의 32.1%를 (전체 수출액의 25%) 차지하고 있다. 높은 자동화 설비로 이 분야에서 종사하는 종업원수는 전체 전자산업 종업원수의 57%인 35,100명 정도 다. 이는 전체 기술산업의 17% 이다. 이 분야는 최종 완제품을 생산하는 노키아와 같은 대규모 기업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핀란드 경제는 과거 전통적으로 삼림산업에 의존한 바가 컸으나, 최근 10여년 동안 각종 첨단산업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산업구조가 크게 다양화됐다. 2차 산업 중에서도 특히 전자 및 기계, 금속 등 기술산업과 삼림산업이 가장 역동적인 산업으로서 핀란드 수출을 이끌어가고 있고, 화학산업과 식품산업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술산업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 가까이 이르고 있고, 주요 수출 대상국은 독일과 스웨덴, 미국, 러시아 등이다. 또한 R&D 투자에 있어서도 약 80%가 이 기술산업 분야에 투입되고 있다.
특히 노키아로 대변되는 핀란드의 통신산업은 가히 그 위세가 대단하다.
2006년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 실적만 봐도 1위 업체 노키아, 2위 업체 모토로라는 멀리 달아나고 소니에릭슨의 맹추격이 이뤄지고 있는 와중에 한국의 삼성과 LG는 횡보 국면이다.
노키아의 질주는 놀라울 정도다. 지난해 세계 2, 3위 업체인 모토롤라와 삼성전자 물량을 합친 3억3530만대보다 1270만대 많은 3억4800만대의 출하량을 보였다. 매출은 지난해 411억2100만유로(약 50조원)로 핀란드 정부의 올해 예산 404억8200만 유로보다 많다. 핀란드 경제의 노키아 의존도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0%, 수출의 20%, 총 고용의 10%에 이른다는 게 블룸버그 통신의 분석이다.
노키아 2분기 사상 최고 실적 달성
노키아는 최근 2분기 순익이 전년동기 11억4천만 유로보다 148% 급증한 28억 3천만 유로를 기록했으며, 시장점유율도 39.1%로 전분기대비 4% 올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노키아의 이 같은 질주가 적시 적소에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는 능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노키아는 100개 이상의 제품을 보유, 다양한 지역에서 시장 특성마다 다른 성격의 제품을 선보이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특히 급성장하고 있는 이머징마켓에서는 경쟁사들을 여유롭게 따돌리면서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노키아의 2분기 휴대폰 판매는 1억100만대에 달할 정도였다.
노키아는 핵심 시장인 유럽의 견조한 매출과 더불어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도 성공적으로 장악했다.
정보기술(IT)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의 캐롤리나 밀라네시 애널리스트는 "경쟁사들과 비교해 노키아의 전망은 장밋빛"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휴대폰 마진이 예상보다 높은 20.9%에 달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노키아 아프리카 시장 선점
노키아의 핵심 성장 전략은 이머징 시장에 있다. 노키아는 45달러짜리 저렴한 휴대폰을 저소득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출시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이 지역에서만 2분기 2천370만대를 팔아치웠다. 또 노키아는 중동지역과 아프리카 시장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노키아는 아프리카 시장을 처음으로 개척한 휴대폰 업체다. 애널리스트들은 아프리카 휴대폰 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앞으로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다.
밀라네시는 "노키아는 계속해서 공급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다양한 제품군을 갖춰 경쟁사들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노키아가 선진국 시장에서 약한 것이 아니다. 노키아는 지난 2분기 유럽시장에서만 전년동기보다 28.4% 늘어난 2천390만대를 판매했다.
노키아가 유일하게 약점을 보이는 곳은 북미지역이다. 노키아는 북미 지역에서 1분기 48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하는데 그쳤다.
저력의 원천은 원가경쟁력
그렇다면 노키아의 그 저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앞서 언급했던 노키아의 2007년 2분기 실적은 노키아가 기록한 사상 최고의 실적이다.
휴대폰 분기 판매량이 처음으로 1억대를 돌파했고 시장점유율은 39.1%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은 18.7%(휴대폰은 21.1%)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노키아 저력을 첫째, 원가경쟁력이 탁월하고, 둘째, 거대 시장 유럽에서 브랜드 충성도가 높으며 셋째, 저가에서 고가까지 제품 라인업이 다양하다는 점으로 꼽는다.
노키아는 휴대폰 칩에 대한 로열티를 삼성전자나 LG전자만큼 내지 않는다.
한국 업체들은 미국 퀄컴사에 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CDMA) 칩 로열티를 많이 내지만 이에 비해 노키아의 부담은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량 구매로 인해 원재료 조달가격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도 경쟁력 우위의 일익을 담당한다.
세계 휴대폰 부품시장에서는 생산량에 따라 공급 가격을 낮춰주는 일이 다반사라고 한다. 이를 통해 노키아가 전세계 각 지역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하는 위탁시스템도 원가경쟁력에 일조한다.
이 같은 구조는 삼성전자나 LG전자가 따라갈 수 없는 경쟁력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테로 오얀페라 노키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부사장은 "휴대폰은 '규모의 경제' 원리가 크게 적용되는 산업"이라고 전제하고 "우리는 그런 점에서 아주 탄탄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노키아는 이런 원가구조를 바탕으로 저가폰과 중가폰, 고가폰을 고루 생산하는 체제를 갖췄다.
50달러짜리 휴대폰 생산
신흥시장에서는 중저가폰, 선진시장에서는 고가폰을 판매한다.
노키아는 100달러 짜리 휴대폰은 물론이고 50달러 짜리 휴대폰도 만들고 있다.
브랜드 파워, 기술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 탄탄한 유통구조 등도 경쟁력의 원천이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노키아가 브랜드와 기술개발에 돈을 퍼붓고 인력도 국적을 가리지 않고 쓴다고 전했다.
유럽 통합으로 확대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경영과 마케팅, 인사 시스템을 가동 중인 것도 경쟁력 요소로 꼽힌다.
여기에 경영진의 유연한 대응과 과감한 집중화 전략도 노키아를 세계 1위로 올려놓는데 큰 역할을 했다.
1865년 제지 펄프업으로 사업을 시작한 노키아는 고무와 케이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1960년 대에는 통신 장비 사업, 1980년대에는 TV 등의 가전 사업에까지 진출했다. 이후 노키아는 핀란드 최대 기업으로 발돋움했지만 곧이어 혹독한 시련을 맞는다. 독일의 컴퓨터, TV 분야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제지 및 경공업 사업분야의 최대 수요처인 소련연방이 해체되면서 매출이 급감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핀란드의 내수 불황까지 겹쳐 회사의 존망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몰렸다.
하지만 이러한 시련은 노키아로 하여금 방만한 사업을 과감히 포기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현재의 성공을 가능하게 한 무선통신기기 분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을 단행한 것이다
노키아 1위 지키기 위협
현재 노키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독일 지멘스와의 합작 통신장비업체인 노키아 지멘스 네트웍스다.
통신장비 사업 부문은 알카텔-루슨트, 에릭슨 등과의 경쟁이 거세기 때문에 전망이 불투명하다. 이러한 가운데 노키아 지멘스 네트웍스는 지난 2분기 18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애플이나 구글의 이동통신 시장 진출도 노키아로서는 적지않은 위협이다.
구글 CEO 에릭슈미트는 최근 “모바일광고 시장이 급속히 커짐에 따라 조만간 소비자들은 휴대폰을 공짜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체의 허락을 받아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검색 서비스를 사용하는 덤으로 휴대폰을 쓰는 모델이다. 구글은 이미 구글폰으로 알려진 ‘G폰’을 개발했고. 애플은 지난 1월 애플폰을 출시해 통신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기존 이동통신 업계는 포화된 시장에서 통신요금과 단말기 가격 경쟁으로 시장 점유율을 뺏고 뺏기는 경쟁을 펼쳐왔으나 애플과 구글은 다른 통신업체가 벌여온 게임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려 하고 있다.
최근 스포츠 전문방송 Espn의 마크 호라인(Marc Horine) 부사장은 자사의 스포츠 해설음성 서비스(Espn pod-center)를 아이폰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는데 그는 제공 이유를 간단하게 “아이폰 사용자가 인터넷에 접속할 때 사용하는 브라우저(사파리)가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른 인터넷 브라우저를 갖춘 휴대전화에서는 Espn의 해설음성이 원활하게 서비스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Espn의 사례에서 보듯, 애플 ‘아이폰(iPhone)’의 힘은 바로 ‘소프트웨어’와 ‘컨텐츠’다.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는 “우리는 휴대폰을 재발명했으며, 2008년에 시장점유율 1%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애플은 노키아의 제조 역량도, 삼성전자의 기술력도 없지만, 소비자가 반드시 찾을 수 밖에 없는 컨텐츠와 서비스로 아이폰을 히트시켰다.
전면전에 가까운 구글전략
구글의 전략은 애플보다 더욱 전면전에 가깝다.
정보통신업계에서 구글의 목표는 무선망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망 개방’(open access)을 이루는 것이다. 기존 무선통신망은 대부분 특정 사업자의 허락을 받아야 컨텐츠를 등록할 수 있다. 구글은 이와 달리 지금의 인터넷처럼 누구나 쉽게 컨텐츠를 쌓을 수 있는 망을 추구하고 있다.
컨텐츠가 쌓이면 구글은 검색결과에 광고를 붙이는 기존 수익 모델을 무선망에도 적용할 수 있다. 광고를 삽입하는 대신 음성통화를 무료로 제공할 수도 있다.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구글 CEO는 “모바일광고 시장이 급속히 커짐에 따라 조만간 소비자들은 휴대폰을 공짜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비자들이 케이블·전화선 외에 또다른 인터넷 접속 방법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해 모바일 산업의 국면 전환을 통한 전면전을 암시했다.
또한 노키아 최대의 라이벌인 모토로라가 '레이저' 이후 이렇다할 히트상품을 출시하지 못하면서 시장에서 밀리고 있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IT산업의 최대 전쟁터인 휴대폰 산업에서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소니의 에릭슨 LG, 삼성전자등이 눈에 불을 켜고 있는한 시장상황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또한 특허괴물이 노키아를 비롯한 주요 IT 기업들을 주시하고 있는 점도 신경이 쓰인다.
특허 괴물이란 몇몇 발명자나 기업들로부터 특허를 사들인 뒤 그 특허를 토대로 소송을 제기해 막대한 이익을 얻는 특허소송 전문 기업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노키아는 지난 2005년 8월 미국 소재의 인터디지털이라는 회사에 의해 '노키아의 휴대폰이 인터디지털이 보유한 GSM(유럽식 이동통신 표준)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는 특허침해금지 소송에 휘말렸고 결국 2005년 12월 2억5000만달러의 특허료를 지급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러한 장애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노키아는 다양한 휴대폰 라인업과 막강한 현금 보유력 등을 바탕으로 순탄한 성장 일로를 걷고 있다.
노키아의 휴대폰 시장에서 우월적인 지위는 삼성전자, 모토로라, LG전자, 소니-에릭슨 등의 추격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지만, 이렇듯 노키아가 글로벌 시장으로 질주하는 동안 보이지 않는 손들이 노키아의 발목을 붙잡으려는 시도가 점점 거세지고 있어 노키아의 행보는 한층 조심스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통신산업으로 대변되는 전자산업을 제외한 삼림 산업과 바이오 산업의 약진도 주목할 만 하다.
핀란드 산학연의 조화 삼림산업
펄프. 제지산업 등 핀란드의 삼림산업은 핀란드의 전통산업으로서 아직도 핀란드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종이 및 판지에 있어서 핀란드는 세계 제2위의 수출국이며, 펄프 및 각종 목재, 합판, 특수 종이 생산에 있어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연구개발 활동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특히 재활용 가능 원자재에 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Stora Enso (www.storaenso.com)와 UPM (www.upm-kymmene.com)은 세계적인 종이 및 판지 생산업체로 유명하며, Ahlstrom (www.ahlstrom.com)은 내연기관용 필터 및 라벨 등 특수종이를 생산하고 있다. Myllykoski는 잡지용 종이 생산에 있어 세계 제3대 기업이고, 그밖에 Metsaliitto (www.metsaliitto.com)와 Metso (제지기계 생산), Botnia (www.metsabotnia.com), M-Rea l(www.m-real.com), Finnforest (www.finnforest.com) 등의 기업들이 있다.
제지산업 세계 2위 수출국
핀란드 제지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약 15%로서 캐나다에 이어 세계 제2대 수출국이다. 핀란드에서 펄프. 제지산업은 IT 산업에 앞서 가장 전통적인 산업으로서, 아직도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지금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핀란드 제지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연구개발 및 고급인력 양성이 꾸준히 추진되고 있고, 산업계와 연구소, 대학간 산학연 협력이 어느 나라보다도 잘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 삼림산업 연합(Finnish Forest Industries Federation)의 회장이자 세계적인 제지업체 M-real의 CEO인 Mr. Jouko M. Jaakkola에 의하면 기술수준 및 제품개발에 있어서 핀란드 제지산업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다.
핀란드는 세계 제6대 펄프. 제지 생산국이고, 생산량의 4/5를 수출함으로써 15%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핀란드는 전국토의 88%인 2천 6백만 헥타가 삼림으로서 5 가계 중 1가계가 삼림을 가지고 있고, 일인당 삼림면적이 4.6 헥타로서 여타 유럽 평균의 16배에 달하고 있다.
핀란드의 펄프. 제지산업은 이 같은 풍부한 삼림자원을 바탕으로 130여 년 전부터 발달하기 시작해, StoraEnso나 M-real, UPM과 같은 세계적인 제지업체가 나타났으며, 우리나라 펄프. 제지산업의 기초가 됐다고 할 수 있다.
핀란드 펄프. 제지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고급인력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이 어느 나라보다도 잘 발달되어 있다는 것으로서 최근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헬싱키 공대의 석사과정을 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 활동하는 제지관련 엔지니어 중 2/3가 핀란드에서 공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다수의 한국 유학생들도 현재 핀란드에서 공부하고 있다.
차세대 전략산업은 바이오
OECD에 의하면 바이오 기술(biotechnology)은 ‘지식이나 재화, 서비스 등을 생산하기 위해
과학과 기술을 살아 있는 조직이나 다른 생명 또는 비생명 재료에 응용’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바이오 산업은 핀란드에 있어서 특히 초창기에는 IT산업에 이은 차세대 전략산업이자 첨단기술 국가로서의 핀란드 위상을 유지시켜줄 중요한 산업이 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실제 이 분야 산업은 급속히 성장하였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기도 했으며,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탄생했다.
핀란드 통계청(www.stat.fi)이 발표한 2006년도 기준, 관련 통계에 의하면, 바이오 산업에 속하는 핀란드 기업체수는 약 130개사로 연간 총 매출액이 7억 유로 정도이며, 이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수는 4,200명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핀란드는 인구가 적은 나라이기는 하지만, 유럽에서 6위의 바이오 산업국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바이오 산업체수는 유럽전체의 10%에 이르고 있다. 핀란드 바이오 산업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이들 관련기업들이 연구소나 대학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막대한 연구개발비에 비해 작은 국내시장 규모로 인해 핀란드 바이오 산업체들은 대외 지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생산량의 많은 부분을 수출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핀란드의 몇몇 바이오 산업체들은 70년대 이후 바이어 기술을 이용하여 해외시장에서도 상업적인 면에서 성공을 거둔 몇 가지 제품을 개발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Benecol, Xylitol, LGG Bacteria, PanSalt 등이다.
Benecol(www.benecol.com)은 Raisio(www.raisio.fi)라는 기업이 식물성 스테롤을 기초로 추출한 일종의 마가린으로서 콜레스테롤을 낮춰지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1995년부터 출시해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자작나무서 추출한 자일리톨
또한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자일리톨(Xylitol)은 자작나무에서 추출한 감미제로서 1972년에 특허를 받았는데, 충치 예방 효과가 있어서 껌과 치약 첨가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Valio(www.valio.fi)사는 우유제품에서 젖산을 낮춰주는 LGG Bateria를 개발해 1990년부터 상용화하고 있으며, Biohit(www.biohit.fi)사는 시험실용 전자 피펫(electronic pipette)을 개발해 전세계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Pansalt는 소금에서 나트륨 함량을 줄이고 마그네슘과 포타슘을 첨가한 제품으로서 역시 핀란드에서 개발된 제품이다.
분자생물학(molecular biology)과 정보기술을 접합한 바이오정보학(bioinformatics)도 핀란드에서 중요한 분야 중의 하나인데, 이 기술을 이용하여 생명공학 또는 의학 관련 데이터를 컴퓨터를 통해 다양한 용도로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뇨환자의 경우 당수치를 매일 수시로 체크하여 그 결과를 휴대폰을 통해 자동적으로 병원에 알려줄 수 있다.
핀란드는 바이오 산업이 핀란드 경제에서 기계산업과 제지산업, 전자산업에 이어 4번째로 중요한 주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핀란드가 바이오 산업에 역점을 두게 된 데에는 핀란드 사회가 갖고 있는 특성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즉 핀란드는 여타 유럽에 비해 인구의 고령화가 약 10년 정도 빨리 진행되고 있고, 역사적으로 이민족과의 교류가 적어서 유전적인 질병 발생률이 높다는 점이 바이오 기술 연구를 촉진했다는 것이다. 특히 인구의 고령화는 의료보험 예산에 큰 부담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장병 및 관절염,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각종 질병의 약물치료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또한 핀란드인들은 여타 유럽국가에 비해 심장병이나 호흡기질환, 음식물 알레르기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EU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의약품 정책 등으로 이 분야에서 경쟁이 가열됨에 따라 핀란드는 비교우위가 있는 분야에 재원을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