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계산업은 전체 생산규모 300조원, 수출 1조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산업계 성장을 견인하는 중심산업으로 급부상 했다. 특히 환율하락과 고유가 및 장기적인 원자재가 상승이라는 수출악재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18.2%라는 건실한 성장을 기록했다. 새해에도 기계산업은 수출을 중심으로 한 고성장이 예고되고 있으나 해외금융시장을 비롯한 수출악재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어 정부 및 산·학·연간의 긴밀한 협력체제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따라 산업일보와 월간 기계장터는 기계 산업계의 각분야 책임자급 실무 전문가들의 서면대담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 대담 참석자
- 김용근 산업자원부 산업정책본부장
- 윤동섭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 최승철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 황경현 한국기계연구원장
- 박화영 대한기계학회원장
- 박훈 산업일보 편집국장 / 사회자
- 박훈 산업일보 편집국장 (사회자) = 국내 경기가 지속된 침체로 2008년에도 낙관하기 힘든 상황 입니다. 새해 기계산업 시장을 전망해 본다면 어떻신지 한 말씀 부탁 합니다.
▶ 최승철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최 대표) = 올해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금융불안, 고유가 등이 계속 불안요인으로 작용해 세계 경기가 지난해보다는 소폭 둔화될 것으로 생각되나 전반적인 상승세는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수출증가가 예상됩니다. 하락세인 미국시장을 제외하면 중국 및 신흥 성장국의 개발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적극적으로 신시장을 개척하면 수출은 올해의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내수도 내년에는 산업 전반에 걸쳐 투자확대가 예상되고 새 정부도 경기부양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여 지난해보다는 호조세를 보일 것 전망됩니다.
기업 M&A 통한 원천기술 확보
한편,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글로벌을 위한 기반 조성작업의 일환으로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을 인수하는 한편 원천기술 및 차세대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해 중국 휠로더 업체인 연대유화기계, 수소혼합 천연가스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CTI사, 그리고 세계 최고의 소형건설중장비 업체인 미국 잉거솔랜드사의 밥캣을 인수한 바 있습니다. 올해는 그동안 M&A를 통해 한 가족이 된 해외계열사들과의 시너지효과 창출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M&A로 회사를 인수하는 것보다 인수한 회사와 잘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므로 여기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또한 제품 경쟁력 공급능력 확충을 위해 벨기에 공장의 설비능력을 증설하는 한편 지난해 11월에 착공한 군산신공장 건설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입니다.
▶ 박화영 대한기계학회장(박 회장) = 지난해 기계산업은 높은 성장세를 지속해 오면서 국내 경제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환율변동, 원자재가격 상승 및 고유가 지식 등 불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기계산업이 기반산업으로서 국내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전략적 투자를 통한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기술경쟁력이 상승이 주효한 것으로 분섭됩니다. 특히, 이웃나라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으로 전 세계의 원자재는 물론, 제조업의 메카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기계산업의 역할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계산업의 생산설비나 부품에 존재하는 노하우(know-how)는 쉽게 따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동차, 조선, 발전설비, 건설 중장비, 공작기계 등 몇몇 제품군에서 한국은 세계 일류의 기술수준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수년간은 한국의 기계산업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이 보유한 기술들은 독점적, 초일류 기술이 아닌 중·상위 기술로써 현재의 입지는 가격경쟁력 및 마케팅 능력으로 유지한다고 봤을 때 마냥 안주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특히, 기계기술의 경우 꾸준한 연구개발과 축적된 기술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꾸준하고 지속적인 투자로 기계산업에 대한 진정한 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FTA를 美·EU시장 진출전략과 연계진행
- 사회자 = 새해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기계산업 수출활성화에 대한 지원책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김용근 산업자원부 산업정책본부장 (김 본부장) = 기계산업은 작년에 원화강세, 고유가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이며 수출 1천억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이런 성과는 중동의 플랜트 호황과 중국, 인도 등의 산업화로 기계류 수요가 늘어난 호재도 있었지만, 우리 기업이 기술개발과 구조조정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꾸준히 키워왔기 때문입니다. 또한, 눈을 내수에서 해외시장으로 과감히 돌리고 신흥시장을 개척한 것도 주효했습니다.
올해도 수출 환경은 환율하락, 고유가 등이 지속되는 등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 서브프라임 문제, 중국발 인플레이션 등 불안요인도 산재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독립국가연합(CIS), 중국 등 개도국의 투자확대와 오일머니 효과로 기계류 수요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신흥시장에 대한 마케팅 지원을 강화하고 FTA를 美·EU시장 진출 전략과 연계해 기업의 해외진출을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또한, 원천기술 개발, 제조혁신 등으로 기업의 부가가치와 생산성 향상에도 주력할 계획입니다.
▶윤동섭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윤 부회장) = 기계산업진흥회(이하 기산진)도 탄력을 받고 있는 기계류 수출을 더욱 늘리기 위해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개척을 적극 지원하고 수출촉진사업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또한 기계류 수요창출 및 마케팅 지원을 위해 매년 국내전시회 3회 및 해외전시회 1회 등 4개의 기계류 전문전시회를 직접 개최하는 등 수출판로 확대를 위해서도 노력할 것입니다. 일례로 지난해에 개최된 '한국기계전'은 국내참가기업의 수출촉진 및 해외마케팅 기반을 제공하기 위해 특별히 20개국에서 210개사 230명의 구매력 있는 해외 바이어만을 엄선·초청해 대규모 수출상담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함께 진행돼 2천명 이상의 해외바이어를 포함한 10만여 명이 방문해 약 20억2천만달러 상담과 2억5천만달러 계약의 성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기계부품 기술 융·복합화 현상 대비
기산진의 역할은 무엇보다도 기계산업계를 대변하고 정부와 업계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출활성화를 위해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해외마케팅 지원, 수출상담회 등의 활동뿐만 아니라 업체가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발굴하고 정부 정책으로 발현돼 기업들의 생산 및 수출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기계산업이 무역 1조달러 시대를 견인하는 데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사회자 = 지속적인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제품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기계산업의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위한 정부 및 기업 국가 연구기관의 계획은 어떠신지 말씀해주시지요.
▶황경현 한국기계연구원장(황 원장) = 기계산업은 일부 대기업이 시장의 대부분을 주도하고 있으며, 핵심부품에 대한 해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특성상 기술 진입장벽이 타 산업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국, 대만 등 경쟁국들의 강력한 도전과 이에 따른 가격경쟁력 악화와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나타나는 고급인력의 공급부족 등은 향후 국내 기계산업 발전에 크게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차원에서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자원의 전략적 투입의 필요성은 물론 국내 대기업, 중소전문기업과 출연연구기관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등을 통한 적극적인 해소방안의 수립이 시급합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 기술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IT, 조선, 자동차,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일반기계부품산업 관련기술의 융·복합화 현상을 더욱 가속화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함으로써 국내 기계산업계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이 점차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박 회장 = 기계산업은 타 산업 발전의 기반이 되는 산업입니다. 따라서 어떤 산업이 주력산업으로 발전하느냐에 따라서 기계산업도 맞추어 발전해야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 주력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IT산업(반도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등)의 경우를 보더라도 비록 최종재의 수출량과 생산량의 경우 세계적 위치에 있으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생산설비나 부품·소재의 국산화율이 높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의 경우 우수한 생산설비의 무기화로 한국의 IT산업 및 가격경쟁력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고부가가치 산업 기술개발 필수
또한, 제조업의 흐름은 영국에서, 미국, 일본, 한국을 거쳐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한 전세계 제조업의 독점현상은 앞으로 가속화 될 것이고, 한국이 겪었던 바와 같이 제조업의 발전을 바탕으로 중국의 기술개발은 가속화 될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이러한 배경에서 ‘국가 중·장기 과학기술 발전계획 강요(2006∼2020)’를 공식발표하고 과학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볼 수 있듯이 한국도 더 이상 단순 조립·생산을 통해서는 경쟁력을 얻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고부가가치 산업인 생산설비 및 부품·소재의 경쟁력을 일본,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의 수준으로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선진국과 중국·인도 등 개발도상국 사이에서의 Nut Cracker(넛 크래커)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기술개발이 필수적입니다. 다행히 조선, 자동차의 경우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95% 이상의 국산화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조선의 경우 세계 1위의 제품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공사례를 많이 도출하기 위해 산·학·연·관의 긴밀한 연구협력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의 안정적인 연구개발 지원과 투자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김 본부장 = 정부는 그간 기계류 국산화 및 수출화를 위해 R&D(연구개발) 분야에 꾸준히 투자해 왔습니다. 그 결과로 국내 생산·공정 등 중위기술(Mid-Tech)은 글로벌 수준으로 향상됐고 기계산업은 단기간 압축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하신 대로 아직 원천기술은 부족해 핵심 기계류 및 장비는 여전히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 등 개도국의 기술력은 빠르게 향상되고 있어 우리의 對개도국 기술경쟁 우위도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정부는 R&D 투자방향을 모방·응용 기술에서 핵심·원천 기술로 전환해 핵심 기계류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해 나갈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전략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자동차·조선, 생산시스템, 생산기반, 차세대 로봇, 금속재료 등 분야에 약 1,2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입니다. 또한, R&D 지원방식도 종전의 칸막이형 방식을 탈피해 기술개발, 기반조성, 인력양성 등을 연계한 패키지형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지속성장 핵심요소
- 사회자 = 기업 간 양극화 해소와 국내 기계산업의 고른 발전을 위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산·학·연 협력강화' 등에 대한 꾸준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실효성 및 각계의 견해는 어떻신지요.
▶김 본부장 =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기업이 대형화·전문화되면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과 산·학·연 협력은 기계산업의 지속 성장에 핵심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상생협력은 양극화 해소와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있어 정부는 상생협력을 중요 정책으로 그간 추진해 왔습니다. 최근에 이에 대한 가시적인 정책성과도 나타나고 있고, 상생협력이 기업경영전략이라는 인식이 기업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현금성 결제비중도 상승하고 불공정 하도급 거래의 비율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대로 실제 산업현장에서 체험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 압력이 1차 협력업체를 거쳐 2,3차 협력업체까지 전달되는 등 대기업의 불공정행위가 상생협력의 저해 요인이라고 지적되고 있습니다. FTA 확대, 기술의 융·복합화 등의 환경변화는 기업간 경쟁을 기업생태계간 경쟁으로 전환시키고 있습니다. 상생협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정부는 그간의 정책성과를 분석해 미흡한 점을 보완하고 상생협력이 기업경영전략으로 뿌리내리도록 힘쓸 계획입니다. 세제혜택, 예산지원 등 인센티브를 보강하고 산업별 맞춤 프로그램을 추진해 자발적인 상생협력을 도모할 것입니다. 또한, 상생협력의 무대를 국내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는 데도 집중할 계획입니다.
▶윤 부회장 = 기산진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해 주력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은 '플랜트 대-중소기업 벤더 협력사업'입니다. 지난 2005년 플랜트 업체간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협약체결을 바탕으로 플랜트 대-중소기업간 해외 공동 진출, 정보교류 및 해외 수요기업(사우디 ARAMCO사, 일본 EPC(Engineering, Procurement & Construction) 기업 등) 벤더 등록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4일에는 전력산업분야 중소기업의 해외 플랜트 발주처 또는 EPC업체에 벤더 등록 지원 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하기 위해 본회와 한국서부발전(주)간에 업무협력 협약 체결한 바 있습니다.
상반기중 평양상품 박람회 참관계획
올해도 플랜트 대-중소기업 벤더 등록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지난해에 개소한 중동(두바이), 인도(뉴델리) 이외 지역에 플랜트 기자재 수출촉진을 위한 거점별 벤더등록 지원센터 개소할 예정이며, 인도, 중동지역의 수출확대를 위한 시장개척단 파견 및 발주처 벤더등록 담당자 초청 상담회도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와 더불어 플랜트 업무에 필요한 PQ(Pre-Qualification)자료 작성, Agent 영문계약서 작성 및 보증서 관련 등의 실무교육 등을 통한 인력양성사업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기산진은 개별적인 중소기업 지원으로 마케팅지원, 인력양성, 정책발굴 등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것이며, 특히 상반기 중 남북 기계산업 경제협력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방안으로 평양 춘계 상품박람회에 기계업체 CEO 분들을 모시고 참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최 대표 = 두산인프라코어는 "부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이 실현될수 있다"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우수 협력회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제고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두산은 협력회사와 상호간 시너지효과 창출 및 지속적인 동반성장을 위해서 협력회사 직원에 대한 교육 및 기술지원, 원자재 구매대행, 해외 동반진출 및 수출지원,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 지원, 협력회사 자금지원 추천, 정보화체계 구축 등 다양한 상생협력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박 회장 = 기계산업 분야는 성과를 언급하기 전에 기계산업의 특징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계산업은 마더 인더스트리(Mother Industry)라고 합니다. 즉 다른 모든 산업의 기반산업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최종재(End-Product)보다는 자본재(Capital Goods, 중간재)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엔진, 차체, 동력전달장치 등 수 많은 부품이 모아져 하나의 자동차가 이루어지는데, 소비자의 안락감 향상을 위해 진동 흡수 장치를 좋게 만든다고 했을 때, 이는 최종제품에 비해 아주 작은 부분이라 일반 사람들이나 비전문가들에게 성과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산·학·연 기술정보 교류 제도화
다만, 이러한 분야의 협력을 위해서는 기업이 필요한 기술분야와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학계 혹은 연구계가 서로 정보를 잘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수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Mother Industry라는 특징으로 기계산업을 본다면 단위기술이 다방면에 활용되는 사례가 많고, 공공기술적 성격이 강하므로 연구비, 인력 등의 지속적인 인프라 지원이 전략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황 원장 = 산·학·연 협력은 현장의 실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요 및 정책의 발굴, 기술정보의 유통 채널로서도 그 의미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한국기계연구원은 최근 들어 실질적인 산·학·연 협력강화를 위해 연구원의 자체재원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본연구사업의 일부를 산·학·연 공동연구재원으로 할애하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2010년까지 해외 공동연구센터 및 연구실을 3개 이상 설립을 목표로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현재 산·학·연 협력을 더욱더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념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여지며, 이는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기관 또는 조직차원에서 이루어지던 커뮤니티가 개인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커뮤니티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에 적극 부응해 소규모 교류회 형태의 지원을 기관차원에서 적극 장려할 계획입니다.
- 사회자 = 기계산업의 미래 트렌드 변화와 앞으로 산업계가 공동으로 대응해야할 장기적인 과제가 있다면.
▶황 원장 = 최근 미래사회의 당면문제로는 환경, 에너지, 고령화 등을 꼽습니다. 세계적인 공통이슈이면서 우리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는 분야로 기계산업이 필히 기여하고 가치를 창출해 내야하는 분야입니다.
기술개발과 생산설비의 자립
환경문제는 예전부터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어 왔으나, 최근 유엔기후변화회의에서는 2012년부터 세계 모든 국가에 적용될 ‘발리 로드맵’을 채택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다소 다급해진 상황에 있습니다. 이로서 CO2 배출규모 세계 9위인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해결해야할 또 다른 큰 숙제를 안게 된 것입니다. 사실 사후처리 중심의 환경적인 문제는 기계산업이 담당해줘야 영역이 넓습니다. CO2 저감공정, 포집 및 재활용 플랜트, 대기오염 방지설비, 생활폐기물 처리 설비, 축산폐수 장치, 산업폐기물 처리 플랜트 등 환경분야에서 기계기술이 담당해야 할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문제도 국가적 차원의 최대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풍력, 태양력, 조력, 바이오매스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가 주목받고 있으나,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한 기술개발 등이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성을 갖춘 친환경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생산설비의 자립은 우리 기계산업이 담당해야할 몫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주요 사회이슈인 고령화는 기계산업과의 연관성이 적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오히려 기계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창출될 수요 중 초정밀 의료기기, 영상진단장비, 바이오 로보틱스, 재활·보조기기 등 기계기반의 바이오메디칼 장비는 향후 그 수요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 사회자 = 환율하락 원자재가 상승 등 기계 제조업체들이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실제 느끼는 기업의 현실은 어떤지 말씀해주시고, 안정적인 사업유지를 위한 해결방안이 있다면 들려주시지요.
▶최 대표 = 다른 산업분야도 같이 겪는 일이겠지만 국제금융 불안, 원/달러 환율하락, 유가 및 원자재가 상승세 등이 애로사항입니다.
대다수 중소업체 환위험에 그대로 노출
우리 기계업체가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과 선진국 장벽 사이의 샌드위치 상태를 벗어나려면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와 같이 불안한 금융시장 하에서는 투자를 위한 자금확보가 쉽지 않아 아무리 좋은 M&A 대상과 아이템이 있어도 그냥 안타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 인도 등 고성장에 따른 수요증가로 유가 및 원자재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데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에너지 및 자원절약형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글로벌 소싱을 확대하는 등 근본적인 대응을 모색해야 합니다.
또한 환율하락도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국내 기계업체의 구조가 수출주도형으로 바뀌면서 환율하락은 기업체에게 더욱 큰 타격을 주고있습니다. 이미 대부분의 업체들이 수출을 할 수 없는 한계점에 이미 도달했거나 넘어선 상태로 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지만 그것도 단기처방에 불과하며, 그나마 일부 대기업들만 활용하고 있어 대다수 중소업체들이 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김 본부장 = 정부는 환율의 안정적인 운용과 함께 수출중소기업에 대한 채산성 보전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최근 환율하락에서도 수출이 최근 호조를 띠었던 것은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수출에 있어 환율충격이 외환위기 이후에 절반으로 떨어진 것으로 평가합니다. 하지만 환율하락은 고유가, 원자재가 상승과 함께 우리 기업의 수출채산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임은 부인할 수 없으며, 더구나 달러 약세와 엔저는 국산품의 가격경쟁력 확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옵션형 환변동보험 등 환위험 관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무담보신용대출 제공을 통해 중소기업의 유동성 부족 완화를 도모하겠습니다. 기업에서는 환율변동을 외부요인이 아닌 내부 비용으로 간주해 연간 경영계획 수립에 반영하고 환해지, 결제통화 다변화 등을 적극 활용해 환위험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혁신형 중소기업, 중핵기업 등의 정책강화
- 사회자 = 기계제조 현장을 비롯한 중소업체들이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이공계 기피현상은 물론, 기술고급인력 부족현상으로 첨단기술개발이 요구되는 기계산업 분야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김 본부장 = 중소기업의 인력부족률은 대기업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은 수준이며, 특히 중소기업은 연구개발인력 및 현장기술인력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편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을 웃돌고 있습니다. 청년실업의 심화는 수요와 공급 모두에 기인하는데, 수요 측면에서 보면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고용흡수력이 떨어졌고, 공급 측면에서는 졸업자의 현장실무능력 부족, 근무여건에 대한 시각차 등으로 인력수급의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항을 고려해 정부는 성장잠재력 확충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고 있으며, 아울러 중소기업 연구인력 고용지원사업, 이공계 대졸 전문기술연수사업, 창의적 공학교육사업 등을 확대해 나감으로써 인력수급의 불일치 해소에도 노력할 계획입니다.
한편,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혁신형 중소기업, 중핵 기업 등의 정책을 강화하고 지식서비스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원천기술 개발에 꾸준한 R&D 투자도 꼭 필요합니다.
▶윤 부회장 = 젊은 청년을 비롯한 구직자들이 전통 제조업과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인력수급에 가장 큰 장애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기계산업의 현장인력 부족 해소를 위해선 이러한 기계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일자리 비전 제시를 위한 홍보 강화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실제로 기계산업은 2006년 기준으로 해당산업 종사자가 약 1백만 명으로 전체 제조업 종사자의 37.3%을 점유하고 있으며, 전체 제조업의 종사자수 증가율 1.8%를 두 배 이상 상회하는 3.9%의 증가율로 우리나라 고용율 개선에 기여하는 중요한 산업입니다.
새 정권 정책수립시 적극적인 의견개진
- 사회자 = 새해들어 특별히 계획하고 계신부분과 마지막으로 하시고싶은 말씀이 있으면 부탁 드립니다.
▶박 회장 = 지난 1년간 대한기계학회는 많은 고민을 했던 시기였습니다. 기계는 산업과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연구분야입니다만, 학회에서 발표되는 논문은 대부분 현장과 유리된 이론 중심의 논문이었습니다. 보다 창의적이고 원천적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이러한 이론적 논문도 중요합니다만, 앞서 말씀드린 기계분야의 특성상 현장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연구가 함께 수행되어야 합니다. 만일 계속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연구만 수행될 때에는 산업계에서 외면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대한기계학회의 경우 기계기술과 관련된 우수한 과학기술자가 모인집단이고 다른 학문보다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정책입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점도 있었습니다. 2008년 새로운 정권과 더불어 한국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한해라고 생각합니다. 보다 적극적인 산·학 협력으로 현장과 어우러진 연구개발에 좀 더 힘써 원천기술과 산업기술이 적절히 어우러진 학문분야로 발전시킴은 물론, 새 정권의 정책수립 시 적극적인 의견 개진으로 보다 튼튼하고 기술경쟁력을 갖춘 기계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황 원장 = 한국기계연구원은 최근 연구원 발전은 물론 국내 기계산업 발전을 위해 새로운 경영목표를 수립한 바 있습니다. 이는 우리 연구원이 세계 일류기술과 창의적 미래기술에 도전하는 기계분야 전문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서 4대 발전전략을 수립했으며, 이의 체계적 구현을 위해 15개 핵심실천과제를 도출했습니다. 4대 발전전략을 간단히 소개하면 첫째 인력과 조직의 역량강화를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인력과 조직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제도 정비를 통해 인재가 모이고, 인재를 키우고, 인재가 머무르고 싶은 연구원으로의 성장을 의미한다.
철저한 성과 평가시스템 구축
둘째는 기술의 완성도 제고입니다. 창조적 원천기술의 습득, 응용기술연구, 실용화 기술의 단계간 연계시스템 구축 및 핵심기술의 장기 집중연구로 기술의 완성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세 번째는 대내·외 협력 네트워크 강화입니다. 세계적 연구기관과 지속적인 네트워크 구축으로 국제협력 강화는 물론 산·학·연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조직 및 기능의 변화 전략을 말합니다.
네 번째는 강점분야 중심의 인프라 강화입니다. 이는 우리 연구원의 강점분야를 집중 육성하기 위한 인력, 예산, 자산 관리시스템의 혁신 및 철저한 성과평가시스템의 구축을 말합니다.
▶최 본부장 = 제대로 된 도면 하나없이 맨 손으로 기계산업 시작한 30년전에 비하면 우리 기계산업을 정말 놀라운 성장을 해 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거의 기술 선진국 수준에 육박하는 기계 기술력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입니다.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 해서는 결코 기술 선진국이 될 수 없습니다. 이제 기술 선진국들은 더 이상 우리에게 기술을 가르쳐주지도, 돈을 주어도 기술을 제공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실력을 갖추어야 기술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기술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기술 개발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우선 현재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기반기술, 기초기술을 갖춰야 하고 다음은 차세대 제품의 차별적 우위가 가능하도록 선행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이나 사업을 발굴해 내는 창조적 기술력 보유해야 진정한 기술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기계산업 발전이 우리경제의 버팀목
▶윤 부회장 = 기계산업은 고용창출효과가 국내 23개 업종 중 2위에 해당하는 산업이며, 제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여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산업입니다. 진정한 선진국은 기계산업의 발전이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가능한데,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계산업을 핵심산업으로 정해 지속적으로 육성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독일, 미국, 일본 등은 전체 산업에서 기계산업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40∼50%로 매우 높은 편이나 우리나라는 아직 30% 정도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선진국의 사례에서 살펴보았듯이 국내 기계산업 발전이야말로 우리경제의 버팀목이요, 선진국 진입의 바로미터입니다. 최근 들어 흑자 산업으로 자리 잡고 새로운 전환기를 맞은 우리 기계산업은 앞으로 현실에 만족하지 말고 “달리는 말에 채찍을 더하듯” 지속적인 기술개발 및 해외시장 개척 노력으로 선진국 진입의 기수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김 본부장 = 기계산업은 꾸준히 성장하며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조선, 자동차, 건설기계, 공작기계, 담수설비 등은 세계 10위권 내로, 조금만 더 힘이 실리면 선진 기계강국에 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도 경제여건은 세계경제 둔화, 환율하락, 고유가 등으로 어두울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중국·인도 등 개도국의 고성장세, 중동의 플랜트 호황 등의 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입니다. 또한, 한-미, 한-EU FTA는 기계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기회와 위험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만큼, 올 한해도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고 위험을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정부도 기계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R&D투자, 수출지원, 상생협력 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리 : 고정태 기자